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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에 숨겨진 이야기>어서 돌아오오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어서 돌아오오(새527/통317)

작사: 전영택(1894~1968) 작곡: 박재훈(1922~)


아들 하나를 뒷바라지하며 시골에서 어렵게 사는 홀어머니가 있었다. 어느 날 이 망나니 같은 자식은 어려운 살림이 지겹다며 나이 많으신 홀어머니를 두고 집을 뛰쳐나갔다. 얼마 후 방황하며 다니던 자식이 잘못을 뉘우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인적이 드문 새벽인데 대문은 열려있었고 방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벽에 기댄 어머니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가만히 계셨다. 깜짝 놀란 아들은 급히 들어가 어머니를 흔들었다. 어머니는 앉아서 졸고 계셨던 것이다.


아들은 무릎을 꿇고 어머니께 용서를 빌었다. “엄마, 밤에는 무서운 산짐승도 내려오는데 왜 문을 열어 놓으셨어요?” 어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문을 열어 놓고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고 하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크게 뉘우치는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에게 아들이 집을 떠난 이유는 상관이 없다. 집을 떠나있을 때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도 문제가 안 된다. 돌아온 것만으로 기쁜 것이다. 다시 말해 아들은 돌아온 사실 하나만으로 실수와 잘못과 모든 과거를 용서 받은 것이다. 우리 하나님은 죄를 용서해주실 뿐만 아니라 돌아온 망나니 같은 아들을 위해 잔치를 베푸시는 아버지의 심정을 가지신 분이다(15:25~32).


우리는 지은 죄가 아무리 크더라도 용서하시는 하늘보다도 넓은 주님의 가슴으로 돌아와야 한다. 하나님은 집을 나간 탕자가 돌아오길 바라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죄인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는 작은 채찍을 맞고도 아파한다. 그러나 주님이 때리시는 채찍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드신 그야말로 사랑과 매이다. 주님은 우리를 용서해주시고 위로해주시며 넓은 품으로 감싸주신다.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지은 죄가 아무리, 무겁고 크기로

주 어찌 못 담당하고, 못 받으시리요

우리 주의 넓은 가슴은, 하늘보다 넓고 넓어.

 

찬송 어서 돌아오오는 불신자를 향한 복음의 메시지이며 또한 믿음이 약해진 자들에게 어서 돌아오라는 부름이다. 하나님의 품을 떠나있는 자식에게 하나님 품으로 빨리 돌아오라는 호소이다.

이 찬송시에 곡을 붙인 박재훈 목사는 작곡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1943년 초여름 평소에 존경하던 전영택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목사님은 당시 평양여자고등성경학교의 교수로 계셨는데 목사님께서 이것을 읽어 보고 재훈 군이 곡을 붙일 수 있으면 좋겠네라고 말씀하시면서 시가 인쇄되어 있는 종이를 제게 주셨습니다.” 그 당시 박재훈은 21세 젊은 청년이었다.


이 시는 전영택 목사가 발간하는 새 사람이라는 잡지에서 오려온 것인데, 본래는 1935320일 밤에 쓴 것이었다. 그렇게 지어진 찬송시에 젊은 작곡가의 곡이 붙여졌고, 이 찬송은 평양지역을 중심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1967년에 발행된 개편찬송가’(237)에 수록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가사를 지은 전영택 목사는 도쿄 청산학원 신학부를 졸업했다. 일본 유학시절인 1918년 그는 동경에서 이후에 한국 문학계를 이끌었던 김동인, 주요한, 김환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문예 동인지 창조를 발간했다. 한국은 이들의 활동에 의해 본격적인 현대 단편소설과 서정이 깃든 현대 자유시를 얻게 됐다.


전영택 목사는 36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퍼시픽 신학교를 졸업하고 평양의 감리교회 목사로 섬겼다.

또한 그 후 기독교 잡지 새 사람을 발행했으며 서울감리교신학교와 중앙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전영택 목사는 순수예술뿐만 아니라 종교적이고 인도주의적 색채의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공직에서 은퇴한 후 개인 창작활동을 하던 때인 1968년 교통사고로 74세의 생애를 마쳤다.

작곡가 박재훈 목사는 어머니로부터 귀한 신앙을 본받고 어머니의 서원대로 60세에 목사안수를 받았다. 1984년 캐나다 토론토 큰빛장로교회를 개척해 목회했으며 현재는 원로목사로 섬기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1.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지은 죄가 아무리, 무겁고 크기로

주 어찌 못 담당하고, 못 받으시리요

우리 주의 넓은 가슴은, 하늘보다

넓고 넓어

2.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우리 주는 날마다, 기다리신 다오

밤마다 문 열어놓고, 마음 졸이시며

나간 자식 돌아오기만, 밤새 기다리신 다오

3.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채찍 맞아 아파도, 주님의 손으로

때리시고 어루만져, 위로 해주시는

우리 주의 넓은 품으로,

어서 돌아오오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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