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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진정성과 통찰을 엿보는 경험담

순회 선교사의 쓸모 | 김형윤 지음 | 엎드림 | 416쪽 | 17000원

이 책은 우리교단 해외선교회(이사장 문기태 목사, 회장 주민호 목사) 1호 순회선교사이자 세계순회선교회 대표인 김형윤 목사의 처녀작이다. 저자는 해외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가 효과적인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타 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는 가족, 친지, 동료를 떠나 사역을 하게 된다. 하나님의 소명으로 헌신했더라도 이 과정에서 영적, 정서적, 사역적 차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렇게 선교사가 위로와 동역자를 필요로 할 때 그들을 찾아가 목회적 자문과 실제적 도움을 주는 이가 순회선교사이다. 영적으로 위로하고 재정적으로도 도우며 제자훈련 및 신학교 강의 등을 통해 현지 선교사들의 사역을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교단은 1989년 인도네시아에 첫 선교사를 파송한 이래 35년이 지난 현재 64개국에 760명(331가정, 98 독신 선교사)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선교 역사와 파송 선교사의 규모를 고려하면, 선교사 지원 사역 역시 매우 중요한 사역임이 틀림없다. 저자는 은퇴하기까지 3개의 지역교회 사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선교회 이사장 등 직간접적으로 선교 사역을 펼쳐왔다. 저자 자신도 인정하듯이 저자는 선교학자도 아니고 더욱이 선교전문가는 아니다 그렇다고 선교지에서 잔뼈가 굵은 선교사도 아니다. 그런데도 저자가 선교에 대한 소명과 헌신에 사로잡힌 이유는 “영혼에 대한 사랑”에 정초하고 있다. 또한, 목회를 모범적으로 마무리하고, 전보다 더 활발하게 순회선교사역을 감당하게 된 이유가 “목회는 계주다”란 그의 목회관에 기초하고 있음도 엿볼 수 있다.
‘순회선교사의 쓸모’는 빙산과 같은 구성을 하고 있다. 책의 내용 중 1/5은 순회 선교 이야기, 나머지 4/5는 다른 이야기 즉 저자의 선교 사역과 선교관을 이해할 수 있는 배경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순회선교사의 쓸모’란 제목에 비하면 적은 분량이다. 즉, 저자가 목회자로 사역하면서 만난 사람들, 일상의 단상, 목회 사역 에피소드 및 목회관, 절기 이야기가 더 많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성품이 반영된 글에서 평안함과 따뜻함을 느낀다. 또한 저자가 왜 선교에 방점을 찍은 목회를 하게 됐으며 은퇴 후에도 순회선교사로 헌신하게 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감당하는 순회선교사역이 선교현장의 선교사들에게 얼마나 큰 유익을 끼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저자가 선교 여행과 관련해서 “선교를 나가는 사람들이 조심할 것이 있는데 한두 번의 방문으로 선교지와 그 나라에 대해서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하는 당부는 저자의 선교를 대하는 진정성과 통찰을 엿보게 해준다. 이 부분은 젊은 날 선교단체에서 훈련받고, 목회자가 되어 사역지마다 선교 축제, 단기 선교 등 선교 동원 사역을 꾸준히 하는 필자 역시 격하게 공감되는 말이다. 한 때 “선교하는 교회는 망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선교를 교회 부흥의 수단으로 여기거나 한국 교회나 목회 상황을 그대로 선교지에 투영해 선교를 이해하는 오류를 피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되는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순회선교사가 쓸모 있는지, 어떻게 쓸모 있는지를 보게 된다. 나아가 순회선교사의 자격까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박찬익 목사
교회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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