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라이트교회의 사역은 새로운 사역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의 텐트 메이커처럼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님들처럼 우리 또한 이 지역을 복음의 불모지로 여기며 선교적 관점에서 접촉점을 마련하고 그 가운데 복음을 전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바로 우리임을 선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도행전 시기의 초대교회는 대부분 가정에서 시작하고 적은 인원이 모일 수 있는 곳에서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도는 교회를 통해 들어오는 헌금으로 생활했지만 사도 바울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텐트를 제작하며 비용을 마련하고 그 비용으로 소아시아지역을 순회하며 복음을 전했다. 해외 선교를 감당하고 있는 선교사들도 거점 지역을 선정하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 지역에 학교를 세우거나 편의 시설을 마련하고 지역주민과의 접촉점을 늘리면서 관계성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 관계성을 기반으로 보다 깊은 교제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이 해외에서만 통하는 선교 사역일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실제로 이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깊숙이 자리잡은 교회가 있다. 바로 제주라이트교회(황길상 목사)이다.
황길상 목사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다. 목사 안수 이후 선교사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교회를 개척해야겠다는 마음을 품으면서 황 목사는 고민하게 됐다. 과연 어떠한 교회 모델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였다. 황 목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기존 패러다임으로 교회를 개척한다면 세상의 변화 속도에 교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지역을 먼저 물색하면서 제주가 그마나 변화의 물결이 내륙보다 덜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주로 교회 개척을 결정했다”며 “바로 교회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를 세워야 할 지역이 과연 무엇이 필요한가를 놓고 기도하면서 도시선교 형태의 교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제주도 내려온 황 목사는 제주도 동쪽에 위치한 삼화택지지구에 주목하고 새롭게 조성되는 지역과 구도심 지역에서 청소년의 복음화율이 현저히 낮음을 보게 됐다. 그리고 지역에 필요한 부분을 교회가 채워주는 역할을 감당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영어학원을 세우고 주말에는 예배를 드리는 일과 목회가 병행되는 사역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공부가 아닌 사랑의 마음
황길상 목사의 목회 비전은 아이들에게 있었다.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난다면 교회의 존립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역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우기 위해 영어 학원을 먼저 시작했다.
황 목사는 “교회를 바로 개척하지 않았고 또한 학원도 바로 열지 않았다.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저도 배워야 하고 경험해야 하기에 학원 강사 생활하며 수업의 노하우를 배우고 그 이후에 학원을 먼저 열었다”며 “많은 분들이 우려했고 탐탁치 않게 여겼지만 오히려 지역에 교회가 먼저 세워졌다면 지역주민들이 교회를 곱지 않은 시선을 봤을 것이다. 학원이기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고 그 가운데 영어로 말씀을 나누고 학원을 제집 드나들 듯이 개방하고 문턱을 낮추면서 지역사회에 유익을 주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의 등교시간에는 학원 아이들을 태워주며 아이들의 관심사를 함께 이야기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학교생활과 친구생활에서 겪는 말 못할 사정들을 공유하며 한층 아이들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점차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아이들이 생기고 부모님과 함께 오는 이들이 생겼다.
2013년 제주도로 내려와 2015년 영어학원을 시작한 황길상 목사는 2017년 영어학원에 제주라이트교회를 개척했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자리매김하며 지역에 유익을 주는 교회로 세워지고 무엇보다 목회자가 개척교회의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일과 목회를 병행하는 사역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WAK 사역으로 복음과 교육의 미래를 꿈꿔
영어학원을 중심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황길상 목사의 복음 전도 대상자를 바로 아이들이었다. 수업마다 자연스럽게 영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야기하면서 복음을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또한 학원을 세운 이후 지역 학교에 적은 금액이지만 장학금을 지원하며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학원은 오후에 문을 연 이후 문을 닫을 때까지 모든 것을 개방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쉬면서 학교 숙제도 하고 영어 수업도 하면서 마치 학생들의 사랑방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건강한 모임을 만들게 되는데 이 모임이 바로 WAK(We Are Kings.)이었다. 이들이 바로 라이트교회의 핵심으로 세워진다. WAK은 아이들이 스스로 학생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도록 도와 능동적으로 교회의 활동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세상의 리더로 성장하며 왕 같은 제사장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세워진 모임으로 학원에서 영어 캠프를 진행했다. 황길상 목사는 “WAK는 정기적으로 영어 캠프를 진행하면서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이 하나님을 인식하고 믿음으로 고백하는 일도 있었다”며 “가르침과 함께 이뤄지는 복음의 메시지는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말씀 안에서 준비하며 삶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인식하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WAK와 함께 이뤄지는 사역은 바로 영어 카페(English Cafe)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활발했던 영어 캠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를 겪게 됐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제주에 한 외국인학교와 협력해 매주일 예배 후 오후에 영어 카페를 진행했다. 외국인과 라이트교회 학생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고 교제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지 영어를 경험하고 영어로 성경공부도 함께 이뤄졌다. 게임도 하고 말씀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이번 블레싱제주 때는 당초 예상했던 30명을 훌쩍 넘어 약 5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 중 약 40명의 학생은 전혀 예수님을 모르는 학생들이지만 학원생 30명은 수업시간마다 영어로 찬양을 부르고 기도를 하는데 익숙해 1박 2일 동안 은혜 안에서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을 보냈다.
황길상 목사는 일과 목회를 병행에 대해 쉽지 않음을 이야기했지만 무엇보다 일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됨을 강조했다. 황 목사는 “일 또한 목회자가 감당해야 하는 목회 환경이기에 교회의 시작부터 일과 목회를 병행하는 것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며 교회가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된다 하더라도 일은 그만둬서는 안된다”며 “일을 그만둘 때, 지역사회와 이웃을 만나는 접촉점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쉽게 일과 목회의 병행을 결정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라이트교회는 도심 외곽 지역에 WAK학생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황길상 목사는 마음껏 뛰놀고 공부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센터를 기도로 준비했다. 하지만 워낙 교회에 임대를 주지 않는 현실에서 차라리 외곽지역에 대지를 매매했다.
황 목사는 “건축할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선한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이 일을 행하시리라 믿고 있다”며 “다음세대 사역은 많은 기도와 투자가 집중해야 하기에 많은 이들과 협력의 사역들이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이송우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