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있다. ‘너희는 주의 길을 예비하고, 그의 길을 곧게 하여라’”
(막 1:3, 표준새번역)
각각의 광야에서 ‘소리’로 살고 계신 동역자들께 드립니다. 준비없는 혼돈, 흙먼지 날리는 구부러진 현실에 맞서야 하는 우리네 소리들의 삶, 편지지의 글귀와 같이 당신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곳 구마모토에서의 작은 외침에도 귀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학기&영주권 신청
저희 가족은 4월과 함께 몇몇 변화를 맞았습니다. 딸 소리는 현지 시라쯔보 소학교의 3학년(우리나라 2학년)이 됐고, 아들 세준은 드디어 유치원생(4살)으로 데뷔해 아빠 엄마와 떨어져 생활하는 연습이 시작됐습니다.
당연히 집에서 우리말을 쓴 탓에 2중 언어에 대한 도전도 시작된 셈입니다. 딸 소리가 비교적 무난히 이 과정을 지났기 때문에 아들 세준도 잘 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스트레스는 있을 수 있겠지만).
또 하나, 12년차를 지나는 현 시점에서 영주권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종교비자가 지금은 5년씩 발급이 되므로 영주권이 없어도 이곳에서의 삶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장기사역의 안정화를 꾀하고, 출입국 및 일본에서의 생활에 제한이 없어지는 등의 장기적인 선교환경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겠다 싶습니다. 준비는 3월부터 했었는데 일부 서류를 한국에서 준비해야 할 수도 있어 실제 언제 신청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 성령의 인도하심이 필요합니다.
재건축, 청빙 그리고 그 의미
가정 뿐 아니라 저희 교회 역시 4월 중에 중요한 변화를 맞았습니다.
2년 전 두 번의 강력한 지진으로 반파된 이웃 구마모토 미나미교회에 우연(?)찮게 예배 지원(설교)을 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2일, 구마모토 미나미교회의 총회에서는 두어 가지가 결정됐습니다. 하나는, 6월부터의 예배당 재건축을 결정했고(부지 100평, 건평 52평), 다른 하나는, 예배당이 완성되는 시점에 저를(저희 가족을) 청빙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수개월 전부터 부탁을 받았습니다. 저희 히쯔지노무레 교인들과도 의논, 동의 후 결정된 사항입니다.
제가 저희 교인들과 함께 이 청빙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다음의 몇 가지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고령의 성도들이 보여주신 신뢰와 함께 2년 간의 협동선교의 결과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열매맺은 점
둘째는 예배당 건축과는 별도로 미나미교회의 내부상황이 현지인 목사를 청빙해 사례를 할 수 없는 점
셋째는 눈에 보이는 유형의 교회로서의 거점이 생긴다는 점 넷째는 청빙을 받더라도 두 교회를 겸임하는 것에 동의를 얻은 점(합병보다는 두 공동체를 유지하고 이후 사역자를 세워 각각의 교회로 독립 가능)
마지막으로 협동해 주시는 한국교회의 입장에서도 협력선교의 센터가 생긴다는 점 등에서 보다 협동선교를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변화에 저와 가족, 히쯔지노무레 공동체가 최선의 삶으로 인도되길 간구합니다.
객원 교인의 멤버십 이전
언젠가 선교편지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교회의 회원권 혹은 멤버십에 있어 우리나라가 느슨한(열린) 측면이 있다고 한다면 일본은 보다 꽉 조여진(닫힌)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개척 후 합류한 H상(소학교 2년 딸)과 그 어머니가 어린 시절 등록해 둔(소학교 시절) 교회의 적을 이번에 실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저희 교회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본인들의 요청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나름의 절차들이 있어 시간이 좀 걸릴 듯 싶습니다. 주께서 인도하셔서 히쯔지노무레 공동체의 한몸되는 기쁨을 함께 경험하는 귀한 행정절차가 되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기도제목
1. 가족의 건강을 위해 (특히 소리의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
2. 두 공동체의 목양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 변화를 잘 준비하도록 (무엇보다 예배와 말씀의 임펙트를 위해)
3. 영주권 신청과 취득, H상 가족 3명의 멤버십 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구마모토에서 박철호, 조은영, 소리, 세준 드림.
박철호 선교사 지정후원 계좌 KEB하나은행 181-04-0115-8754 예금주 : 박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