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2일(월)부터 28일(주일 새벽)까지 샘밭교회 15명은 베트남을 거쳐서 캄보디아 비전트립을 다녀온 뒤 1주일이 지난 어제, 저녁식사와 겸해서 시작된 캄보디아 비전트립 정리를 위한 모임은 늦은 시간까지 감동과 비전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교회생활에 열심을 내지 못했던 노 자매님도 어느새 친근한 지체로 웃음과 친밀한 주님 사랑을 입술로 간증하고 있다. 작은 농촌교회에서 아직 파송선교사도 없는 선교사역이지만, 담임목회자 주도로 이루어지는 선교가 아니라 성도들 주도로 조용하지만 감사하게 이루어져 가고 있다.
비전트립의 목표는 예수님의 명령인 선교에 대한 발걸음을 내디뎌서 베트남과 캄보디아 사람들을 만나 동일한 생명을 가진 사람을 향한 긍휼의 마음을 배우고, 참가자들에게 세계를 향한 비전을 품게 하고, 자신에게 주신 달란트의 소중함을 일깨워서 자신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사명을 발견하며, 이금춘 선교사의 사역을 배우고, 우리의 현 상황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협력의 마음을 배워 기도하기 위한 것이다.
2008년 샘밭교회에 부임한 이후, 교회의 변화를 기다리기만 하는 시대는 지냈다는 판단을 하고, 교회 리더들과 농촌에 위치해 있지만 열정적으로 사역하는 교회들을 2박 3일간 탐방했다.
이것은 60년 역사를 가지고, 한곳에서만 머무르던 성도들에게 자극이 되었고, 변화를 위한 출발이 되었다. 콩을 심어 메주를 만드는 일들을 통해 기초 자금을 만들어서 2010년 11월 노년부 16명으로 시작된 비전트립은 2013년 중고청년 21명, 2013년 10월 장년 15명, 2014년 3월 차량, 에어컨, 설비 수리를 위한 1차 기술 선교, 2014년 8월 필리핀에 자동차 정비장비 및 제과제빵, 책걸상, 교육교재 등의 40피트 컨테이너 보내기, 2014년 9월 설치를 위한 2차 기술 선교, 2015년 1월 학생 22명 4차 필리핀 비전트립, 2015년 10월 3차 기술 선교, 그리고 이번에 2016년 2월 5차 캄보디아 비전트립을 다녀오게 되었다.
어떠한 교회 사역이든지 마찬가지지만, 비전트립은 철저한 준비와 진행 과정 중에 기도로 시작하고 진행하고 마무리해야 한다는 자세로 임한다. 비전트립은 교회 지체들 중 자원자들이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6개월 이전에 날자와 규칙을 정해서 모집을 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과정을 보낸다. “순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알아야 하고, 성숙해야 할 수 있다는 강조아래 참가자들 모두 순종하는 자세를 서로 배워나간다.
장년들이 굳은 몸으로 율동을 배우고, 시간을 맞춰 준비 모임에 나오고, 일반 여행이 아님으로 자기 짐을 최소로 하고, 선교물품으로 케리어를 싸는 것에서부터 단합과 순종을 체득하게 된다.
선교지에서의 모든 결정권은 선교사와 현지교회에 있으며, 감동이 된다고 해서 개인적인 기부나 지출을 하지 않고 현지에서의 모든 일은 현지 선교사와 상의해야 함을 숙지했다. 기본적인 주의사항과 캄보디아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준비 시간들을 갖었다. 이런 준비의 과정이 없이 선교지에 가면 현지 선교사들에게 방해만 될 뿐이고, 분열과 시험에 빠져 오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해서 처음 노년부가 갔을 때는 현지인들을 만나 어려운 가정을 방문해 직접 기도해 주면서 눈물을 흘렸고, 현지 성도들이 만들어준 꽃목걸이를 방안에 몇 년 동안 걸어두기도 했다.
중고등 학생들은 농촌에서 살기 때문에 외국을 나가볼 기회를 좀처럼 갖기 어렵다. 여러 경로로 지원을 만들어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하는데, 내년에 있을 중국 비전트립을 위해 벌써부터 저축하기 시작했고, 그 통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깨트리는 일이 없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 참가한 장년들은 교회안에 핵심(inner circle)에 들어와서 선교적인 마음을 배웠기에 드러냄 없이 섬김과 배려를 잘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담임목회자의 목회적 방향성과 필요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선교지에 필요한 것을 채워준다는 개념보다는 참가하는 성도들을 훈련시킨다는 목적으로 현지 선교사와 많은 조율을 했다. 짧은 기간 동안 선교적 성과를 거두려고 한다든지, 선교라는 것은 형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아예 선교적인 일들과는 담을 쌓거나 하지는 말아야 한다. 작은 출발이 오히려 든든한 사역과 미래의 선교사적 사명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전트립이다.
금번 비전트립을 가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작년에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던 이금춘 선교사 사모가 오토바이 날치기로 머리를 다쳐서 한국으로 들어와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금춘 선교사가 샘밭교회에 와서 말씀을 전하고, 선교에 관심 있는 성도들과 교제를 하면서 추진하게 되었다. 또 하나는 복음의 빚 갚을 곳을 찾기 위해서다. 6·25 전쟁 후반에 성도 사랑방에서 몇 명이 모이던 모임에 미 군목의 요청으로 미국 선교부가 땅과 건물을 지원해줘서 60년 신앙생활을 잘 해왔기 때문에, 우리도 그것을 갚자는 취지로 다함께 헌금을 했고, 의미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사역을 찾자고 위원회를 세워 뒀다.
북한에 교회를 세우자는 것과 춘천지방회 교회개척에 협력하자는 것, 해외 어딘가에 꼭 필요한 곳에 땅과 건물을 세워주자는 안을 두고 평신도 지도자들과 위원들이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다.
비전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이었기에 베트남 호치민으로 가서 우리나라 국도보다 못한 도로를 금호고속이 진출해 만든 버스로 6시간을 타고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가는 코스였다. 개인당 선교물품으로 채운 무거운 케리어 하나와 개인물품 배낭을 짊어지고 다녀야 했기에 이동이 쉽지는 않았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이금춘 선교사 사역지에서 사역을 하고, 다시 씨엠릿까지 6시간 이상을 버스로 가서 앙코르와트를 보고, 다시 역방향으로 버스를 타고 12시간 이상을 달려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긴 버스여정이었다. 베트남의 첫 인상은 한국에서 이전에 보던 느낌과 비슷하게 역동적이었다.
엄청난 오토바이들의 무리들이 부딪힐 듯 흘러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베트남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와 NGO평신도 사역자의 도움으로 1박 2일의 짧은 시간동안 베트남을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식민시절에 지어진 우체국과 성당, 거리를 걷고, 음식을 먹으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기질과 선교사역에 대한 간접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좁은 숙소에서 다함께 모임을 가질 수 없어 모기가 있는 공원 가로등불 아래에서 우리는 기도하며 점검하고, 우리 비전트립 여정을 인도하시는 주님께 하루를 감사했다.
비전트립에서 목회자로서 이 시간만큼은 꼭 지키려고 한다. 이것을 통해 한 명, 한 명 점검하고, 여행 목적을 다시 바로잡고, 마음에 있는 시험 요소들과 애로 사항 등을 풀어주는 것이다. 미리 가이드북을 만들어 공부하기도 했고, 긴 버스여정 동안에 다시 살펴봤던 캄보디아의 역사와 형편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남한의 1.8배 정도 면적으로 인구는 1,300만 명이 살고 있으며, 국민 소득은 몇 백불 정도다. 평균수명이 50세 정도이고, 의료 시설이 없어서 아프면 몰핀(마약)을 먹는다. 서쪽에 태국, 북쪽에 라오스, 동남쪽에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태국과 베트남의 침입과 지배를 받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 6·25전쟁 이후에 원조물자를 보내주기도 했고, 1966년에 제1회 아시안게임이 열렸을 정도로 잘 살던 나라였지만 주변국들과 잦은 전쟁, 잦은 내전으로 인하여 1970년부터 국가 발전이 멈춰서 지구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가난한 나라 속에 속하고 말았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앙코르와트다. 앙코르(Angkor:왕도, 도읍) 톰 (Tom:크다) 은 곧 ‘커다란 도시’라는 의미로 당시 100만 명이 사는 세계적으로도 큰 도시였다. 9~15세기 영화를 누리던 앙코르 제국이 역사 속에서 살아져 깊은 숲으로 가려져 있다가 1858년 프랑스의 탐험가며 자연 학자인 헨리 모오(Hani Mouho)가 400년 간 밀림에 묻혀 있던 것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