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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현대인들을 위한 강력한 치유와 회복의 자원 !-5

유재성 목사 침신대 상담심리학과

듀크 대학의 하우어와스와 윌리몬은 교회가 성도에게 닥친 문제 상황을 각자가 알아서 해결하도록 방치하는 개인주의적 접근 대신 어떻게 함께 그 상황을 아파하고 함께 어려움을 돌파하며 치유와 회복으로 나아가는 공동체적 돌봄 사역을 할 수 있을지 제시한 바 있다. 즉, 대부분의 개인주의적 교회가 성도에게 어려움이 발생하면 그 문제에 대해 침묵하거나 자신들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정도의 피상적인 위로방문이나 수군거리는 반응을 보이지만, 공동체적 교회는 일차적으로 당사자의 비밀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주의 깊게 공감적 경청을 하고, 함께 그 자리에 있으며, 이슈에 대한 성서적 성찰을 한다.


이처럼 공동체적 교회는 한 사람의 문제나 아픔을 그 사람만의 것으로 보지 않고 함께 대처하고 회복해야 할 공동체적인 것으로 본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위기 당사자나 가족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혜롭게 나누고자 한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통과하며 성령님의 역사를 경험한다. 이를 통해 위기에 처한 사람과 가족은 교회가 어떤 곳인지,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 공동체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론적 설교나 강의가 아닌 삶의 위기현장을 통해 체득하고 진정한 제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런 사례는 책에서만 아니라 오늘날 많은 교회들에서, 그리고 나의 크리스천 상담사역의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현실이다.


공동체적 교회의 돌봄 및 상담사역 현장
미국의 남부 도시 휴스턴에 위치한 한 교회는 도심지에서 방황하는 노숙인, 알코올중독자, 마약중독자, 성매매 종사자 등에 대한 돌봄과 회복사역의 부담을 안고 그들이 있는 진흙탕과 같은 삶의 현장에 ‘공동체 홈’을 마련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교회의 헌신자들이 함께 먹고 자고 예배하는 공동체 생활을 하였다. 이들은 어떤 특별한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 아니었다. 그저 성경 말씀대로 서로를 돌보며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기로 작정한 성도들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다. 서로 섬기며 말씀에 순종하는 공동체적 관계와 삶을 통해 치료하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와 관계의 아픔, 중독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의 상처와 곤경이 놀랍게 치유되고 회복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어린아이의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처럼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것일지라도 우리에게 있는 것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나누며 섬길 때 오천 명 이상의 사람들을 먹이고 치유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역동이 지금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런 공동체적 돌봄 접근의 파워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한 대안 가정 ‘OO회복센터’에는 10여명의 소년범들이 유OO 부부를 ‘엄마·아빠’ 삼아 함께 가정생활을 한다. 이들 부부는 자식에게 하듯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함께 나들이도 간다. 뜨거운 것을 싫어하는 아이에겐 국을 후후 불어 식혀주며 먹게 한다. 가정이 해체되거나 역기능 가족 출신 아이들로서는 처음 맛보는 따뜻한 가족공동체의 경험이다. 그 결과는 놀랍다. 이곳을 거쳐 간 소년범들의 재범률은 5%이다. 2013년 소년범 재범률이 전체적으로 42%였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치유와 회복효과이다. 국가에서 청소년 범죄와 문제해결을 위해 엄청난 예산과 전문가들을 투입하지만 이 정도의 효과를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교회가 상처받은 개인과 가정,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잘 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이다.


교회가 곤경에 처한 개인과 가정, 지역사회의 이웃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놀라운 공동체적 치유와 회복사역은 춘천의 모 교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담임 목회자는 “상처받은 마음, 실패와 경쟁에 찌든 마음을 그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말하는데, 놀랍게도 마약과 도박에 찌든 조폭이 치유되고, 강남 술집의 마담, 알코올 중독자가 회복되며, 이혼 부부도 마음의 상처를 위로받고 건강한 삶을 되찾는다. 심지어 말기 암으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충동도 공동체의 사랑과 관심을 통해 죽음을 초월한 삶의 기쁨과 일상으로 회복되는 간증들이 나온다. 어떤 개인초점의 자기중심적 심리상담이나 치료 프로그램이 이런 전인적 치유와 회복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까?


위 교회는 교회 내 소그룹 공동체를 통한 사역 외에도 인근 지역의 대학교와 중·고등학교에 자살예방교육 전문강사를 파견하고 세니마를 개최한다. 게임중독예방을 위한 공동체훈련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동성애 문제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교회는 교회 내 성도들만 아니라 교회 밖 주민들의 곤경이나 가정 및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개인주의적 초점의 상담소나 기관보다도 사람을 전인적으로 치유하고 변화와 성장으로 안내하는 가장 효과적인 돌봄 및 상담사역을 전개할 수 있는 자원과 책임을 갖고 있다.


이러한 사역들은 소수의 전문가나 대형교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교회들도 성도들의 각양 은사를 따라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통해 효과적인 돌봄상담 사역을 전개할 수 있다. 교회 간 공동체적 연합을 통해 교회와 지역 사회를 섬기는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교회들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의 대학과 교회가 연계하여 전문성과 공동체적 사역접근의 시너지를 일으킬 수도 있다. 어떤 접근을 하든 분명한 것은 교회 공동체는 그 규모나 여건과 상관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 내 지체들과 예수께서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교회 밖 사람들을 돌보고 치유 및 성장으로 안내할 책임과 사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이 땅의 곤경을 치유하기 위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전에 하우어와스와 윌리몬이 제시한 ‘치유와 회복의 감격이 있는 공동체 교회 스토리’를 접하고 그들에게 편지를 썼다: “어디에 이러한 교회가 있습니까? 어디에서 이러한 교회를 찾을 수 있습니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하우어와스의 답장이 내게 도착했다: “당신이 있는 곳에서 그러한 교회를 찾으시오. 당신이 그러한 교회가 되시오!” 나는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당신의 교회는 어떠한가? 당신의 교회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의 그리고 ‘우리’의 아픔으로 공감하며, 손 내밀어 함께 주님께 나아가는 치유와 회복의 공동체인가?(요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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