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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첫 부활절

코로나 팬데믹이란 기나긴 터널을 지나 엔데믹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점차 하늘 길이 열리고 사람들이 마스크 없이 돌아다녀도 불안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 확진자 격리 의무가 완전 해제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교회 또한 새로운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현장 예배의 회복으로 예배당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일상회복, 예배회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12월 20일 발표한 ‘기독교인의 기독교 이탈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믿는 종교에 변화 여부를 보면 종교에 변화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9%로,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 국민들 사이에 종교변동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1년 전 개신교(12%), 불교(9%), 천주교(8%)를 믿었던 사람 중 ‘현재는 믿는 종교가 없다’로 바뀐 비율, 즉 무종교인이 된 비율이 10명 중 1명꼴이었고, 1년 전 개신교 신자였던 사람 중에서 개신교를 이탈한 경우는 13%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결과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겠지만, 엔데믹에 따른 현장예배 재개가 현재 교회의 암울한 상황을 변화시킬 촉매제로 작용하기를 많은 이들이 바라고 있다.


엔데믹에 접어들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부활절이 코앞이다. 올해 첫 부활주일은 정말 뜻깊은 하루가 될 것으로 한국교회는 기대하고 있다.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열릴 2023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또한 오랜만에 대면예배로 치러진다고 한다. 과거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는 한기총과 교회협이 함께 꾸며나가는 행사였지만 지금은 보수연합단체의 분열 등 여러 요인으로 연합단체가 아닌 교단들의 연합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이번 부활절연합예배가 완전한 연합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 그저 보여주기식 행사로 끝나거나 혹은 정치인을 초청해 선보이는 세력 과시의 도돌이표가 아니기를 원할 따름이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이번 예배의 헌금 전액을 저출산대책위원회에 보낸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극복 지원금으로 500만원을 보내고서 비판을 받았던 역사가 있는 만큼 모두가 납득할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부활절이 상대적으로 교회 내의 행사에 머물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이다. 캐나다의 경우 크리스마스와 함께 최대 명절로 부활절을 기념하고 있으며, 부활절 전 고난주간은 법정휴일이다. 미국에서도 부활절은 중요한 기념일로 회사나 공공기관들은 부활절 연휴로 고난주간이나 이스터먼데이에 대부분 문을 닫고 연휴를 즐기며, 학교들은 부활절을 기준으로 봄 방학을 준다고 한다. 북미처럼 공휴일 지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 시민들의 삶 속에 파고들 수 있는 아이디어가 펼쳐졌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의도교회가 함께하는 부활절 퍼레이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죽지 않으면 부활 또한 없다는 것이다. 사설을 통해 누누이 언급했지만, 교회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억울하다며 세상을 향해 욕만 하고 있다면 한국교회의 부활은 요원해질 뿐이다. 우리가 잘하고 잘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스도인들부터 모든 욕심을 내려놓는 자세를 보일 때 한국교회의 부활은 물론 새로운 부흥의 황금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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