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 간 이슬람 극단 테러단체들의 준동과 다양한 사건사고들로 선교현장은 위험과 위협들로 넘쳐났다. 작년 연말 ‘에어아시아機 추락사고(12.28)’로 인한 선교사 일가족의 사망, 새해 벽두 알카에다의 ‘파리 샤를리 엡도 잡지사 테러(1.8)’가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더니, ‘한국인 10대 소년의 IS가담 추정소식(1.10)’은 막연하게 먼 나라 일로만 느꼈던 IS의 존재감이 한국인들에게도 충격적으로 다가오게 된 사건이었다,
이어서 파리테러 후폭풍인 ‘니제르 폭동사태(1.18)’로 인한 한국인들의 긴급대피와 시설물 피해 발생, 이어진 IS의 ‘일본인 인질 살해 협박과 2억 달러 몸값 요구(1.20)’와 ‘류카와씨 살해사건(1.24)’으로 IS의 영향력이 동아시아까지 미치게 됨을 모두가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 후 ‘필리핀 한국인 유학생 피격 사건(1.24)’과 ‘필리핀 피랍 한국인 4명의 석방(1.26)’, 다음 날에는 ‘리비아 5성급 코린시아 호텔 테러사건(1.27)’으로 외국인 사망자 5명 중, 한국인 포함 여부가 국내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국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다.
‘IS, 남아시아(파키스탄, 아프간) 책임자 임명소식(1.29)’으로 인도와 중국에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저들의 속셈이 알려지게 되었으며, ‘일본 언론인 고토 겐지씨 살해사건(1.31)’은 세계 1위 안전국 일본 열도와 전 세계를 극도의 분노와 테러 공포로 몰아넣었다.
물론 한국교회와 파송 선교사들이 직접 관련된 사건사고들도 일부 있었지만, 위기관리재단으로서는 해외에서의 큰 사건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혹시라도 한국 선교사들이나 성도들이 관련되지는 않았을까?’라는 조바심에서 매번마다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전례 없이 바빴던 1월 한 달이었다.
2012년 11월 27일부터 지구촌의 각종 사건사고 정보들을 수집?정리하여 선교단체와 교계에 ‘최신 위기정보’ 형태로 제공하면서 최근 느끼는 사실은, ‘한국인들도 국내외에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IS의 사탕발림 유혹에 철없는 10대 소년이 넘어갔듯이, 어찌 보면 이미 ‘IS나 알카에다가 우리 문 앞까지 와 있다’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해외 거주 한국인들의 신변안전에 대한 대책 강구와 더불어, 국제 테러단체들이 국내에 들어와 둥지(지부)를 틀고 있을 가능성도 면밀하게 조사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뉴스(1.31일자)에 의하면, 지난 5년 동안 국제테러 조직의 국내 잠입 및 테러활동으로 적발된 건수가 50여 건에 이르지만, 처벌할 마땅한 법률이 없어 강제출국 조치만 취하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실상 테러방지법 제정이 국회에서 과거 여덟 차례나 발의되었지만, 누구보다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할 국회가 자신들의 정파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혹은 좌파 진영들의 반대 논리로 지금까지 입법을 미루는 행위는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세월호 사건에서 이미 우리 모두가 경험한 바와 마찬가지로, ‘파리 테러사건’처럼 갑자기 당할 수밖에 없는 무장테러로 인한 소시민들의 피눈물을 본 후에나 움직이려는 심산인가? 국회의원들의 위기관리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 각 영역에서 위기관리라는 용어가 무성하게 등장하고 있다. 위기와 위험이란 항상 그림자처럼 존재해 왔다. 인생은 잉태하는 순간이 위기의 시작이요, 위기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살다가, 죽음 문턱(위기 크라이막스)을 넘는 순간이 위기의 종말, 곧 영원한 안식의 시작이 된다. 위기는 전 생애를 우리와 동행한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인생의 동반자일지도 모른다.
“너희가 세상에서 환란(위기)을 당하나 담대 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사실 지금까지 ‘위기관리’라는 용어가 별로 사용되지 않았을 뿐이지, 위기관리는 모든 영역에서 우리들의 삶에 체화되어 왔다.
약을 복용하는 것, 운동으로 건강 관리하는 것, 수입과 지출계획을 세우는 것, 다양한 보험 상품에 가입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휴식과 상담, 해외안전여행을 위하여 위기정보를 모으며 안전에 대비하는 것, 전쟁을 대비한 민방위 훈련 실시, 건강한 사역을 위한 선교사 돌봄 사역 등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위기관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위기관리란 위기가 닥치기 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위기상황이 발생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피해 최소화를 위한 후속조처가 따를 뿐이기 때문이다. 모든 위기를 막을 수는 없다. 교통사고나 산불예방 캠페인을 해도 사고는 계속 일어나듯이, 위기를 완전히 제거할 특효약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관리 교육훈련으로 위기에 대한 인식변화와 생활 습관(Life Style) 개선을 통하여 위기를 상당한 정도로 예방하거나 축소할 수는 있다.
위기관리의 목적은 후속적인 관리활동보다는 예방 활동에 있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위기관리사역의 70%는 예방업무와 관련된 것이고, 나머지 30% 정도가 상황 관리활동과 후속조처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어떠한 위험요소가 개인과 가정, 조직 구성원들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잠재적 위험 요소들을 사전에 포착하고 모니터링 하여 잘 관리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게 하시고.....”
우리는 내일 일을 미리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연약한 피조물이다. 위기(고난)는 그러한 인생의 한 구성요소로 엮어져 있기에, 주관자 되신 하나님 한 분만을 의지하며, 날마다 ‘청지기적인 관리자’로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김진대 목사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