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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냐 사랑의 말이냐

개인 기록경기가 아닌 팀별 운동경기는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 전체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작업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부모체계, 부부체계, 자녀체계에 있어서 각 체계에 맞는 특성과 요구되는 역할들이 있다. 부부는 자녀를 양육 할 때 발달단계에 따른 필요를 채워주며, 양가 부모에게는 효도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모든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은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한 몸의 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순기능의 가족은 구성원 개개인이 자존감이 높고 타인을 사랑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일에 잘 발달되어 있다. 이렇게 건강한 가족은 개개인이 행복하며 가족으로 모여 더욱 행복하다. 반면에 역기능 가족은 모든 체계에서 서로 상처를 주는 관계다. 개개인은 이미 내제된 상처로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고 있으며 서로 상처를 주며 갈등을 일으킨다.


우리는 누구나 관계를 통하여 소통하고 있다. 가족은 그 소통을 배우는 첫 번째 장소다.

건강한 가족은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관계로 소통을 하지만 상처 입은 가족은 둘과의 관계에서 힘의 불균형과 불평등의 관계를 갖는다. 누군가는 상처를 주고 다른 누군가는 상처를 받는다. 대부분 부모가 자녀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자신의 심리적, 신체적, 영적인 모든 의미에서 순기능 가족의 특징은 개개인이 자신의 자아 경계가 분명하고 잘 지켜진다는 것이다.


분명한 자아경계는 타인으로부터 부당한 침범을 당했을 때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항거 할 수 있는 능력이고 또한 주체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선택 하고 지속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반면에 역기능 가족의 특징은 자아경계가 불분명하고 자기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며 자신이 타인의 자아경계를 침범하든지 아니면 침범 당한다. 가정폭력도 그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아내와 자녀를 폭행하게 된다면 아내와 자녀들은 자신의 자아경계선이 침범당하고 파괴된다.


그러기에 사회에서는 가정폭력을 법으로 금지시킨다. 그러나 순기능 가족은 법이 없어도 법에서 요구하는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자유가 보장되며 자존감은 높으며 가족구성원들로 인하여 사랑과 행복을 느낀다. 지난주에 이사를 했다. 이삿짐을 싸는 과정에서 나무로 된 기다란 마포자루가 나왔다. 이것을 이삿짐센터 사장이 내게 양해를 구하고 자신이 가져가겠단다.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자식이 말을 잘 안들어 때려서 교육을 시키는 체벌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때리지 말고 말로 타이르라고 하니 말로 해서 안 들으니 때려서라도 말을 듣게 하겠단다. 그래도 참고 말로 타이르는 편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역기능이 대물림이 되듯이 이렇게 매를 대는 것도 전수가 된다.


심리적인 패턴을 보면 아버지 역시 어린 시절 역기능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였지만 자신이 아버지가 되었을 때 가해자가 되어 자신의 아들(과거 자신이 아들이었을 때 자신의 모습)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일들이 반복된다. 물론 명목은 공부해라, 부지런해라,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등 좋은 목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훈육에 사용되는 매는 훈육이름으로 포장하여 자신의 상처를 투사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이중메세지일 가능성이 높다.

부모들은 매를 들어 단 시간에 자녀의 성격이나 행동을 고치려 해서는 안 된다. 충분히 기다려야 된다. 자녀의 행동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자신이 먼저 자신의 미해결 된 상처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하고, 자녀의 발달단계에 맞는 필요를 채워 주는가를 확인하며 무엇보다도 먼저 사랑을 공급하므로 자녀의 자아경계선을 침범하지 않고 자녀 스스로 자기의 자아경계선을 지켜 낼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부모는 자신의 대에서 역기능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매를 맞았던 부모가 이제 자신의 자녀 앞에서 매를 내려놓아야 한다. 부모가 매를 내려놓는 것은 어린 시절 자신의 상처를 보게 되었다는 의미다. 또한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가해자였음도 알게 된다. 자신의 상처를 직면 할 때 자신의 낮은 자존감은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녀에게는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용서를 구하는 부모를 둔 자녀는 치유 받은 건강한 부모가 될 것이다. 이삿짐센터 사장은 매로 사용하려던 마포자루를 두고 갔다. 나는 이 마포자루를 가지고 어깨에 걸고 좌우로 스트레칭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박종화 목사 / 빛과사랑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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