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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과 순교 ‘신안’ 목회자 재충전의 공간

가족과 함께 떠나는 힐링 여행(1)
12사도 순례길·증도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 품어
김경배 목사
성암교회

 

교회 1년 사역 중에 담임목회자와 부사역자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기간은 7~8월이다. 코로나 이전 활발했던 여름 사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 넘게 멈춰 있었지만 올 여름은 사뭇 다른 풍경이다. 방역지침이 완화되고 제한적인 요소가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교회 여름사역이 시작된 것이다.


쉼 없이 달려온 여름 사역을 마치고 목회자에게도 쉼과 휴식이 필요하다. 한 해 하반기 사역을 준비하기 위한 터닝포인트로 삼게 되는 목회자 휴식은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교회 사역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여행은 새로운 일상의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이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의미있는 여행을 통해 육신의 회복과 영적인 재충전의 시간을 경험하는 것도 또 하나의 목회 사역이 될 수 있다.

 

복음과 천국의 섬을 품은 신안
전남 신안은 1004개의 섬을 품고 있는 곳으로 천혜의 자연경관과 함께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지역이다. 이 중에 우리가 주목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을 잇는 12사도 순례길과 문준경 전도사의 복음 열정을 품은 증도, 순교의 아픔을 품으며 굳건히 서있는 영광야월교회 등이 존재한다.
12사도의 이름을 딴 예배당과 건축미술작품들을 품고 있는 12사도 순례길은 건강의 집을 시작으로 지혜의 집까지 12㎞의 거리를 이동하면서 기도와 묵상, 찬양을 할 수 있게 돼 있으며 필요에 따라 자전거 대여로 순례가 가능하다. 


12사도 순례길을 이용하고 싶다면 압해도 송공항이나 지도읍 송도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며 섬과 섬사이를 잇는 노두길(썰물 때만 보이는 다리)을 이용해 순례길을 다닐 수 있다. 12개의 건축물의 이름을 되새기며 순례길을 이동하다보면 숨가쁘게 달려온 목회 여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영광야월교회는 1908년 4월 유진벨 선교사가 세운 교회로 일제강점기 시기 농촌계몽운동과 애국운동, 신앙교육과 예절교육 등을 진행하며 지역복음화에 힘썼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에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안지역에 침공한 북한군은 야월교회 전교인 65명을 산채로 매장하거나 수장해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교회와 성도들의 집을 방화를 저지른 유례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2009년 7월에 기독교인순교기념관이 세워졌으며 기념관은 당시 순교사건과 자료, 1908년에서 1940년까지 사용했던 100권의 성경책, 한국교회 연대표 등을 전시하고 있는 전시실과 추모관, 예배실, 야외십자가조각공원, 종탑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기념관 외부의 십자가조각공원에는 시인인 고훈 목사의 시구 하나가 새겨져 있다.

 

“우리는 살아서 말하고 당신들을 순교로 말합니다.”


야월교회를 방문하면서 이와 연계해 백수해안도로와 칠산타워, 천일염전, 숲쟁이 공원, 한빛원전홍보 전시관 등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섬 주민의 90%가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증도는 성결교 목회자인 문준경 전도사가 사역하고 순교한 곳이다. 증도는 2200여 명의 거주하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현재까지 159명의 목회자를 배출하고 11곳의 교회와 기도처를 품고 있다. 


문준경 전도사의 헌신으로 증도는 복음의 섬이 됐으며 김준곤 목사를 비롯해 이만신 목사, 정태기 목사 등이 문준경 전도사의 신앙에 영향을 이어받았다. 증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지난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은 문 전도사의 생애와 헌신, 박애, 순교의 흔적과 유품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예배실과 함께 예약으로 숙식이 가능한 생활관도 있다.


이외에도 증도에는 소금박물관인 태평염전과 염생식물원,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낙조전망대, 신안갯벌센터, 짱뚱어다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여행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문 전도사가 개척하고 순교한 증동리교회와 서구적인 모양으로 지어진 대초리교회는 순교자의 열정과 신앙을 담은 교회이다.


이외에도 신안은 신안 안좌면 박지마을의 할머니의 소망을 담은 ‘퍼플교’를 비롯해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한 ‘천사대교’, 문병일-손덕심 부부의 잔잔한 미소를 담은 담벼락 그림으로 유명한 ‘기동삼거리 벽화’, 저녁노을미술관을 품고 잇는 천사섬분재공원, 한국 현대 대표적인 추상화가로 활동했던 ‘김환기 씨의 고택’도 볼거리 중에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