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기자단은 지난 12월 19일 왕십리에 위치한 서울제일교회 내 학원복음화협의회 세미나실에서 2024 한국선교결산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선교기자단은 조샘 선교사(전 인터서브 대표)와 정용구 목사(KWMA), 장창수 선교사(WEC국제선교회)를 발제자로 초청해 선교계의 이슈들을 정리했다.
‘제4차 로잔대회 무엇을 남겼나’란 주제로 발제한 조샘 선교사는 로잔의 기원과 발자취를 소개하며 지난 9월 열린 서울-인천 로잔 대회에 대한 평가를 나눴다.
조샘 선교사에 설명에 따르면 로잔 대회는 1,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혼란에서 비롯됐다. “여전히 복음은 해답이 되는가?” “여전히 선교는 필요한가?”라는 질문과 WCC와 자유주의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 등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로잔대회는 시작됐다. 로잔대회라고 하는 복음주의자들의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개인들의 초청으로만 모였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한 조직을 대표하거나 나라를 대표하는 모임이 아니라 선교적 이슈로 인해 모인 대회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선교의 개념이 미전도 종족에게 가서 개종을 시키고 교회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사회 변혁과 생태 문제까지 들어가는 복음의 총체성을 갖게 된다. 로잔 대회는 미국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빌리 그레이엄과 존 스토트를 비롯해 르네 파띠야를 비롯한 남미 해방신학자들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서로 교제하며 로잔을 이끌어왔다. 미국의 강력한 돈과 조직, 그리고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주의성, 특별히 복음전도에 있어서 개인과 교회 만을 생각하려고 하는 미전도 종족 전도 중심의 흐름 등과 난민 문제 등 사회적 변혁을 함께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그네를 타며 오늘에 이르게 됐다.
조샘 선교사는 “2010년(케이프타운 대회)에 다시 총체성으로 갔다가 다시 거기서 멈출 줄 알았다. 그런데 서울-인천대회는 그렇지 않았다”며 총체성이 아닌 근본주의로 돌아간 로잔대회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인천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사회적 책임은 안된다” “동성애를 반대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러한 이야기들이 이번 대회에 적극적으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조 선교사는 로잔대회가 끝난 후 열린 10.27 집회 또한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며 이번 로잔 선언문이 10.27집회의 바닥을 깔아줬다고 분석했다.
조 선교사는 이번 로잔 선언문을 분석하며 “7개의 조항을 보면 그중 4개는 우리가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근본주의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는 딱 3가지만 말한다”며 “특히 기술에 대한 부분은 그 내용이 굉장히 수단적이다. 기술이 갖고 있는 신학적인고 인문학적인 이해가 거의 없다. 굉장히 형편없는 문건이다. 선교적인 선언문이 아닌 종교적인 선언문이 나온 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선교사는 이번 로잔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다름아닌 선교의 장이 공공의 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로잔대회에서 펼쳐진 26개 이슈 소그룹 가운데 일터 사역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았고 이는 선교가 미전도 종족에서 공공의 장으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제 선교에 있어서 자비량을 하지 않으면 그 문을 열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정용구 목사가 나와 “한국선교의 새로운 푯대, New Target 2030”을 주제로 발제했다. 선교계는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그동안 걸어보지 못한 경험을 했고, 인공지능과 기후위기 및 국제 정세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선교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필요해졌다. 이에 8차 NCOWE(세계선교전략회의, 2023년 6월 13~16일,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가 열리며 지난날의 선교를 재고(Rethinking)하는 시간을 가졌고, 10개의 트랙별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방향들을 하나씩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2023년도에 이를 위한 다양한 결의문과 선언문이 발표가 됐고, 2024년은 발표된 선언문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로드맵(Roadmap)을 구성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Action plan)을 만들어 갔다. 이러한 것이 반영돼 발표된 것이 ‘New Target 2030’ 이다.
‘New Target 2030’은 한국교회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4가지 선교영역으로 국제적으로는‘비서구 중심의 선교 운동’, 국내적으로는 ‘이주민 선교’, 그리고 선교의 지속성과 확장을 위해 ‘다음세대 선교’와 ‘디지털 선교’를 제시했다. 너무 먼 미래가 아닌 시간으로 구체적으로 함께 집중해야 될 것을 4가지 주제로 함축했고, 각 주제에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포함시켰다.
정용구 목사는 “아직 ‘New Target 2030’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앞으로 좀 더 잘 맞춰 나가면서 교회나 선교사들에게도 이 ‘New Target 2030’에 대한 설명을 좀 더 깊이 있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장창수 선교사가 ‘데이터로 보는 2024 선교지 현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 선교사는 현재 한국 선교사는 174개국 2만 1917명이 파송받아 사역을 펼치고 있으며 50대 이상 선교사의 비율 증가와 20~40대 선교사 감소로 고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현재의 선교가 여전히 우월성에 갇혀 제국주의적이고 정복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 선교사는 “기존의 선교와 조직 안에서 젊은이들을 충원하는 차원에서의 접근은 그 어떤 것으로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그는 “선교사를 몇 명이나 보냈느냐는 접근보다 선별된 선교사들을 보내는 선진국형 선교로 전환됐을 때 아마도 좀 더 우리 안의 선교에 대한 발전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