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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본질을 고수하며 변하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겠습니다”

인터뷰 /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김선배 총장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교회별로 한 회기를 정리하며 내년도 교회 사역과 계획들을 준비해 나간다. 하지만 학교는 신입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학교 홍보와 입시 준비에 전직원이 함께 하고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 목회자 지원율 감소, 지방대학의 한계 등의 악재가 학교를 위협하고 있지만 교단 유일의 신학교이기에 교단의 사명으로 감당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2021년 송년에 김선배 총장을 만나 학교 입시와 기타 관련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셨습니다. 학교를 대표해 전국교회에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 “교단 교회들의 아낌없는 후원과 격려,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교단 교회가 없다면 학교도 없습니다. 교단이 원인이고 학교가 결과입니다. 학교는 교단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교단의 미래를 현재화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국의 침례교인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내년에는 학교 채플을 지방회 초청 예배로 드립니다. 지방회 목사님들과 침례교인들이 함께 예배하고, 학생들을 격려하고, 침례교 역사를 체험하는 학교 탐방을 환영합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올해 전면 대면수업을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게 결정하시게 된 이유와 전면 대면수업을 준비하시고 진행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 “매주 700개 정도의 강의가 개설되는데, 전임교수를 포함한 특임교수, 겸임 교수, 강사 등 160여 명의 교수님이 강의했습니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비대면 상황의 학생들을 위해서 실시간 병행 강의준비도 완비했습니다. 교육은 융복합적인 전인격 계발이며 변증이고, 변증은 토론입니다. 대면을 통해 지성적, 인격적 교류가 이뤄집니다. 이른바 원격 수업의 표본으로 알려진 미네르바대학도 실제로는 대면수업이며 온라인을 병행합니다. 그런 면에서 대면 수업은 비대면이 제공하지 못하는 융복합의 교육을 실천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대학만이 전면 대면 수업을 잘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교수님들의 헌신, 직원 선생님들의 열정 어린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 이번 2022학년도 학교의 신입생 선발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학교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 “학부과정은 수시모집이 진행됐고, 12월 말부터 정시모집을 합니다. 각 대학원 과정도 1차 완료했습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도 우수한 자원들이 많이 지원했습니다. 이미 우리 대학은 특성화했기에, 모집 단위가 일반대학과는 아주 다릅니다. 일반대학은 전국의 5000만 명을 대상으로 모집하는데, 우리는 기독 교인, 구체적으로는 침례교인이라는 소수의 모집 단위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어려움이 있고, 게다가 기독교인만 추천을 받아 응시하는 한계성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인 감소의 영향을 그대로 흡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올 한 해 동안 변화된 학교 환경은 무엇인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볼 부분은 어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 “교육환경은 매우 중요한 교육의 기초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학생들이 태어나기 전에 건축된 환경이라, 우선해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실이나 도서관, 생활관 등의 교육환경을 개선했습니다. 특히 도서관은 전국의 49개 도서관을 탐방하면서 우리에게 최적화한, 이른바 ‘조용히’라는 개념보다는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환경을 구축했고, 강의실도 과학적, 심리학적 요인을 고려해서 카페보다 더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하고, 모두 다른 형태로 만들어 창의성을 함양하는 산실로 만들었습니다. 생활관도 전면적으로 개선해서 안전, 쾌적, 편리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 환경 개선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도 여러 시도를 전개하며 학교 교육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침신대가 자랑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에 대해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 “그렇습니다. 외형 못지않게 내부적인 교육 방법의 혁신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주입식 강의인 전통적인 가르침(teaching)에서 벗어나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인 배움(learning)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Creative-Learning, Thinking, Mentoring 방법입니다. 강의시간도 학생이 주도하는 토론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블록체인이나 위키피디아와 같이 집단지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주입식 강의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매우 힘이 들 수 있지만, 그러나 이를 마칠 때는 굉장한 학습능력의 향상을 이룹니다. 옥스포드나 캠브리지의 튜터 제도나 홈스쿨 방식보다도 더 발전한 교육 혁신입니다. 게다가 모든 전공마다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를 개설했을 뿐 아니라, 수요일 저녁 예배도 모든 순서를 영어로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글로벌한 마인드를 배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신학과 학생들에게는 입학하면 이스라엘 연수를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후원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면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과 행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 학교가 보다 혁신적이며 참신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교수진 확보가 최우선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러 교수가 학교에 영입되면서 교육 커리큘럼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전 세계 어디에 가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수님들이 강의하고 있습니다. 모든 교수님이 국제학술지 논문 기고는 물론 국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분들입니다. 그렇지만 더욱 더 심화한 학생 지도와 강의를 위해서는 보통 90% 이상의 교수 충원율이 돼야 하는데 우리는 현재 45% 정도의 충원율이라 아직도 더 많은 교수님을 영입해야 합니다. 혹자는 학생이 줄어드는데 교수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이는 충원율이 90% 이상이나 100%일 때나 가능합니다. 교육은 육영사업이기에 단순한 경제 논리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좋은 교수님들이 많이 영입되면 좋은 학생들도 많이 지원합니다. 영성에 뿌리내린 지성, 실천하는 신학을 추구하는 유능한 교수님들에게 아직도 문이 열려있습니다.”

 

◇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평가제도에 대해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강조하셨습니다.

현행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교가 대학평가제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과 인재 양성이 목적인 학교는 그 구조와 지향 목적이 다릅니다. 대학평가의 목적이 이미 잘못됐습니다. 경쟁을 통해 좋은 대학 만들기를 추진해야 하는데, 되레 지역 대학을 퇴출하고 규모가 큰 수도권 대학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성화한 대학 지원이 아니라 규모의 경쟁을 추진하는 잘못된 방향입니다. 이래서는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대학이 나올 수 없습니다.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대부분 국립대학의 현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또한 평가는 질적인 평가, 전공별 평가를 해야 하는데, 학교 단위로 진행하는 교육부의 평가 방식은 매우 후진적이며,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 대학이 이러한 평가의 궤도에 탑승하려면 정체성이라는 설립목적을 포기해야 하며 비기독교인 전형도 수용해야 합니다. 실제로 그러한 신학대학들이 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전국 사립 대학 가운데 학생 1인당 장학금 지급률이 가장 높은 대학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어떤 장학제도가 마련되어 있는지, 또 앞으로 학교 차원에서 고민하는 장학제도나 교단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장학제도는 어떤 것이 있을지요.

= “전국 사립대학 가운데 1위 달성은 교단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로서, 이는 교단 교회들과 동문의 전폭적인 후원 덕분입니다. 다양한 장학제도가 있지만, 시급한 것은 우리 교단도 학부나 대학원의 목회자 양성과정 학생들에 대해서는 장학 지원을 해야 합니다. 사관학교나 카이스트와 같은 과학기술원에 국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의 6개 신학교가 계속해서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학교마다 교단 총회에서 매년 80억 원 정도를 지원받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후원에 대한 경영을 위해 미국 침례교 총회에서 신학교에 이사를 파송하며 학교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제는 교단 총회에서 무엇보다도 우선해서 교단 지도자 양성과정에 전폭적인 학비 지원을 해야 합니다.”

 

◇ 교단의 미래는 바로 신학교가 건강하게 세워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대학이 입학자원의 감소로 존폐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침신대는 과거에 어떤 준비를 했었고, 앞으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현재 학생들이 태어나던 20여 년 전부터 대학입학정원 대비 인구 감소는 예고됐습니다. 감리교단에서는 최근에 3개 학교의 대학원 통합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위기를 예측하고 법인 이사회나 학교 통합이라는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물론 수도권 진출의 목적도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이미 내부적으로도 더 필요 없을 정도로 소리 없는 구조조정을 완료했습니다. 남은 것은 교회에서 음악의 방향이 변화된 것을 고려한 일부 학과의 대폭적인 조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침례교회의 원조들은 이미 변화했는데도, 이를 수입한 우리는 원조가 포기한 것을 고수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입니다. 복음의 본질은 고수하지만, 이를 전하는 방법과 수단은 끊임없이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듯이, 학교 또한 그러한 변화를 수용하면서, 교단이라는 범주 속에서 특성화한 대학의 교육을 실천할 것입니다.”

 

◇ 끝으로 당부의 말씀이나 학교를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교회 상황을 학교가 그대로 반영합니다. 학교 현실이 교단 교회를 투영합니다. 건강한 교회는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제 경험으로 볼 때 비록 다른 면이 있다 할지라도, 신학생을 많이 보내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입니다. 열정적으로 헌신하며 전도하고 사역하는 교회에서는 보편적으로 신학생을 많이 배출 합니다. 실제로 복음의 열정에 불타는 논산시의 한 교회에서 이번에 7명의 신학생을 보냈습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교회의 건강성지표는 교인 수에 대한 신학생 배출 비율이라고요. 어느 정도 타당한 것 같습니다. 목사님을 닮고 싶고, 복음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싶은 교인을 많이 배출하는 교회가 더욱더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부탁드리는 것은 학교의 1만 명 기도릴레이 운동에 대한 참여입니다. 모든 침례교인, 학교 교직원과 가족, 학생, 동문들이 24시간 365일 침신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운동입니다. 단 얼마의 시간이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침신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모든 침례교인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담=김선배 총장, 강형주 사장

정리=이송우 취재부장

사진 및 편집=범영수 취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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