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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3 “한국교회 신뢰하지 않아”

기윤실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지난 2월 7일 서울시 종로구 여전도회관 제1강의실에서 2020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조사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비 기독교인, 무종교인, 그리고 30대와 40대에서 한국교회를 향한 불신이 두드러져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월 9~11일 만 19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유무선 전화에 의한 전화면접조사로 실시됐다.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이다.


◇ 무종교인, 30~40대 “교회 신뢰하지 않아”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 “신뢰한다”는 응답이 31.8%,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3.9%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 3분의 1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별로는 50대 이상 고연령층, 가정주부층, 소득수준 중하층, 이념으로 보수성향 그룹에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와 50대, 60대 이상에서 높은 신뢰도를 보여줬고 30대와 40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교회의 주된 전도대상자라고 볼 수 있는 무종교인 그룹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이 78.2%로 나와 이미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목사 신뢰도=한국교회 신뢰도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목사와 기독교인으로 나눠 질문한 결과 “기독교 목사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응답은 30%, “신뢰하지 않는다”는 68%로 나타나 한국교회 전체 신뢰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별로 보면 50대 이상 고연령층, 보수성향에서 상대적으로 목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인에 대한 신뢰도 조사 또한 32.9%만이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기윤실 측은 “기독교 목사에 대한 불신 정도는 2017년 조사부터 50%를 상회하며 2020년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까지 기독교계의 이슈가 됐던 많은 문제들이 직간접적으로 기독교 목회자들과 연관돼 있다는 국민들 인식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밝혔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 ‘가톨릭>불교>기독교’
타종교와의 신뢰도 비교 결과 기독교는 18.9%로 가톨릭(30%)과 불교(26.2%)에 이어 3번째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불교, 30~50대는 가톨릭이 각각 신뢰도 1위를 기록했고,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는 세 종교가 표본오차 범위 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의 경우 가톨릭을, 중도의 경우 불교를 각각 1위로 평가했고, 보수의 경우 세 종교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종교별로는 세 종교 모두 자신의 종교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무종교인의 경우 가톨릭 33%, 불교 23.8%, 기독교 6.1% 순으로 비교적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무종교인 그룹에서 기독교가 매우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에서의 기독교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낳고 있다.


◇ “교회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다” 61.6%
한국교회가 교회 밖 세상과 잘 소통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소통한다”는 응답은 34.6%, “소통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6%로 부정적으로 평가한 국민이 60%를 넘었다. 기독교인의 경우 56.9%가 “소통한다”고 응답했으며 무종교인의 경우 69.1%가 “소통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한국교회가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 인식보다 높았다. 또한 한국교회에 대해 긍정적인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한국교회가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4.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은 “기여하고 있다”가 31.6%, “기여하지 않는다”는 64.7%로 부정응답이 긍정응답의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 한국교회 신뢰도 선결조건 “투명한 재정”
한국교회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해야 할 사항에 대한 질문에 “불투명한 재정 사용”을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25.9%로 가장 높았고, “교회 지도자들의 삶”이라고 응답한 수치가 22.8%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이밖에 타종교에 대한 태도가 19.9%, 교인들의 삶이 14.3%, 교회의 성장제일주의가 8.5%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에 대한 질문에는 윤리와 도덕성이 51.5%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물질 추구 성향이 2위를, 사회현실 이해 및 참여가 3위를 기록했다.


◇ 조성돈 교수 “변함없는 신뢰도, 위험한 지표”
이날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논평을 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교수,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와 비교해서 이번 조사는 전체적인 변화는 없지만 부정 응답에서 절대 부정으로 응답한 수치가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그냥 감정적인 부정이 아닌 확고한 의지와 뜻을 가지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32.4%라는 것으로 현재 한국교회가 확실히 적대적인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이번 조사의 특징은 이념적 영향이 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념성향에 따라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차이를 보였다는 것으로 조 교수는 “이념적 성향에 따라 한국교회에 대한 입장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한국교회 역시 사회적 경향에 편승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선 한국교회가 사회통합의 역할이나 윤리 도덕 운동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한 조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본 받아 칼이 아닌 십자가를 지며 어떻게 우리가 주님의 사랑을 드러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영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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