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설교의 영역에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예견된 일이지만 결국 신의 영역까지 깊숙하게 들어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의 인공지능연구소인 오픈에이아이가 만든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는 대화창에 채팅을 하듯 궁금한 내용을 입력하면 딥러닝을 통해 맞춤형 답을 내놓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설교문까지 만들어내는 능력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 사실 상상 그 이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미 내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의 정보만 노출되는 알고리즘은 보편화돼 있다. 유튜브를 통해 설교를 검색하고 계속해서 설교 영상을 보게 되면 알고리즘을 통해 관련 동영상이 안내된다. 이미 우리는 이런 형식의 익숙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음의 복된 소식은 설교를 통해 전해진다. 설교는 수많은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성경연구와 성령의 영감과 감동의 열매이기도 하다.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들은 성경을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설교는 설교자가 받은 영감과 체험에 따라 다양한 메시지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앞으로는 AI, ‘챗GPT’을 통해 이뤄질 수도 있다.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입력해 분량을 지정하면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결과물이 나온다. 이는 빅데이터의 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설교의 영적인 영감까지 AI에게 맡겨도 되는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챗GPT’을 이용하면 실제로 완벽에 가까운 구성과 내용을 담고 있다. 목회자들의 설교 한 편을 준비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제 목회자들은 AI 도움 없이 설교를 어떻게 준비할지 염려될 정도다.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설교 표절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제는 AI에 의지하면 표절은 없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그래서 나오고 있다.
교회는 주일마다 선포된 수 만 편의 설교들을 통해 성도들에게 새 힘과 감동, 결단의 열매를 맺는다. 단 한 번의 설교를 통해서 한 영혼이 변화되고 불신자들이 주 앞에 돌아오기도 한다. 설교는 한 영혼을 살리는 동시에 믿음의 자녀들에게는 새 힘과 새 능력으로 세상의 악한 영들과 대적하는 힘을 얻는 영적인 양식이다.
한국교회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완전한 설교문을 만들어 내기보다 본문을 연구하고 설교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부분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그것은 목회자가 준비한 설교가 아닌 기계가 만들어낸 문자일 수밖에 없다. 목회자의 설교는 목양을 하는 입장에서 성도들의 필요로 한 부분을 채워준다. 또한 설교는 한 영혼을 향한 위로와 격려가 압축돼 담겨 있다. 인공지능의 설교문은 인공지능이 제공한 정답식 문제해결과 함께 맞춤형 본문과 예화, 적용 등에 우리가 만족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과연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성도들은 교회와 목회자를 찾는 대신해 인공지능을 통해 내가 원하고 듣고 싶은 내용만을 취사선택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성경은 66권, 1189장, 3만 1105절로 이뤄져 있다.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어느 한 구절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목회자의 설교도 마찬가지다. 한 편의 설교는 사람을 살리고 죽어가는 영혼을 깨운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성경에 충실한 설교가 한국교회를 치유하고 회복시켜준다는 사실을 목회자들은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