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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지저스(With Jesus)! 포스트 미션(post-mission) 시대, 믿음의 용기

연속 기획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목회·신학 조명 – 3

 

코로나19 사태로 앞당겨진 4차 산업 시대 목회는 대면 중심의 현장 예배를 지향하던 한국교 회의 현실 속에서 새로운 초연결사회, 접속 패러다임의 전환점에 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예배당의 빈자리에 성도를 채우는 것이 부흥이라고 배워온 목회자들로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된 텅 빈예배당에서 새로운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세상 속에서는 이미 익숙해진 “가상공간 혹은 사적인 공간의 공적 공간화”이다. 다시 말해 예배와 신앙교육의 공간이 교회당 바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니 급진적으로 가상의 공간 속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몇 해 전까지 누가 주일 예배를 자기 집 거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드리는 성도들의 믿음이 선하다고 말할 때가 올 것이라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이미 세상은 코로나로 앞당겨진 4차 산업 시대의 변화에 직면하여, 누구나 손쉽게 스마트폰 안에 디지털 공간과 접속해 가장 사적인 공간인 가정에서 예배가 가능한 초연결사회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사태는 4차 산업 시대의 변화를 실험하는 도전과 모험의 시간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감염병 전문가뿐 아니라 사회의 패러다임을 연구한 전문가들은 코로나 펜데믹이 끝난 뒤에도 코로나 이전의 시간으로 세상이 되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것이다. 그렇 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회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통과하며 변화와 위기 속에서 교회는 마치 바울이 유럽의 입구 고린도에 선 것처럼, 새로운 선교지 앞으로 목회자를 이끌어 도피할 수 없는 변화에 대한 도전과 응전을 요구하고 있다.

 

십수년 동안 서울의 중・대형교회에서 부사역자로 사역했던 경험에도 불구하고 8년 전, 수도권의 교회에 담임사역을 시작하면서 목회자로서 미래 목회에 대한 통찰과 비전을 목회 현실에 접목하고자 한 것은 문명 전환의 이러한 패러다 임의 변화에 직면하여 영성과 문화, 영성과 소통에 대한 목회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이러한 비전을 목회 현장에 반영함에 있어서 목회자로서 나는 성도들의 직장 문화와 노동 현실, 예배 참여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며, 카카오톡을 통해 통해 매일 큐티 말씀과 새벽 예배, 주중 예배와 주일 예배 동영상을 전송하고 실시간 예배를 교회 홈페이지 및 개인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접속해 비대면 상황 속에서 말씀을 사모하고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기획 했다.

 

또 오랜 시간 마르다와 같이 희생적으로 가정과 교회를 섬겨왔던 여성들의 삶을 위로하고 여성 제자도로서 영적 소명을 지닌 여성도들의 변화를 위해, 예배의 차별화를 기획 ‘수요여성예배’ 중보기도자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교회 내 유튜브실 공간을 마련해 직장 및 노동 현실로 성경 공부가 어려운 성도들에게 동영상 성경공부 및 초등부 예배를 제작해 전송했다.

 

일찍이 하나님의 은혜로 목회자에게 선견지 명을 주셔서 코로나 팬데믹에 앞서 시대적 변화를 직감하고 도전했기에 2020년과 2021년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시간들을 교회 공동체가 잘 견디어 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 로 인해 교회들은 아직도 언제 종식되지 모를 코로나의 위협 속에서 마치 요나가 어쩔 수 없이 니느웨 성 앞에 선 것처럼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를 포스트코로나의 미래에 서 있게 되었다. 마치 그림에 대한 관심이 하나도 없었던 학생이 빈 도화지 앞에서 4B 연필을 들고 과제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림을 그려야 하는 순간처럼 막막한 마음이 되어 우리는 주님이 세우신 교회와 주의 일군인 목회자 그리고 주님의 자녀인 성도들을 위한 미래의 교회를 그려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 (media literacy)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유튜브 등에서 연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시작된 또 하나의 포스트투르스(post-truth) 시대는, 사람들로 하여금 수많은 인지편향의 오류 속에서 진리를 잃어버린 시대를 살게 한다.

 

이때 감염병의 시대가 바이러스와 함께 살게 된 공생의 시대라고 한다면, 진리의 혼종 속에서 포스트투르스 시대는 이제 무엇이 참인지를 구분할 수 없게 된 진리의 혼돈 속에 처한 성도들에게 복음만이 굳건한 진리임을 더 선명하게 보여줘야 할 포스트미션(post-mission)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목회자는 코로나 팬데믹과 혼종의 시대를 살게 된 성도들에게 성경 중심적 메시지를 더욱 정확하고 분명하게 강조하고, 시대적 상황을 성경의 진리에 근거하여 분별할 수 있도록 하는 포스트미션의 시대에 맞는 설교자로서 사명이 필요하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는, 미래학자 제이슨 셍커가 쓴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경제적 환경의 급변이 미래의 가장 강력한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성도들의 불안과 절망을 공감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평안, 소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통해 ‘위드 코로나’ 의 시대, ‘위드 지저스’의 은혜를 공급받는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포스트 미션 시간으로의 변화를 사모하며,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교회가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때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의 용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교회가 변해야 하는 용기 말이다. 지금까지 변화할 용기가 없어서 변화를 애써 외면했거나 변화를 터부시, 죄악시한 이면에 숨겨진 교회의 태만했던 마음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로 접어든 시점에서 “위드 지저스”의 간절함으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밖에 없다. “주여! 나의 믿음 없음을 도우소서. 그래서 나로 배에서 내려 (변화의) 파도 위로 걸어갈 용기를 주옵소서!”

윤종기 목사 / 서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