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우리 교단은 임시총회를 통해 교단의 현안을 논의하고 미래를 설계했다. 이날 총회는 다음세대부흥위원회 신설의 건으로 교단의 미래를 준비하고, 원로목사(홀사모 포함) 지원의 건으로 교단의 역사를 보존하고자 했다.
정기총회에 비해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됐고 그에 따른 제약도 있었지만 교단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기에 적잖은 의미를 지닌 시간이었다.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교단에 쓰임 받을 인재양성에 대한 고심이다.
물론 이 문제는 다음세대부흥위원회 신설의 건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도 있고 “현 규약으로는 교단의 숨은 인재를 세워나가는 것이 어렵기에 교단에 역량 있는 인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해 온 박문수 총회장의 의지를 놓고 본다면 총회가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교단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느 것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매년 새로운 의장단이 선출되면 총회는 고심에 빠진다. 그 가운데 하나가 총회 임원으로 누구를 세울 것인가이다.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정작 필요한 인물이 임원직을 고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이미 전 회기에 임원을 했던 인물이 다시 그 직을 수행해야 하는 일을 종종 목도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은 총회 임원회 뿐만이 아니다. 기관들조차도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각 기관을 보면 한 기관의 이사가 다른 기관의 이사를 겸직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실무자의 경우 전문인력 확충을 위해 침례교인이 아닌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침례교 안에 인재가 없는 것은 아니나 소속 교단의 기관에 헌신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세상 역사책만 보더라도 천하를 얻은 군웅들 곁에는 뛰어난 책사와 명장들이 즐비했다. 돈이 아무리 많거나 철옹성을 갖추고 있다고 한들 이를 관리하고 발전시킬 인재가 없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한국침신대 허긴 전 총장의 저서 ‘한국침례교회사’에 따르면 1951년 우리 교단은 약 50여 교회가 있었지만 목회자 수는 불과 11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미국 남침례교의 구호선교자금 지원으로 인해 1953년 57명, 그 이듬해는 96명으로 증가했다. 당시 목회자 수급에 있어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한국전쟁 직후 혼탁한 한국 사회의 시류와 호구지책에 허덕이던 궁핍한 경제, 직업난, 당시 교단의 현실적 요청에 의해 결국 자격 요건이 안된 타교파 교역자들이 우리 교단으로 대거 유입되는 사태에 직면한 바 있다.
이러한 전입 교역자들이 한국 침례교단의 발전에 긍정적인 공헌을 하기도 했지만, 교단 내 파벌 형성이라는 문제를 낳기도 했다. 현 시점으로 돌아와 지난해 110차 정기총회 자료집에 따르면 현역 목회자 수는 4657명, 전도사는 1614명이다. 더불어 매년 100명 이상이 안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과거와 달리 교단에 헌신할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들다. 물론 인재가 없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인재들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지 못한 것이 클 것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교단이 무엇을 한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인재 양성을 위한 육성계획은 물론 그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교단에 헌신할 수 있도록 일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 총회와 기관, 그리고 교회 모두가 지혜를 모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