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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목회 균형 유지로 상생 이뤄야”

인터뷰/ 호주 알파크루시스대 한국학부 권오영 학장

1948년에 설립된 알파크루시스대학교는 호주 기독교 교회의 전국 훈련 대학으로 시작한 이래 호주, 뉴질랜드 및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켜 오며 신학, 사역, 비즈니스, 리더십, 교육, 음악, 교목, 지역 사회 서비스 및 상담에 영향을 미치는 경력을 가진 지도자를 확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알파크루시스대학교는 최근 한국 신학대학 및 신학자들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방한한 한국학부 권오영 학장(사진)을 인터뷰했다.


◇ 학장님 본인과 학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호주 시드니에 있는 알파크루시스대학교 한국학부 학장 권오영입니다. 알파크루시스대학교는 4000여명이 재학 중이며 이 가운데 250명이 한국학부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초교파 대학으로 다양한 교단의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신학교로 시작된 일반대학같은 개념으로 내년에 종합대학 승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침례신학대학교 학부를 졸업했고 필리핀에 있는 아시아신학대학에서 M.Div를 마치고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위틀리침례신학대학교에서 5년 동안 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이 당시 교수뿐만 아니라 호주 현지인 목회도 함께 병행했습니다. 저는 교회사역과 신학교 교육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교회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교과과정은 물론 신학교와 지교회가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는 그런 사역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오고 있었기에 교회사역 현장에도 열심을 냈습니다.”


◇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목적은 무엇인가요?
=“알파크루시스대학교는 한국에 있는 여러신학대들과 자매결연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의 신학대를 방문하고 한국 신학자들과의 교류를 늘려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제 모교인 침례신학대학교를 비롯해 아시아연합신학대, 서울신대, 주안대학원대학교 등을 방문하고 마침 정동제일교회에서 한국신학회 열린다고 해서 그곳에 참석해 한국신학교 교수님들과 교류를 통해 한국의 신학적인 흐름이라던지 신학의 방향들을 느껴볼 생각입니다.”


◇ 학장님이 느끼시는 한국만의 신학 특징이 있다면.
“한국의 신학교는 서양과는 달리 교회와의 연결고리가 튼튼한 것 같습니다. 한국은 설교학이라든지, 기독교교육, 목회 행정 등 목회에 필요한 실천신학에 강하고, 교단의 정체성이 강해 소속된 각 교단의 특색이 눈에 띕니다.


반면 서양신학은 한국에 비해 학문적 이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호주의 경우 사회정의나 인권문제 등 공공신학이 활성화돼 있는 상황입니다. 즉 한국의 경우 목회자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에 반해 서양의 경우 평신도들이 목회자가 되는 것이 아닌 신학에 관심이 있어 신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 현재 호주 교회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호주는 큰 교회가 아니면 거의 60% 이상이 70~80대인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자녀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아 선교를 위한 성경공부 모임 또한 쉽지 않는 상황입니다. 200~300명 정도 되는 교회들은 그런대로 성경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밖에 교회들은 그야말로 생존이 1차 목표일 정도로 열악한 처지입니다.


또한 목회자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침례교단만이 포화상태이고 나머지 교단의 경우 시골교회 3~4개를 한 목회자가 담당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일전에 시골교회에 설교를 간 적이 있는데 그 교회의 한 성도분이 ‘이곳이 바로 선교지’라며 ‘한국에서 부흥을 경험한 당신과 같은 이민자들이 이 선교지로 와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하는 것을 듣기도 했습니다.”


◇ 호주 침례교 연합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십니까.
=“저는 현재 빅토리아 주의 침례교 연합회 소속 목사로 멜버른침례교회 협동목사로 있습니다. 저의 주 관심사가 이민자이다 보니 다문화 사회인 호주와 호주 교회 안에 이들이 어떻게 융화될 수 있을지 글도 쓰고 강연도 다니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호주 현지인교회는 백인 위주로 운영되는 성향이 강하기에 백인만의 교회가 아닌 이민자들에게도 문을 열고 포용하는 교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 학장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민자 1세대입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다른 1세대보다 젊고 호주의 교육기관에서 공부를 하다보니 1세대 뿐만 아니라 1.5세대, 2세대 등 다양한 세대를 경험하고 이민교회들이 안고 있는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갈등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현재 이민자 2세들이 토로하는 것이 1세대 교회의 포맷에 맞출 수 없다는 불만이 강합니다. 1세대들의 경우 본국에서 가져온 것을 그대로 호주에서 하려고 하고 이를 지금까지 고수하는 상황에서 1.5세와 2세들은 호주의 시스템 교육을 받아 서양사고를 가지고 있기에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에 이런 1.5세, 2세 친구들이 1세대 이민교회에서 버티지 못해 뛰쳐나오고 있어 1세대가 세운 교회와 이들의 교회가 단절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들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 경우에 1세대이면서도 1.5세대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을 아우르고 한 한인 공동체 안에서 상생할 수 있도록 기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범영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