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020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20년 연간 가구당 월평균 ‘비영리단체로 이전 지출(기부금)’은 10만 413원으로 2019년 11만 4874원 대비 1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 났다.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인 처분가능소득이 2020년 월 평균 408만원에서 2020년 426만 원으로 오히려 4% 늘었음에도 ‘비영리단체로 이전 지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모임 등의 증가로 헌금 및 기부금을 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2023년, 엔데믹 이후 첫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아직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지만 길거리의 풍경은 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그만큼 사회 모든 곳곳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그날이 언제 오려나 했는데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엔데믹이 끝나면 어느 정도 회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표본이 그리 많지 않지만 목회데이터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회복도는 70~80%에 머물러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어 그 여파가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교회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힘든 겨울이 지속되고 있기에 엘리야의 까마귀가 절실하다고 느껴지는 나날을 모두가 보내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때이기에 침례교 협동선교(CP)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침례교의 정체성 중 하나는 개교회주의이다. 그러다보니 총회 차원에서 무언가 집중된 힘을 통해 교회를 돕는 일이 타교단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기관이나 교회를 돕는 일이 이미 구축된 관계를 통해 끼리끼리 문화로 진행되다보니 불균형은 물론이고 효용성 또한 크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협동선교 프로그램(CP)이다.
이미 미남침례교단은 절기에 따라 다양한 CP헌금을 모금하고 이를 기관 사역이나 교단 사역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많은 침례교회들이 부활절과 성탄절에 CP를 통해 힘을 모으고 어려운 교회를 돕거나 교단이 실행하고 있는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침례교회는 수직적인 구조가 아닌 수평적인 구조로 모두가 동등하게 함께 협력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힘을 실어주는 사역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CP야말로 침례교 정체성을 세우면서 교단과 교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흐름인 것이다.
우리 교단도 이와 같은 취지로 CP 모금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호응에 그동안 많은 교회들이 CP 헌금에 동참해 왔다. 이종성 총회장은 최근 메시지에서 “CP로 모은 헌금을 통해 해외 선교사들이 힘을 얻고, 원로 목회자들이 위로를 받으며, 교단 산하 기관과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들이 힘을 받고,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힘을 보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오는 부활절까지 이어지는 CP헌금에 많은 교회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우리 침례교단이 초대교회의 나눔정신을 되살려 한국은 물론 전세계 교회의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