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제104차 총회임원회가 출발했다. 총회는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말도 많고 이견도 많다. 그런 이견들을 하나로 통합해 가는 것이 공동체의 저력이다. 우리 총회가 그런 저력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총회에 회자되는 말들 가운데는 이것은 아니다 싶은 치졸한 이야기들이 있어 안타깝다. 좀 더 신중하게 말 하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는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모두 잃어버렸고, 자정능력을 상실한지 오래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한국기독교의 책임을 지닌 우리 총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 총회는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될 과제들로 가득 차 있다.
무엇보다 서로간의 불신이 교단 내에 팽배해 있고, 그러한 가운데 침례병원, 미자립교회, 은급, 침례신학대학교, 교회진흥원, 사회적 역할 등의 문제가 현안으로 봉착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성숙함이 요구되는 때이다.
집안이 어려울 때는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리고 서로 말을 조심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기 입맛대로 무책임하게 말 하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104차 총회임원, 기관장, 지방회의 지도자들이 모인 ‘교단발전협의회’가 형식적인 모임이 아니라 우리의 안목에 변화가 오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현미경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이해관계를 보고 극심한 다툼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라 망원경적인 시각으로 모든 문제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하고, 격려했으면 한다. 우리는 서로가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니고 함께 사랑하며 주님의 비전을 이루어가야 할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주님을 바라보자. 총회의 존재와 역할을 바라보자.
기관의 존재와 역할을 바라보자. 우리 총회를 주시하는 사회적 관심에 부응하자. 우리는 영웅호걸은 아니지만 그 보다 더 값진 세상을 변화 시킬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다. 하나님의 자녀답게 통 크고 열린 가슴으로 총회와 기관과 지방회와 교회를 섬기자.
한국교회는 그루터기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교단은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협력’, ‘원칙’, ‘섬김’이라는 3가지 키워드에 사역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에 우리 총회가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총회가 되도록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Agenda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목회자 수급문제
침례신학대학교는 학부 신학과 100명, 신학대학원 160명, 목회신학대학원 40명을 매년 배출하고 있다. 졸업자들이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고, 과거에 비해 교회개척자들도 감소되고 있다. 앞으로 학령인구의 절대적 감소로 입학정원을 채우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교단과 학교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수급조절과 영성 및 인성수련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교역자수급 불균형의 문제는 신학교의 정원을 축소하는 식의 단편적인 접근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교단차원에서 교역자 양성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위원회의 직무와 기능정비
총회 산하 각 위원회의 경우 직무에 대한 합리적인 조정과 적절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 일부 특정 위원의 불순한 이해관계가 반영될 경우에도 이를 제어할 특별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사회적 관심이 높은 문제와 신학적 이견들로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위원회를 두어 연구하게 하므로 교회들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교단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생명윤리 위원회 2) 통일선교 위원회 3) 노인복지 위원회 4) 동성애 대책위원회 5) 규약연구 위원회
3. 미래목회교육 최고과정
목사안수 받은 후 5년차(혹은 3년차)에 있는 목사님들을 대상으로 총회가 미래목회 부흥과 사역을 위해 최고과정을 열어 시대적 요구를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내우외환에 처해 있는 목회환경에 대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
4. 은급제도
은급제도를 효율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고, 미자립 교역자들을 위한 대안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한 정책적 대안마련이 절실하다.
5. 평신도 협력 방안
교단 산하 전국남선교연합회, 전국여성선교연합회의 임원 및 회원들이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여 교단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선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6. 침례교 바로세우기
침례교회의 정체성과 일체감을 위한 개혁적 과제들에 대한 정책과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협동비 바로내기, 교회재정 투명운영, 선거풍토 개선 등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이에 대한 정책제시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일시적 현상이라고 오판하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 회복이 불가능 할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2050년경 한국교회 성도수가 300~400만명으로,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8년이면 교회 재정이 지금의 50%로 줄어든다고 예측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교단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상생이 필요하다. 개교회이기주의가 아닌 ‘협력, 원칙, 섬김’을 통해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김종걸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