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전반에 메타버스가 화두다. 경제계에서는 연일 메타버스 관련주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가 하면 IT, 엔터, 패션, 콘텐츠업계의 관심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메타버스를 통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TV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아바타가 나와서 춤을 추면서 광고하고, 대학의 입학식과 수료식도 가상공간에 마련한 학교 대운동장에 학생들이 저마다 아바타를 내세워 모여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메타버스는 상당히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많은 공공기관과 기업 그리고 학교들은 이미 가상공간 안에 모여 회의와 수업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행사와 콘서트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발 빠른 교회들은 이미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해 주일학교 교육과 수련회, 소그룹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메타 Meta는 ‘초월’, 버스 Universe는 ‘우주, 혹은 세계’를 의미한다. 직역하면 ‘초월 세계’라고 할 수 있는데 현실과 전혀 다른 가상의 세계 뿐 아니라 현실을 바탕으로 이를 복제하고 다양한 정보를 추가한 세계를 포함해 말한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아직도 발전 중이고 앞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여 다가올 것이기에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처음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1992년에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등장하는데 이 소설 속에서 나오는 가상세계의 이름이 바로 메타버스였다.
너무 시대를 앞서간 탓인지 당시에는 별로 호응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 2003년 인터넷 기반의 가상현실 공간인 ‘세컨드 라이프’라는 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상용화되기도 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2007년 미래가속화 연구재단(ASF)에서 발표한 4가지 유형으로 메타버스를 구분하고 있다.
1) 가상현실(virtual worlds) : 가상현실은 현실과 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것을 말한다.
2)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 증강현실은 2D 또는 3D로 표현한 가상의 겹쳐 보이는 물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3) 라이프로깅(Lifelogging) : 라이프로깅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기술이다.
4) 거울세계(mirror worlds) : 거울세계는 실제 세계를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를 말한다.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메타버스의 개념과 유형들을 살펴볼 때,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낯설지만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 속에 살고 있고 또한 많은 시간을 그 안에서 보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여가 시간을 스마트폰, 컴퓨터 안의 게임 속 가상현실에 들어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있었고 포켓몬고와 같은 게임이나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한 현실 세계에 추가정보인 정보를 입히는 방식의 증강현실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삶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것으로 이미 라이프로깅의 세계를 살고 있었다. 아울러 운전을 할 때, 네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제공받는 것으로 이미 거울세계를 살고 있었다. 그만큼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특별하지도, 또 놀랍지도 않는 익숙한 세상이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왜 다시 이슈가 됐는가? 메타버스가 다시 이슈가 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 속에 가상공간에서라도 소통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필요가 가장 컸다. 그러나 2020년 10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그래픽 테크놀로지스 콘퍼런스(GTC) 2020’ 기조연설에서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며 메타버스의 시대를 가능하게 할 기술력이 되었음을 선포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됐다.
그동안의 메타버스 환경은 현실과 분리된 가상공간에 갇힌다는 한계가 분명했다. 하지만 하드웨어 기술의 발달과 5G. 6G 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이제는 가상과 현실을 융합하는 새로운 ‘확장 현실’이라는 개념의 진정한 메타버스 개념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시 말해 가상공간을 넘어 ‘초연결 확장 현실’이라는 소통 공간이 우리 앞에 열린 것이다.
나아가 초기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경험했던 MZ세대(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자)가 이 시대의 중심세대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메타버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MZ세대는 스마트폰과 함께 태어난 세대여서 디지털·모바일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이들이기에 메타버스의 관심은 다음세대로의 소통방식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시대! 교회는 어떻게 접근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