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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설교를 듣고 싶게 하라

설교자가 꼭 알아야 할 설교 테크닉┃강원구┃336쪽┃15000원┃요단출판사



‘설교 테크닉’이란 낱말 조합이 맞긴 맞는 말인가? 왠지 거부반응이 생긴다. 위대한 바울 사도가 말하길, “설교든 전도든 그것이 무엇이든 복음전파는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이 아니라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교에 테크닉이란 말을 붙여 그것도 ‘설교자가 꼭 알아야 할 설교 테크닉’이란 책을 들고 나온 당찬 목사가 있다. 강원구 목사다. 그는 마치 “영성 없다”는 비난받기를 작정한 사람처럼 “설교자는 설교 테크닉을 꼭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요지는 이렇다. “들리지 않는 설교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설교는 들려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강원구 목사가 책에서 말하려고 하는 바가 이해된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 재료가 있다고 할지라도 부모는 자녀에게 그냥 그것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 먹기에 좋게끔 만들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설교자는 강단에서 훈육하는 교사이기 전에, 자녀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사랑스러운 부모여야 한다. 제아무리 훌륭한 메뉴라 할지라도 선택되지 않는 메뉴는 좋은 메뉴가 아니다.
한국 목회자 대부분은 새벽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일주일에 8번 이상은 설교한다.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는데도 상당한 체력, 지력, 영성이 요구되는 것을 고려하면, 목회자가 느끼는 설교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그러나 이렇게 해산하는 수고를 통해 나온 한 편의 설교일지라도 최종적으로 설교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설교의 최종 완성은 강단에서 선포된 이후 뿐만 아니라 회중의 삶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교자는 설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준비된 설교를 철저히 연습해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강원구 목사의 “설교자가 꼭 알아야 할 설교 테크닉”은 설교자들이 그동안 익숙해 버린 자신만의 설교 스타일을 되짚어보게 한다. 요즈음은 규모가 작은 교회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설교를 녹화할 수 있다. 회중들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어떤지, 말의 속도는 어떤지, 목소리 높낮이는 어떤지, 제스처는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아이컨택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어쩌면 나를 포함한 설교자는 설교라는 시간에 부여된 설교자만 말할 수 있는 절대 권한에 익숙해져 회중들에게 그동안 “귀 있는 자들은 알아서 들어라”고 겁박했는지 모른다.


설교가 회중들에게 전달된다고 하는 것은 설교자가 그들의 주목과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회중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부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오신 것도 바로 이와 같다고 본다. 거룩한 천상의 언어를 버리고 갈릴리 방언과 몸짓으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면, 설교자는 그동안 자신의 설교 스타일을 치장하던 제왕적 의복을 벗고 회중과 소통하기 위해 과감히 그들과 같은 옷으로 바꿔 입어야 한다. 설교도 섬김이다. 설교자 혼자만 방방 뛰는 설교는 회중을 무시한 폭력이다. 이와 같은 설교자를 카리스마 있는 설교자로 부르면 안 된다. 전하는 자나 듣는 자나 모두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해야 한다. 혹 당신이 설교자인가? 만일 그렇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집어 들라. 성도들이 당신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오감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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