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아버지 허락 없으면 한 마리 새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처럼 제103차 정기총회가 성황리에 마치기까지 모든 것을 아버지께서 이루셨습니다.
정기총회 개최 준비부터 무려 2년동안 이 일을 준비했습니다. 순천교회 모든 성도들이 금식기도, 릴레이 기도, 구역기도, 개인기도, 연합기도 등 그 기도의 분량을 이루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기도로 준비하는 동안 수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순천시에 보조금을 신청할 때였습니다. 시장님까지 결재했던 안건을 시의회에서 “단일 교단에 보조하면 형평성에 어긋나고 이단이나 다른 단체까지 이의를 제기하니 할 수 없다.” 또는 “순천에 침례교회가 2교회 밖에 없다. 이를 허락할 수 없다”면서 지원을 부결시키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참담함과 서러움을 뒤로하고 이듬해 추가로 재신청해서 순천지역 타교단들도 부러워할 정도로 2천만원이 넘는 행사 보조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었습니다. 교회 성도들도 순천 총회개최를 위한 후원 헌금을 모았다. 여전도회에서는 3개월동안 돈가스 사업을 해서 700만원을 헌금했고 모 성도는 20년 근속 순금 매달 10돈을 헌금했으며 한려지방회와 지역 교회들도 함께 동참했다.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2013년 10월 대통령이 참석하는 대형 행사가 순천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시에서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 행사를 위해 팔마실내체육관을 사용해야 하니 총회 장소로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와 함께 인근 주변 체육관이나 타 교단 교회를 추천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결의한 대로 전국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기도하며 준비한 총회가 다른 교단의 교회에서 치러지는 것을 상상해 본다면 정말 부끄럽고 분하고 억울한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결국 모두가 기도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모든 성도가 함께 기도하면서 체육관 리모델링을 독려했습니다. 매일 매일 상주하다시피하며 인부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고 때로는 다그치기도 하면서 야간작업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결국 총회 직전에 모든 것이 완료되고 드디어 정기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이 모든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했던 이번 일에 우리 순천교회 성도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총회 대의원들을 섬기고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몇몇 목사님들이 ‘왜 총회를 개최했느냐’ ‘다른 의도가 있느냐’ ‘교회 자랑을 하고 싶으냐’ 등등 동료 목회자로서 가슴 아픈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떤 이익도 없습니다. 오히려 3박 4일간 휴가를 내며 기꺼이 헌신해준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왜 이렇게 고생의 길을 걸어야 되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침례교회의 불모지인 전남 순천에서 침례교회가 이렇게 자랑스러운 교단이라는 것을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이라는 것을 마음껏 뽐내고 싶었습니다. 침례교회가 이단이 아니고 정통교단이라는 것을 선포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자리도 명예도 아닙니다. 작은교회가 이 일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전교인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섬기고 봉사했습니다. 정회를 하고 하루를 마칠 때는 맨 마지막까지 체육관을 청소하고 정리했던 이들의 모습에 진심으로 위로와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순천 총회를 통해 하나님 앞에 진 빚, 교단 앞에 진 빛을 갚을 일만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셔서 무사히 정기총회가 성료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전국교회 목사님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정대기 목사 / 순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