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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를 읽고나서

김기복 목사 인천교회

『사피엔스』는 2011년 이스라엘에서 출간된 이래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이다. 저자는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세계사를 가르치고 있는 ‘유발 노아 하라리’박사이다. 600여 페이지의 분량이다.


그는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총균쇠』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며 “매우 큰 질문들을 제외하고 여기에 과학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총균쇠』는 보여주었다”고 밝힌다.
지난 4월에는 ‘경희대 미래문명원’과 (재)‘플라톤 아카데미’의 공동기획으로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문명전환특강’을 1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연한 적도 있다.


창세기 3장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등장하고 있다. 사탄의 꼬임에 넘어간 아담과 하와는 ‘지식나무’와 ‘생명나무’를 만나게 된다. 하나님은 이들이 지식나무 즉 선악과 열매를 먹고 다시 생명나무 열매를 먹고 영생하려 하여 에덴동산에서 쫓아낸다. 그 후 하나님은 자신의 외아들을 보내셨고 크리스천들은 성찬을 통해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먹고 예수가 생명나무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인간은 종교가 아니라 과학기술 즉 생명공학을 통해 영생을 얻으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라리 교수는 인간의 발전과정을 4가지 혁명을 통해 발전했다고 말한다.


첫째, 인지혁명 (인간이 똑똑해진 시기)
둘째, 농업혁명 (자연을 길들여 인간이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셋째, 과학혁명 (인간이 위험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시기)
넷째, 생명공학 혁명 (인간이 신이 되었다고 하는 시기)로 나누어 본다.


인지혁명 - 3만년 전까지 지구상에는 최소한 여섯 종의 호모(인간) 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동부 아프리카에는 인간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있었고, 유럽에는 네안데르탈인이 거주했고, 아시아 일부에는 직립원인이 존재했으나 현재는 호모사피엔스만 존재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존재하게 된 것은 다수가 협동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인간의 대규모 협동 시스템은 ‘종교, 정치, 교역 망, 법 제도’ 등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본다.


인간은 ‘선박, 전투용 도끼, 아름다운 예술’을 발명하면서 인지혁명을 이루어왔다고 보았다. 아담 하와가 먹은 지식나무 열매를 먹고 돌연변이 현상이 일어나 뇌의 배선이 바뀌어서 새로운 언어가 조성되면서 의사소통이 되는 사람끼리 집단을 이루어 흩어져 살게 되었다는 주장을 한다.
이 사건은 창세기 11:7 이하에 나오는 바벨탑 사건을 연상케 한다. 사람들이 시날 평지에 하늘에 닿게 바벨탑을 쌓기 시작하자 하나님께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되자 말이 통하는 사람끼리 뭉쳐서 흩어진 사건을 말하고 있다.


농업혁명 - 하라리 교수는 약 12,000년 전 수렵채집시대에서 농업의 시기로 전환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인간이 길들인 가축과 농작물을 시초로 농업혁명시대로 보며 이 시기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보았다. 인류를 먹여 살리는 칼로리의 90% 이상이 밀, 쌀, 옥수수, 감자, 수수, 보리를 작물해 왔고 소, 양, 염소, 개, 닭 등의 동물을 가축했으며 들판에 이름없는 잡초 같던 쌀, 밀, 보리를 다수확 할 수 있도록 종자개발에 성공하기에 이른다. 한쪽에서는 대량생산으로 풍족한 먹거리를 확보한 상황인데 반해 다른 한쪽은 절대빈곤으로 부족한 먹거리를 확보하기에 애쓰고 있는 상황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게 현실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밀을 경작해서 인구증가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고, 그 밀이 흉작일 때는 인간이 수없이 죽는 일이 반복되었으니 결국 밀이 인간을 조종하고 길들이게 되었다고 보았다. 슬프게도 농부들은 그렇게 부지런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그들이 원하던 경제적 안정을 얻지 못했다고 보았다. 농부가 생산한 잉여농산물을 가지고 정치와 전쟁과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소수의 엘리트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90%의 농부가 구슬 땀을 흘리며 농사를 해야 했고, 그 소수의 엘리트는 왕이나 관료, 군인, 사제, 예술가, 철학자를 먹여 살렸다고 본다.


과학혁명 - 하라리 교수는 약 500년 전부터 과학혁명이 있었다고 본다. 그는 네 가지 사건을 예로 들었다.
첫째, 1620년 프랜시스 베이컨이 ‘신기관’에서 과학 선언문을 출간하게 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구호로 유명하다.
둘째, 1674년 안톤 판 레벤후크의 현미경 발명이며
셋째, 1945년 7월 16일 오전 5시 25분 45초 『엘레머고도』-사막에서 원자폭탄 실험성공과
넷째, 1969년 7월20일 - 미국 닐 암스트롱-달 착륙 사건이다.


250년 전의 산업혁명 그리고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성장, 글로벌화,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확대 그로 인한 환경파괴를 불러왔다. 거대도시와 항공기, 전화, 컴퓨터 그리고 먹을 것이 가득한 냉장고가 있는 고층 아파트, 모든 문명의 이기요, 편리용품의 홍수 속에 살고 있으나 그렇게 행복하지는 못했다고 보았다.


생명공학 혁명 - 한국의 대표적 바둑선수 이세돌 씨가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을 둔 결과 4:1호 패했다. 인공지능을 AI라고 표시하며 슈퍼인공지능은 ASI로 지칭하여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소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슈퍼인공지능은 100~200년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았다.
생명공학 혁명을 일명 ‘길가메시 프로젝트’라고 칭한다. 길가메시란 죽음을 없애 버리려고 했던 고대 메소포타미아 영웅이름이다.


하라리 교수는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려는 목표는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중국 진나라 시황제가 불사약을 구해오라고 동남동녀 3천명을 천하에 보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번역이 지적한 것처럼 반론과 이론이 제기 될 수 있다. 인지혁명이 7만년 전에 실제로 일어났느냐에 대한 이론의 지적과 과학혁명에서도 그런 급격한 혁명 같은 것은 없다는 이론이 오히려 힘을 얻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생명공학 즉, 과학을 통해서 인간이 영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바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성경과 충돌하게 된다.


히브리서 9:27에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한 것이요”. 영원한 생명 즉 영생이 과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면 굳이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께 신앙 고백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크리스천들은 새로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심각성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가세해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박사의 주장도 있다. 그는 IQ가 165라고 한다. 미국 클린턴대통령으로부터 과학기술훈장을 수여 받았고, 발명가의 노벨 성격인 레멜슨MIT상을 수상했고 19개의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다.


그가 발명한 것은 스캐너, 광학문자 판독기(시각장애인에게 책 읽어주는 기계; OCR), 컴퓨터로 연주하는 신디 사이저 등이다. 그는 말하기를 “20년 안에 인류는 모든 질병을 극복하게 된다” 그는 그 불멸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68세인 그가 하루에 알약 150개씩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엠자임큐렌’, ‘비타민 D’ 등 수십 종의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언젠가는 우리 몸에 서버를 연결해 기억을 분산 저장하거나 다른 사람 뇌와 연결해 기억을 공유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마치 USB를 사용하듯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업로드하고 인간은 생물학적 사고관의 한계를 넘어 점점 기계적 사고관의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요즘 석유와 전기를 섞어 쓰는 하이브리드 차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가 직장동료에게 2045년에는 인류가 불멸에 도달한다고 말했더니 모두가 그러면 우린 무엇 때문에 지금 고생하느냐고 반문하더랍니다. 인간이 불멸한다고 가정했을 때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어지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 즉 윤리문제가 대두 될 것이다. 뼈 빠지게 일할 필요 없다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부딪치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죽음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했다. 레이 커즈와일은 “오랫동안 인류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죽음을 미화하는 것이다. 종교는 죽음을 합리화 했고 그것이 종교 본질이라고 한다. 2045년 이후에는 종교나 죽음에 대해 모두 과학이전의 유물이 될 것이다.”
하라리 교수도 비슷한 발언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언어능력 덕분에 공통의 신화와 허구를 발명 할 수 있었다. 그 중 중요한 세 가지는 화폐, 종교, 제국이었다. 인간은 현재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인류는 앞으로 몇 세기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입니다. 생명 공학적 신 인류 영원히 살 수 있는 ‘사이보그’로 대체 될 것이다. 환경파괴로 인해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걷지 않는다면….”


지금도 돈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죽은 뒤에 의학이 발전되어 치료될 수 있는 때를 냉동상태로 기다렸다가 해동하여 치료받아 영생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비용을 감수하고 냉동인간으로 저장되고 있고, 그 사업이 전망 좋은 사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인간이 영생하게 과학이 발전하면 좋은 것인가 자문자답 해본다. 답이 안 나온다. 인간의 장기를 카센터에서 차 부속 바꾸듯 교체하면서 살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인공심장을 달고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인공장기로 이루어진 즉 ‘사이보그 인간’을 과연 진정한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지금 크리스천들이 기도하고 있는 동안에도 인공장기 연구는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며 생명공학 연구는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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