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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한국침례교의 항일운동사

일제강점기 한국침례교의 항일운동사-2
오지원 목사
한국침례교회사연구소 소장
(사)침례교 역사신학회 이사
ohjw7942@naver.com

2. 말콤 펜윅의 기독교적 애국활동 : 대한노래(1906)
지금까지 발견된 역사적 문헌에서 찾을 수 있는 침례교 항일운동의 효시(嚆矢)가 서울에서 개최된 초교파적 위국 기도회에 서울의 침례교인들이 참여한 것에서 비롯됐다면, 침례교 항일운동의 사상적 토대는 “한국침례교의 아버지”라 일컫는 말콤 펜윅의 기독교적 애국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는 1889년에 평신도로 내한했다가 1893년 귀국했고, 이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1896년에 재차 내한했다. 원산에서 활동하던 펜윅은 일제의 내정 간섭으로 점차 그 힘을 잃어가는 대한제국을 바라보며 1906년 8월에 “My Country Tai Han”(내 나라 대한)이라는 애국적 사상이 담긴 가사의 노래를 발표했다. 가독성을 위해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필자가 현대어로 고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한노래>
(1절) 우리 대한나라 대한국을 위해 노래합세. 열성조 나신데 또 돌아가셨네.
모든 산 곁에서 노래합세.
(2절) 우리 대한 이름 어찌 사랑할까? 우리 대한 그 산과 골이나 그 강과 수풀 다,
사랑하는 우리 노래합세.
(3절) 걱정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 성자 믿세. 구주 믿는 백성 성경을 좇으면,
우무 나라던지 핍박 없네.
(4절) 맘 먹고 일어나 하나님 앞에서 기도합세. 잘못된 일 자복 죄 사함을 받어,
기독께 의지로 나라 세워
(5절) 기자 세운 나라 어찌 잊을 소냐 만세, 만세. 대한의 사람 다 행실 뉘어쳐 고쳐
힘써서 나라를 다시 세워.

 

1926년 6월 3일 조선총독부 경무국장(三矢宮松)이 보내고, 같은 해 6월 8일 외무성 아세아 국장(木村銳市)이 수신한 ‘불령단관계잡건’(不逞團關係雜件-朝鮮人의 部-在歐米 8, 朝保密 제329호) 내의 ‘요주의 외국인 여행에 관한 건’에 의하면, 펜윅이 감시 대상자로 언급된다. 이는 그가 외국인이었다는 것을 넘어 그의 사상을 일제가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펜윅은 일본의 한국 지배를 싫어했는데, 이는 일본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힘을 앞세워 이웃 나라를 침략해 식민지로 삼고 약탈하는 행위는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다른 악한 행위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루는 조선총독부에서 펜윅을 호출했다. 그들은 펜윅에게 “당신은 선교하지 말고 본국으로 돌아가시오. 누구의 허락을 받고 한국에서 선교하느냐?”라고 윽박지르며 그가 한국에서 선교할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트집을 잡고 협박했다. 이때 펜윅은 너무도 당당한 모습으로 “나는 오래전에 벌써 허가를 받았고, 명령을 받아 선교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들에게 신약성경 사도행전 1장 8절의 말씀을 펼쳐 보였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이에 조사하던 일본 관리가 오히려 당황해 말이 안 통한다는 듯이 펜윅을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처럼 펜윅은 제국주의 일본을 싫어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방해에 당당히 맞섬으로 반일적 활동을 보였다.


앞서 인용한 “My Country Tai Han”(내 나라 대한)은 ‘코리아 리뷰(Korea Review)’ 1906년 8월호 320쪽에 게재된 것으로, ‘God save the King’이라는 잉글랜드 국가의 멜로디에 펜윅이 작사한 것이다(통일 찬송가 50장 ‘피난처 있으니’도 잉글랜드 국가의 곡조에 가사를 붙인 것임). 이는 나라 사랑 성격의 애국가적 특징을 갖는데, 한국에서 애국가의 최초 등장은 1896년 서재필에 의해 독립협회가 결성되고 ‘독립신문’의 제안에서부터였다. ‘독립신문’에서 국가(國歌) 제정을 위한 애국가 부르기 운동이 애국가의 효시가 됐다. 1897년 국호가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뀐 후 1899년까지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애국 가사들의 등장으로 ‘애국가’인 작품만도 10여 편이 넘었다. 이렇게 많은 애국가의 등장은 새로운 근대국가로 발돋움하려는 한국을 널리 알리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데 있었다.


1905년 일제의 강압에 의한 을사늑약과 1906년 통감부 설치를 통해 한국의 생존이 경각(頃刻)에 처해있을 때, 펜윅은 이를 외면하지 않았고, 한국인의 애국사상 고취를 위해 ‘대한 노래’를 발표했다. 그의 ‘대한 노래’가 표면적으로는 애국가(愛國歌)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그 내면에는 철저하게 기독교에 바탕을 두고 있다. 1절에서 열성조가 낳고 돌아가신 한국의 유구한 역사를, 2절에서는 한국의 지리적 아름다움을, 3절에서는 일제의 을사늑약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하나님만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며 성경을 좇을 것을, 4절에서는 회개하고 죄사함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나라를 세울 것을, 5절에서는 한국의 만세를 기원하며 회개를 통해 나라를 다시 세울 것을 노래했다.


펜윅의 ‘대한 노래’에 나타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걱정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세요. 마음을 합하여 일어나 하나님 앞에서 기도합시다. 잘못된 일을 자복하고 죄 사함을 받아 그리스도께 의지하여 나라를 세우고, 다 행실 뉘우치고 고쳐 힘써서 나라를 다시 세웁시다.” 펜윅은 뜨거운 신앙적 열정으로 이 나라와 민족이 나가야 할 분명한 길을 제시했는데, 진정한 애국은 진정한 기독교 신앙에서 찾아야 하며, 오직 하나님만 믿고 의지할 때 한국의 운명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래 어디에도 일제에 맞서 싸운다거나 직접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다. 철저하게 기독교 신앙을 토대로 한 성비폭력적 저항을 노래했고, 이것이 성경적 가르침이요 바람직한 애국 활동으로 보았다. 이는 그의 애국정신을 보여준 것이며, 당시 한국 내에서 일어난 여러 애국 운동 중에 또 다른 길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펜윅은 일제를 싫어했으나, 한국인 신자들에게는 누구든지 올바른 국가관을 가지고 자기 나라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자기 나라를 사랑할 줄 모르고, 국가에 충성할 줄 모르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도 하나님을 잘 섬길 수 없는 사람이 될 것이라 했다. 구약시대의 모세나 신약시대의 바울과 같이 펜윅은 국가는 하나님께서 주신 최대의 선물이라고 가르쳤다. 부모에게 효를 다하고, 이웃 어른들을 섬기는 일은 인간사회에 있어서 가장 큰 예의요, 도덕이라 했다. 그래서 그는 제자들이 찾아올 때면 한복 차림에 큰절하도록 했다. 이처럼 한국문화를 존중하고 나라 사랑의 길을 제시해 줬다. 이 같은 펜윅의 가르침과 사상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며, 큰 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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