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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회 운동, 침례교가 주도해야”

저자 박호종┃264쪽┃13000원┃규장

한국교회에 대한 여러 이미지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뜨거운 기도였다. 매일 새벽기도에 방언이 가득 울려 퍼지며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 점점 그 불이 사그라들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바쁘다는 핑계로 게을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도가 하고 싶어서 교회를 찾아도 문이 잠겨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꺼져가는 기도의 불꽃을 다시 확산시키기 위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누구든, 그리고 언제든 기도하고 싶은 이들이 자유롭게 와서 기도할 수 있는 오픈처치(열린교회)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그 일에 침례교회가 중심이 되길 소망했다.


◇ 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책 제목은 ‘기도의 집을 세워라’지만 주로 기도의 신학, 한국교회가 가진 기도의 유업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것의 결정체로써 기도의집을 소개한다. 기도의 집은 기도원 중심의 기복주의 기도를 넘어 삶의 문제, 공의,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등 기도의 차원을 개인뿐만 아니라 대사회, 하나님나라에 대한 기도의 단계로 넘어가도록 한다. 성경에 나온 예수님의 기도 신학, 성경적 기도 등 그러한 기도의 철학과 가치 속에서 열매를 맺은 것이 기도의 집이다. 그러한 개념을 설명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한국교회는 기도로 유명하다. 전세계를 다니다보면 “오산리 기도원에 가봤느냐” “한국은 진짜로 기도의 산이 있느냐”는 등 기도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또 외국은 집회에서 분위기가 고조되면 코리안스타일, 즉 통성기도를 하자고도 한다. 이렇듯 전세계에 기도가 번지고 있는데도 오히려 한국은 기도의 불씨가 꺼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교회가 전세계에 기도를 수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저술된 기도 관련 ‘명저’가 없다. 주로 은사운동을 하는 미국 기도사역자들의 책이 번역돼 읽히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도의 양이나 질적 측면과 함께 기도운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한국교회가 제공하고 있는데도 기도 관련 ‘명저’는 물론 기도를 잘 안내해주는 책이 없다. 그런 안타까움에 책을 쓰게 됐다.



◇ 이렇듯 기도에 관심을 두신 계기가 있으시다면.
나는 안 믿는 집에서 태어났다. 누님이 먼저 믿은 후 나를 교회로 자꾸 끌고 갔다. 한번은 누님이 나를 수련회에 데려갔는데 당시 나는 누나에게 끌려 다니는 것도 지겹고 해서 이번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다시는 교회를 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 결심을 주님께서 들으셨는지 그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고 그 감격이 너무 커서 그때부터 하루 5~6시간 씩 기도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이후 나의 모든 삶은 기도의 은혜와 함께했고 늘 기도를 강조하며 살아왔다.


◇ 기도의집을 알게 된 계기.
어느 날 기도를 안 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사람들이 24시간 기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호기심이 생겨 2008년도에 LA 집회를 갔다가 그곳을 방문했다. 갔더니 24시간 동안 워십을 하면서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미국 사람들을 봤다. 그 광경에 큰 감명을 받아 이를 한국화해서 가져오게 된 것이다. 한국적 기도인 통성기도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워십을 섞어낸 것이다. 그리고 24시간 동안 기도를 하는 기도의집의 모습에 큰 도전이 됐다. 항상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기도를 넘겨줄까’라는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언제나 음악을 듣고 다니는 뮤직제네레이션인 다음세대에게 기도를 물려주려면 미국 기도의집처럼 워십과 기도가 만나는 예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국내 기도의집의 현황은.
한때는 200여개 가까이가 있었다. 그러다 신사도논쟁과 기도의집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점차 주춤하게 됐다. 2007년도를 기점으로 전국에 들불처럼 퍼졌는데 지금은 거의 꺼져 한 50여개가 남았다. 그 50여개도 우리같이 24시간 하는 곳은 거의 없고 많이 하는 곳은 12시간, 적게 하는 곳은 하루에 한 두번 정도이다.


◇ 직접 말씀하신 것처럼 기도의집은 신사도 논쟁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
신사도와 은사주의는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신사도 논쟁에 있어 제대로 신사도에 대해 모른 채 비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의 신사도 비판을 보면 은사중단론적인 경향이 크다. 방언만 해도 신사도라고 공격한다. 신사도를 제대로 비평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냥 은사를 싫어하는 은사중단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신사도운동은 사도나 선지자가 지금도 있다며 사도행전과 똑같이 그러한 것들을 세운다. 신사도는 은사운동과 함께 사도와 선지자를 세우는 그런 교회 구조를 주장하는 이들이다. 방언만 해도 신사도운동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오히려 신사도운동을 확장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신사도운동과 은사주의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 책에 가장 중점적인 부분이 있다면.
기도의 신학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필요중심기도, 기복주의적인 기도에서 벗어나 주기도문과 같이 ‘나라가 임하옵시고 뜻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그런 기도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성경은 기도를 정말 강조하고 있다. 기도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옵션이 아니라 명령이고 그것이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절대적 조건이라는 것을 목회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 앞으로의 사역계획이 있다면.
지금의 교회를 개척할 때 정신없이 갑자기 파송돼 들어왔다.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교회 주위에 다른 교회들이 30m, 50m 간격으로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 들어가 자유롭게 기도할 수 있는 교회가 없었다. 일단 문이 거의 잠겨있고 소수 열려는 있지만 타인이 들어와 기도하면 불편해한다. 기도 좀 할 줄 알고 경험한 사람이 통성기도나 방언기도를 하면 조용히 하라고 쫓겨나기도 한다.


기도의집의 확장적 의미는 오픈처치 운동이다. 언제든지 누구든지 아무 때나 가면 기도할 수 있는 교회들, 기도실이 공개돼 있어 누구든지 가서 기도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나는 이러한 기도의 집이 모든 도시마다 세워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일을 우리 침례교가 감당했으면 좋겠다. 뜨겁게 기도하는 곳을 갔더니 모두 침례교더라고, 침례교는 뜨겁더라고, 살아있더라고 한다면 그 얼마나 은혜로운 광경이 아니겠는가. 나는 내 책을 통해 그런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범영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