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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세워나가는 필리핀 선교 25년

<필리핀 방문 동행 취재>
필리핀 이용진 선교사 인터뷰(1)

 

이용진 선교사는 1997년 3월 21일 필리핀으로 파송을 받아 지금까지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이 선교사는 신학생 시절 JDM(예수제자운동)에서 활동하던 친한 동기를 통해 필리핀 미션트립을 다녀왔다. 당시 그는 마닐라와 민다나오, 세부 등을 3주 가까이 돌면서 선교사에 대한 하나님의 강력한 부르심을 받았고, 그 명령에 순종하며 25년간을 헌신해 왔다.


이 선교사는 파송을 받기 1년 전인 1996년, 약 8개월간 영어연수와 현지에 대한 분석을 위해 가족들보다 먼저 필리핀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며 “필리핀의 문화와 여러 지역을 보고 왔기 때문에 정식으로 파송을 받은 1997년에 가족들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왔을 때는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이제 정식 선교사로 왔다는 것에 굉장히 감동이 컸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321년이나 종교적으로 엄격한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아 인구의 약 80%가 가톨릭 신자다. 또한 스페인에 뒤이은 미국의 식민지배와 이후의 활발한 개신교 선교, 그리고 자생적으로 발달한 필리핀 독립 교회가 있다. 이런 종교적 영향으로 개신교 신자 역시 인구의 10~20%에 달하는 상당수로 만만찮은 교세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필리핀은 가톨릭이 국교는 아니고,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세속 국가이다. 

 


필리핀에 발을 딛으며
이 선교사가 처음 필리핀에서 사역을 시작했을 당시 굉장히 낙후된 상태였다고 한다. 필리핀 선교사들 역시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람들의 삶은 소박했지만 사람들의 생활은 굉장히 어려웠죠. 일단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아서 일자리가 별로 없었어요. 전부 다 외국으로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죠. 저 역시도 IMF가 터지면서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여러 어려움 가운데 이용진 선교사는 6개월 가량을 타갈로그어(필리핀 현지 언어)를 배우며 현지 문화에 녹아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시간이 흘러 이용진 선교사를 파송했던 부산 동래제일교회에서 현지에 교회를 개척하기를 원해 선교에 알맞은 지역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선교사가 세운 선교전략은 개발 지역에 교회를 세울 것과 교육에 신경을 쓰는 도시, 마지막으로 공단 선교였다.


선교라면 낙후된 지역을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선교사의 생각은 달랐다. 개발되지 않은 지역은 자립도가 굉장히 낮기 때문에 나중에 선교사가 떠나버리면 교회가 자연스레 없어지는 결과를 낳기 십상이기 때문에 개발된 지역이자 다음세대를 생각해 교육에 신경을 쓰는 장소를 자신의 사역지로 삼기로 했다. 그렇게 선정한 장소가 바로 카비테주 다스마리냐스시이다. 카비테주는 우리나라의 경기도와 같은 지역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마닐라에 인접해 있는 카비테주는 포화상태인 마닐라 인구가 점진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인 동시에 이를 수용하기 위한 개발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특히 다스마리냐스시는 주립대학은 물론이고 의과대학과 간호대학 등 여러 대학교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이용진 선교사는 마닐라에서 이주해 온 크리스천들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이름은 제일연합침례교회로 자신을 파송한 교회명인 ‘제일’과 함께한다는 의미의 ‘연합’을 붙였다. 제일연합침례교회는 3H를 교회비전으로 삼아 나아가고 있다. 이는 행복(HAPPY), 건강(HEALTHY), 희망(HOPE)를 뜻하는 것으로 이 3가지 목표를 통해 복음의 물결을 땅끝까지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
필리핀도 코로나로 인해 현장예배의 어려움을 겪었다. 의료시설이 열악한 필리핀의 사정으로 인해 델타바이러스가 유행했던 시기 많은 사람들이 주님의 품에 안겼다. 그저 할 수 있는 방역대책이라고는 봉쇄뿐인 상황이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식량을 구할 길이 없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용진 선교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한국에 쌀을 비롯한 식료품을 후원해달라고 요청해 이를 교인들에게 공급했고 마스크 또한 후원을 받아 지역사회에 기증하는 등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예배와 관련해서도 온라인예배를 곁들여가며 성도들이 예배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분투했다. 다만, 필리핀 또한 한국교회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예배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듯 이용진 선교사는 이제 온라인예배를 중단하고 현장에서 주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함께한 주일예배는 다행히 어느 정도 규제가 풀렸는지 적지 않은 성도들이 예배의 현장에 함께했다. 학생 워십 팀의 율동과 어우러진 찬양의 시간은 어느 교회 못지 않게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특히 이날 예배는 목회자 주일로 그동안 교회를 위해 헌신한 이용진 선교사를 비롯한 교역자들을 축복하며 의미를 더했다.

 


망얀족을 위한 복음
이용진 선교사는 교회 사역 뿐만 아니라 미전도 종족인 망얀족 선교에도 마음을 다하고 있다. 망얀족은 과거 타갈로그족에 의해 오지로 밀려나 은둔 생활을 하며 살아와 교육은 물론이고 어떠한 문화적인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지금은 선교사들이 들어가 어느 정도 호전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용진 선교사가 망얀족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한 교회 성도의 요청에 의해서이다. 타갈로그족인 그 성도는 망얀족이 살고 있는 민도로섬 출신이었다. 그는 이용진 선교사에게 망얀족을 전도해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이 선교사는 교회에서 팀을 꾸려 해당 지역으로 향했다. 


이 선교사는 망얀족과의 첫 만남에서 큰 감동을 느꼈다. 망얀족에게 전도를 하니 주님을 영접하고 교회를 세워달라고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이 선교사는 먹을 것조차 부족해 힘든 상황인 그들이 복음을 들은 후 이렇게 적극적으로 예배드릴 공간을 만들어달라며 변화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끓어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이 선교사는 그곳에 교회를 짓고 다니엘이라는 이름의 목사를 파송하며 계속해서 제자화를 이뤄내고 있는 중이다.


이 선교사는 망얀족을 위한 한가지 프로젝트를 고백했다. 그 일은 바로 망얀족들의 상황이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어떠한 농업기술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다. 현재 40여 년간 농어촌 목회를 한 후 은퇴한 한 목회자가 필리핀 선교사로 올 예정이다. 이 선교사는 2년째 은퇴 목회자와 함께 망얀족이 자립할 수 있도록 여러 준비를 이어오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각 마을에 농장을 세우고 가축을 나눠줘서 그것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이렇게 각 마을의 교회를 중심으로 농장을 세우고 더 나아가 이를 협동조합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선교 바톤이 계속 이어지기를
이 선교사는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 “사람을 세워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또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는데 쓰임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에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아직 많은 교회가 선교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그래도 코로나로 인한 여파가 선교계에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교회와 선교사가 끊임없이 소통하며 기도하며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선교사는 이제 더 이상 젊은 선교사들이 탄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현지인들을 선교사나 목회자로 세워나가고 있지만 현지인만의 장점이 있는 것처럼 외국인 선교사도 그들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에 의한 선교 동력이 끊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 선교사는 이러한 선교의 바톤을 넘겨받을 적임자로 MK(선교사 자녀)를 점찍었다. 현지에서 자랐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고 현지인 친구들도 많기 때문에 선교사로서 잘 적응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이러한 선교자원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했다.

필리핀=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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