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생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목양일념으로 걸어온 목회자에게 노후는 쉽게 보장되지 않는 일이다. 생명을 다해 강단과 예배당을 지켜온 대다수의 목회자에게 은퇴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고민하고 주저하는 이유는 바로 은퇴 이후의 삶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 목회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들이 많다. 우리 교단도 은퇴 목회자와 원로목사를 구분해 대우하고 있다. 우선 담임 목회자가 은퇴할 경우, 교단이 정하는 원로목사의 조건에 부합해 은퇴할 경우, 원로목사로 대우하며 교역자복지회와 총회를 통해 매월 생계지원금을 받고 있다. 또한 은퇴후, 그동안 교회가 납부한 협동비의 30%를 적립한 은급금을 환급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교회와 담임목회자가 요청할 시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은퇴 목회자가 은퇴 전, (재)기독교한국침례회 은혜재단에 가입한 가입자라면 만 71세가 되는 달부터 은퇴연금을 받는 제도가 있다. 은퇴연금은 은혜재단에 가입한 가입자에 한해 지급하는 연금이기 때문에 교단 전체 목회자를 대상으로 주어지는 혜택은 아니다. 교회가 따로 은퇴금을 적립하거나 현물이나 부동산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교회는 이보다 교회 부채를 해결하거나 교회 운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에 목회자의 은퇴는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월 17일에 열린 은혜재단 가입자 총회(설명회)는 현재 908명의 가입자에게 어떻게 연금을 지급하고 연금이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떠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를 설명하고 논의한 자리였다. 그동안 76여 억 원의 기금을 마련하며 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뤄진 일련의 노력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연금이 지급되는 시점에서 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기금 확보에 여러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는 국민들도 자신의 국민연금 납부 현황이나 지급 예상금액 등에 대해 열람하고 있다. 은혜재단도 연금 가입자들이 우려하고 염려하고 있는 부분들을 이번 가입자 총회를 통해 경청했으리라 믿는다. 그 점에 대해 은혜재단 이사들이 보다 철저한 검증과 객관적인 설명을 바탕으로 가입자들에게 연금 운영의 정보들을 제공하고 이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교단 내 목회자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2차 가입도 심도있게 논의해주기를 바란다. 현재 6000여 명의 목회자가 활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2차 연금 가입은 필연적으로 이뤄져야 할 문제이다. 이외에도 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목회자들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은혜재단은 가입자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총회가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원로 목회자에게 지급되고 있는 지원금을 은퇴 목회자에게도 확대하거나 지원금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현실화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하나님 나라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목회자들이 주님 품에 안길 때까지 총회가 끝까지 경제적 지원과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