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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다음세대 일으키는 부흥의 우물

부흥의 우물┃김재호 지음┃304쪽┃16000원┃아르카

저자는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이자 캠퍼스 부흥 선교 사역을 하고 있다. 책의 도입부는 저자가 40세에 기독교에 입문한 배경과 신앙 성장 과정을 그린 간증으로 시작한다. 따라서 일종의 간증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단순한 간증서로 봐선 안 된다. 잊혀졌던 교육계의 큰 인물, 부산대 설립총장과 연세대 3대 총장까지 역임한 윤인구 박사의 교육 이야기에 온통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윤인구는 부산대의 현재 캠퍼스를 확보하고 교사를 지었을 뿐 아니라 연세대학교에서도 신촌 캠퍼스를 발전시킨 탁월한 교육 행정가였다. 책의 2장에서 저자에게 예수를 전도한 ‘가난한 집사 할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소개하지만, 그것은 교육자 윤인구를 탐구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을 이야기하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일 뿐이다.


저자는 대학교수의 보직으로 문화콘텐츠개발원장을 맡게 된다. 부산대학교의 설립자 윤인구를 소재 삼아 다큐멘터리 영상을 만들기로 하고 그를 탐구해가는 과정에서 윤인구가 단순한 대학 설립자가 아니라 20대에 일본과 미국과 영국까지 가서 신학 수업을 하고 온 선구적 신학자이자 부흥목사였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된다. 심지어 순교자로 유명한 주기철 목사와 같은 시대에 살았으며, 영남에서 3대 교회 중 하나로 꼽히는 진주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했을 정도다. 그의 결혼식 주례자도 주기철 목사였다.


윤인구의 집안은 경남 지역의 유지로 독립운동을 도와 일제의 핍박을 많이 받았고, 본인 역시 고초를 치렀다. 그런 시대 배경 가운데 예수를 만나 목회자가 됐으나, 그는 목회 못지않게 교육이 나라의 미래를 되살릴 중요한 길이라고 보고 마산 복음농업실수학교의 교장이 됐다. 그가 교육자가 돼 처음 키운 제자 중에 이 학교 출신의 김기열 장로가 있다.


현재 기윤실 공동대표이자 ‘좋은교사운동’ 대표였던 정병오 선생과 ‘사교육없는세상’의 송인수 선생 같은 교육 운동가들이 기독 스승의 모범으로 꼽는 로뎀청소년학교 교장 고 김기열 장로다.
이 책은 윤인구가 다음세대를 거룩한 세대, 곧 학생 청년들이 하나님의 빛과 생명을 받아 새롭게 됨으로써 암울했던 전쟁 이후의 시절에도 미래를 꿈꾸는 사람으로 자라나게 한 참교육의 영적 비밀을 알게 해준다. 


이 책의 백미는 무엇보다 교육의 변화가 이 땅에 진정한 부흥을 일으킬 원천, 곧 부흥의 우물이라고 환히 밝히는 대목이다. 단순히 한 대학 총장의 이야기를 뛰어넘어 거룩한 다음세대를 일으킬 수 있는 교육의 참 길을 보여주는 책인 동시에 제목 그대로 부흥의 우물을 안내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윤인구가 ‘사랑에 목마른 세대가 그토록 찾던 옛적 선한 샘(물)’이라고 정의하는데, 공교롭게도 ‘샘’은 우물일 뿐 아니라 학생들이 선생님을 친근하게 부르는 은어 ‘샘’이기도 하다.


저자는 실제로 이 책의 후반부에서 ‘거룩한 세대 기도운동’을 펼치며 캠퍼스에서 교수 멘토링으로 섬기는 자신의 변화를 설명한다. 그는 예수와 윤인구를 만나기 전에는 학생들이 ‘가가멜 교수’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로 현재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지금은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회를 섬길 정도로 변화된 것이다.


특히 그가 전세계적으로 섬기는 거룩한 세대 기도운동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딸 고 이민아 목사가 생전에 저자 김재호 교수와 더불어 시작한 일이었고, 그 인연으로 이어령 전 장관이 이 책을 추천했다. 이 책은 무너진 이 땅의 교육을 되살릴 교사들이 윤인구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십자가의 길을 알게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다음세대 학생 청년들에게 하늘을 열어 광명, 곧 복음의 빛을 그들에게 던지고 사랑으로 섬기는 교수, 교사, 학부모, 교회로 거듭나게 이끌겠다는 윤인구의 이념이 잘 기록돼 있다.               

                                       

범영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