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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산다는 것

목회하며 책 읽으며-44

조성배 목사
행복한교회

선거 때만 되면 대중을 현혹하는 구호가 ‘저녁이 있는 삶’ 이나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당신의 인생은 한 번뿐이다의 대문자 줄임말)로 표현되고 있다. 권력을 잡으면 대중들에게 그렇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 단어는 당선자가 선서하는 날 사라진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날 현대인은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삶을 살길 원한다. 다른 어떤 것에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삶은 항상 그렇게 살 수 없다는 불행한 느낌만이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다가온다. 그래서 절망한다. 그 길을 모른다.


오늘 소개하는 책 ‘나답게 산다는 것’(젊은 목사·이로 지음, 세움과 비움)은 현직 침례교 목사와 글쓰기 작가가 함께 썼다. 목회자의 소확행과 욜로의 길을 제시한다. 목회자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살아가는 많은 목회자들의 속내는 ‘힘겨움’이란 단어와 함께 간다. 소명에 대해 힘겨워하고, 버거운 현실에 대해 날마다 지쳐간다. 그래서 저자 ‘젊은 목사’의 나답게 사는 방식을 책으로라도 배우고자 한다.


젊은 목사는 어떠한 사람도 차별받지 않는 공동체를 꿈꾸며 지방 한 도시에 교회를 개척했다. 소명적 삶은 목회자마다 다 다르듯 젊은 목사는 처음부터 하나님의 음성(명령)을 ‘사람 섬김’으로 정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좌절도 있었고, 작은 기적도 있었다. 교회를 개척한 모든 목회자가 느끼듯 굴곡들이 심해도 그때마다 소명을 부여잡고, 힘없고 가난한 성도들을 위로하며 위기의 순간들을 견뎌냈다.


목양의 시간이 흘러 아이 넷의 아빠가 됐고, 독서모임도 이끌면서 나름 인문학의 소양을 키워갔다. 시간이 또 흘러가면서 책도 번역하고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힘을 썼다. 마음이 넓은 목회자, 불신자 이웃들과 마음을 열고 함께 지역공동체의 소소한 문제에 해결점을 주는 목회를 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갔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몸소 보여준 아나뱁티스트(Anabaptist) 선조들을 모형으로 한국 사회에 기득권과 권력자가 아닌 작은 자들에게 힘을 쏟았다.


젊은 목사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사랑한다. 그래서 그 공동체가 성서 위에 굳건히 서길 바라고 교회 안과 밖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길 원한다. 목회자의 소확행은 자신의 소명적 삶을 부정하기보다 현재 자신의 모습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현실의 바탕 안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친숙하게 맺어가는 것이다. 목회자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 삶의 모습 자체가 작은 행복을 만들어 낼 때만 의미가 있다. 내면의 거대한 욕망과 망상이 아니다. 젊은 목사는 알았다. 소명자는 ‘우리’라는 단어를 잃어버릴 때 헛된 욕심에 빠진다. 작은 공동체 그 속에 예수의 실존이 있다.


목회자는 먼 곳에서 주님 주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다. 그 맡겨진 공동체, 비록 작을지라도 성도의 작은 미소 속에서 행복을 찾고, 낙심해 길을 가다 바람이 불어 얼굴에 스쳐 갈 때의 느낌 안에 성령님이 있음을 고백한다. 젊은 목사는 고백한다. 작은 행복은 내 주위에 있다. 바로 내 옆에 있다. 늘 잡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단지 그것을 믿음의 눈으로 보지 못할 뿐이다.


젊은 목사는 날마다의 작은 행동과 미세한 언어 속에서 발견되는 (충만한) 행복을 찾아낸다. 그리고 고백한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바로 이거야! 희망은 없고 절망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목회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하자! 주님이 먼저 하신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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