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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를 만나다

우리의 예배, 메타버스로 구현되다-1
이병문 선교사
침례교 해외선교회(FMB)
세계선교훈련원(WMTC) 부원장

 

필자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10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그 후 신대원에서 공부하고, 선교사로 파송되어 사역하다가 4년 전에 귀국했다. 즉, 이제까지 컴퓨터 기술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했고, 메타버스나 가상현실과 전혀 관계가 없는 목사․선교사로 살아왔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메타버스 예배와 설교를 경험하게 됐다. 그래서 그 경험을 나눠 보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쉬운 말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한 것을 나누기 위해서 필수적인 두 가지 용어를 먼저 설명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이라는 단어이다. 먼저 이 글의 주제인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라는 단어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사회, 경제적 활동이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세계를 말한다.


그런데 메타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이라는 기술이다. 가상현실은 컴퓨터를 이용해 구축한 가상공간 속에서 인간이 가진 오감(五感)으로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즉 가상현실은 그런 것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뜻하는데 반해,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이 구현한 새로운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내 골프장은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만든 뛰어난 게임이지만, 사람(골퍼)과 기계(컴퓨터)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용일 뿐이므로 메타버스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가상현실 기술로 BTS 콘서트를 열어 전 세계 사람이 참여하고 함께 춤을 췄다면 이미 가상현실이 새로운 소통의 장 즉 메타버스의 세상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메타버스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더 알기를 원한다면 유튜브에서 황준원의 ‘메타버스 적용사례 총정리’ https://www.youtube.com/watch?v=fJ-Lu1p2YPE를 시청할 것을 권한다. 또한 메타버스에 근거한 영화로 2018년이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레디 플레이어원’이라는 영화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까지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메타버스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원래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지도 않고, 그건 목사인 나와는 다른 세상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귀국한지 얼마 안 되는 2018년의 어느 날 세종시의 한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가상현실 체험관을 발견했다. 호기심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컴퓨터와 탁구 경기도 할 수도 있었고, 다양한 가상현실 게임 기구가 있었다. 하지만 내 눈이 머문 곳은 헤드셋을 끼고 여행 체험을 하는 ‘가상현실 여행코너’였다. 안내하시는 분의 도움을 받아 생전 처음 헤드셋을 끼고, 손에 리모컨을 들었다. 여행지는 산과 해변, 유적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평소 좋아하는 해변을 택했다. 오후 시간과 약간 공중에 뜬 채로 여행하는 것을 선택했다. 실행을 시키자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광경이 내 앞에 펼쳐졌다. 약간 붉은 태양빛이 가득한 오후의 해변가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위를 2~3미터 정도 뜬 채로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광경을 경험했다. 시간은 약 15분 정도, 이것이 내가 가상현실과 처음 만난 경험이다.


사실 모든 컴퓨터 게임이 가상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부터 열광했던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게임은 컴퓨터 안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동참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 경주 게임도 컴퓨터 공간에 자동차 경주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며, 실내 골프장도 골프를 칠 수 있는 가상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가상현실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다(물론 포켓몬 고와 같은 게임은 현실에 바탕을 둔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게임이라도 컴퓨터나 핸드폰을 조작하면서 내가 바라보는 차원을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지금 열리고 있는 메타버스는 참여자가 직접 경험하고 심지어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content; 글, 그림, 영상 등의 내용물)를 직접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메타버스의 세계에서는 참여자 모두가 사용자이면서 제작자가 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상현실과의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그런 세상은 게임뿐 아니라, 이미 생활의 깊숙한 영역에까지 들어왔고, 이제 우리의 신앙생활과 예배의 공간까지 들어왔다는 의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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