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에 보헤미아에서 시작된 경건주의 운동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모라비안이라고 부르는데, 로마 가톨릭의 개신교 탄압을 피해서 진젠돌프(Zinzendolf,1700-1760)백작의 영지로 피신해 이주하면서 모라비안과 진젠돌프와의 만남이 이뤄졌고, 후에 이들이 이룬 공동체가 널리 알려진 헤른후트(Herrnhut)입니다.
헤른후트는 ‘주님이 보호하시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모라비안교도들은 오늘날 선교운동의 모델이 됐으며, 개신교 최초의 선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자비량 선교사들이었는데, 이는 오늘날 비즈니스선교의 좋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들의 가장 중요한 선교 전략은 ‘기도’라고 보았기 때문에, 세계 복음화를 위해서 100년 이상을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각자 기도시간을 정해서 담당하며 릴레이로 기도하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헤른후트를 방문해 보면 알 수 있지만,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기도의 탑”이 있습니다.
꼭대기에 올라가서 보면 사방으로 그림같이 아름답게 펼쳐진 목가적인 아름다운 마을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 시간대별로 와서 기도의 릴레이를 이어가던 그 영성이 오늘날의 세계 기독교에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헤른후트의 영성은 쉼 없이 솟구치며 흐르는 맑은 옹달샘과도 같습니다.
맑은 옹달샘물이 내를 이루고 강이 되어 흐르듯이, 영적인 헤른후트 운동이 다시 세계 곳곳으로 퍼져가고, 기도의 성화가 점화되기를 기원합니다.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헤른후트는 지금도 세계 선교를 아름답게 하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현재 3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라비안(형제교단)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진젠돌프에 의해 시작된 모라비안 공동체가 시작된지 올해가 3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300년 동안 지속된 영성이 게속 생명력 있게 흘러가기를 사모합니다. 급속도로 세속화 되어 가는 오늘날 무기력해지는 기독교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헤른후트를 지탱해 온 은혜의 물줄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됩니다.
“여호와께서 환난 날에 나를 그 초막 속에 비밀히 지키시고 그 장막 은밀한 곳에 나를 숨기시며 바위 위에 높이 두시리로다”(시편 27:5)
진젠돌프는 아홉살 때 서인도에 관한 선교사의 선교보고서를 읽으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전파하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았다고 합니다. 19세 때 뒤셀도르프의 미술관에서 “이 사람을 보라”는 성화를 감상하다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주님의 모습 아래에, “나는 너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건만 너는 나를 위해 무얼 하였느냐?”고 쓰여 있는 글을 보고서 그날 자신의 일생을 예수님을 위해 재산은 물론 목숨까지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진젠돌프처럼 우리의 모든 것을 기쁘게 드릴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결단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