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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학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 - 2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송윤희 교수

한국침신대 교수학습지원센터장

 

3. 사역현장 밀착형 교과목 강화

현재 전통적인 실천신학의 교과목은 매우 실질적인 현장 사역을 위한 훈련을 제공하기에는 이론에 치중돼 있으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회 사역자를 양성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변화하는 사역 현장과 밀접한 교과목 개설이 시급하다. 이에 전통적인 실천신학 분야인 이론 중심의 전도학, 예배학, 목회학 등은 ‘목회신학’(Pastoral Theology)으로, 창업 선교, 예배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스피치 훈련, 대안목회, 영상과 미디어 등은 실천신학(Practical Theology)으로 구분해 전문화했다.

 

4. 기대효과

신학과의 교육과정 개선을 통한 기대 효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서 원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묵상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는 설교자로서의 역량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성서신학을 통해 신학의 기본 토대를 쌓고 매 학기 성서 원문을 연구함으로 졸업 시 상당한 전문지식과 주석 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사역 현장과 밀접한 교과목을 수강함으로 목회 현장에서 실제적 문제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슈로 다가오는 다양하고 실천적 내용을 살펴보고 사역 현장에서 경험할 문제들을 미리 점검함으로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목회의 방향성을 새롭게 조정하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셋째, 전공 분야의 유기적 연관성이 부족한 현 교육과정이 교과 간, 교과 내의 융합교육과정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론과 실제, 학문과 현장, 신학과 타학문의 조화를 이루는 교육과정을 통해 통전적 신학교육(holistic theological education)으로 발전할 것이다.

 

Ⅲ. 교수학습 방법 혁신: 탐구와 소통으로 학습하는 ‘창의적 집단지성 수업’(C-LTM)

 

1. 동기와 배경

지식기반사회에서는 학습자가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교육에서도 교수자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난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업 시간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는 지식전달 위주의 일방적 가르침(teaching) 대신에 배움 (learning)을 통해서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개인의 타고난 특별한 역량을 극대화하고 학생 개인 간의 다양성을 증대시키는 교수학습방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침례신학대학교는 탐구와 소통으로 학습할 수 있는 ‘창의적 집단지성 수업’(C-LTM)을 개발해 2020년 2학기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시행하고 있다.

 

C-LTM 수업은 학생 한 명 한 명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학습자들의 능력에 맞춘 자기주도학습과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토론중심의 수업으로 학습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토론수업에서 학습자는 미리 학습내용을 파악하고 다른 학습자의 논거를 분석하며 반론을 제기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표 능력, 의사소통 능력, 사고력, 팀 활동 능력 및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다. 또한 토론을 통해 집단지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학습자들이 발표와 토론과정에서 인지적 탐색, 인지적 협력, 집단적 통합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C-LTM의 요소

‘C-LTM’은 Creative-Learning, Creative-Thinking, Creative Mentoring의 약어이다. Creative-Learning은 교수-학생, 학생-학생, 학생-콘텐츠의 상호작용을 통해 참여자들이 함께 배우는 수업을 의미하며 Creative-Thinking은 학생이 창조적 사고와 다양한 관점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Creative-Mentoring은 학생 개개인의 동기부여 및 창의적 사고를 유도하는 교수의 학습촉진 및 학습설계의 역할을 의미한다. C-LTM 수업을 통해 학생은 스스로 학습내용을 습득하고 다른 학생들과 심층토론을 기반으로 자신의 지식을 구축하며 교수는 학생들이 실제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문제 상황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된다.

 

3. C-LTM 수업운영

먼저, C-LTM 수업운영을 위해 교수는 학기 초 해당 교과목의 강의소개 계획서와 함께 매주 세부 강의계획서를 제공한다. 매주 제공하는 세부 강의계획서에는 학습내용에 적합한 핵심 토론주제들과 더불어 5-10개 정도의 참고자료를 기초, 중급, 심화자료 등으로 구분해 제시된다.

 

해당 자료마다 페이지, 사이트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학생들이 신속하게 정보에 접근해 활용하게 한다. 참고자료로 도서, e-book, 동영상, 온라인자료 등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또한, 교수는 수강신청 전에 교과목 소개영상을 제작해서 학습 관리시스템에 탑재함으로 교과목 전체에 대한 개요와 방향을 제시한다.

 

학생들은 강의계획서에 제시된 자료를 기반으로 자기주도적으로 심층적인 학습을 진행한 후, 에세이, 학습성찰 리포트 등을 수업 전에 제출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선행학습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 함께 논의 하고 싶은 내용 등을 제시한다. 이는 학습에 필요한 메타인지능력을 향상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C-LTM 수업은 한 학기 15주 가운데 10주 이상을 토론중심 수업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미리 학습한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 시간에 주도적으로 토론을 이끌어 나간다. 이때 교수도 구성원의 한 명으로서 역할을 하며 학습을 촉진한다.

한 주차 수업 시 70% 이상이 토론으로 진행되며, 참여자 전체가 발표와 토론에 집중하고 서로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사고를 확대하게 한다. 이 수업방식의 전제는 교육의 기본이 학생 능력의 극대화와 창의성 계발이라는데 있다. 학생 개인 간의 학업능력과 수준을 존중하고, 일방적인 주입식 대신에 집단의 소통이 이루어지게 한다. 교수의 역할은 학습설계자이자 멘토로서 강의실 안과 밖에서 이 기능을 수행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점수 비중을 최소화하고, 대신에 발표와 토론, 수업 참여, 에세이 비율을 70% 이상으로 최대화해 평가한다. 토론의 참여도와 질의 등에 대한 평가를 수시로 하며, 정답에 대한 평가보다는 창의적인 접근과 연구에 대한 가치 비중을 높이도록 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