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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altitude)가 아니라 태도(attitude)입니다


한 자매가 설교말씀을 듣고서 그것을 적용하면서 간증문을 보내왔는데 그 중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주일 설교를 들으면서 내 삶 속에서 하나님 마음을 얼마나 생각하며 살았는지 문득 되돌아봅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기뻐하실까?

요즘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아직도 내 직업에 대해서 만족을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기까지 온 것도 내 삶의 일부분이고 나는 최선을 다 한 것 같은데 뭔가 만족스럽지 않고 다른 일을 찾아야 행복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떤 때는 재도전해서 교사가 되고 싶기도 하고, 때론 유명한 프랜차이즈를 내건 학원을 운영해보는 것도 그럴 듯하고, 아님 만드는 걸 좋아하니 초콜릿 카페를 내볼까, 아니면 운동하는 것이 즐거우리까 헬스트레이너에 도전장을 던질까 고민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저를 어디에 쓰실 것인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나님의 영광을 삶 속에서도 드러나게 할 수 있을까를 날마다 물어봅니다. 그러다 문득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나의 일의 종류나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하나님께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를 보실 것 같았습니다. 어느 회사, 어느 직장, 어느 직급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를 중요하게 여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늘 내 입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을 순번을 정해 놓고 물었었습니다.

늘 물어보라고 했으니 난 물어본다고 흡족해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 하나님께는 내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느냐 보다도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사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기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위보다도 내 마음의 중심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하늘에서, 시공을 초월해서, 몇 년이 아니라 몇 십 년도 아니고 태초부터 존재하시는 하나님의 스케일을 본다면, 그냥 쓰윽 한 번 보시고 말 것 같은 것들에 나는 목숨 걸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고민하는 선택의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임을 말하고 싶으셨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일, 내가 무슨 일을 할까 부터 시작해서 어떤 자리에 오를까 까지 우리는 숱한 고민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고지를 점령하라고 학습을 받고, 그래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 일생의 목표인 양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거기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이 살아왔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니 우리 인생은 고지를 점령하는 삶이 아니라 광야를 지나는 나그네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번에 사막을 여행하면서 깨달을 것은, 우리 인생을 산을 오르는 시간보다는 사막을 지나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느꼈다. 늘 산을 오르는 인생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렇게 정상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주변을 돌아볼 겨를도,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그냥 앞만 보며 달렸었다. 학생 시절 읽었던 트리나 포올러스<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에 보면 두 애벌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노랑 애벌레와 검정 애벌레이다. 어느 날 길을 걷던 그들은 저 멀리에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거대한 봉우리를 보게 된다.


그것이 무엇인지 가까이에 가본 그들은 깜짝 놀랐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들과 같은 벌레들의 무리였던 것이다. 탑처럼 하늘 높이 쌓아올려진 애벌레의 무리를 보면서 그들도 올라가 보기로 결심을 한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내려오는 애벌레들이 말한다.


그 위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하지만 이 숱한 무리들이 아무 것도 없는 곳에 올라갈리 만무할 거라는 생각에 상대를 밟고 위로 위로 계속 올라간다, 어느 시점에서는 자기가 사랑하는 노랑 애벌레를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지만, 목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두 눈을 질끈 감고는 드디어 꼭대기에 다다랐다. 그리고 그가 본 것은 허공이었다.


그냥 애벌레의 탑에 불과했던 것이다. 정상을 오르고 싶어 하지만 정작 정상에 오르고 나면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고작해야 약 10분 정도 머무르는 것이 고작이지 싶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산을 내려온다. 그리고 또 다른 정상을 오를 것을 계획한다. 그러다보니 주변에 있는 행복과 기쁨을 누리지 못한 채 나는 왜 남들처럼 행복하지 못하냐고 투덜거리며 살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높이에 오르는지, 어느 곳에 오르는지 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에 더 관심이 많은데 말이다. 얼마나 큰일을 했느냐 보다는 어떤 사람으로 살았는지, 얼마나 큰 교회의 목사로 섬겼는지 보다는 어떤 목사로 섬겼는지에 더 관심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태도보다는 지위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사울이 생각이 난다. 왕의 자리를 놓고 싶지 않아 무리수를 두었던, 그래서 하나님의 눈 밖에 났던 사울. 그런 반면 다윗은 왕의 자리보다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가를 질문하면서, 사울을 죽임으로서 지긋지긋한 도망자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편하게 살 수 있었던 기회 앞에서도 사울을 죽이는 대신 살려주는 길을 선택한 다윗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새의 아들 다윗을 보니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나는 외모를 보지 않고 사람의 중심을 보신다. 결국 다윗은 지위보다는 태도를 선택한 것이다. 자리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택한 것이다. 내 인생도 어떤 지위에 있느냐 보다도 내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제라도 지위가 아닌 태도를 점검하며 살고 싶다. 큰 목사보다는 좋은 목사가 되고 싶다.


조범준 목사

영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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