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발 구절리행 기차를 타고
증산을 지나 정선에 닿으면
비행기재보다 조금은 높게
아리랑고개보다 조금은 슬프게
겁주는 덕송리
뿌연 연기 등에 업고
그림자는 싸안고
어깨 들썩이는 비봉산
몇 개의 돌무덤과 바위까지도
같이 흔들리고 있다
그림자 위로 떠가는 구름들
그 구름 이어져 한강까지 가려나
아니면 천상에 보금자리 일구신
내 어머니 따뜻한 품에 달려가려나
빛없는 곳에 작은 불씨 타오르듯
말없는 곳에 작은 속삭임 생겨
산이며 강이며 소나무며 온밤 뒤척이는데
하늘에선 바람만 날고 있었다
김현자 / 서울성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