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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하는 교회개척

김만섭 목사 / 영동교회

교회개척은 어쩌면 지나간 이야기들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이 시대에도 복음은 전파돼야 하고 교회는 세워져가야 합니다. 이 시대에도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무언가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개척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로서 2년을 사역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개척하게 됐습니다.

1985년 당시에는 신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교회를 개척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교회개척을 준비하던 저에게 특별히 두 가지가 중요했습니다. 하나는 교회개척을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디에 교회를 개척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청계산기도원에서 금식하며 열심히 기도하던 중에 이런 말씀이 저의 마음 깊이 새겨지는 듯했습니다.

로마로 가라그리하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로마로 가라는 말씀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로 가라는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장차 서울의 중심이 될 곳을 찾았고, 서울 강남에 교회를 개척하기로 결심하면서 장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목회자에게 소명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교회 개척의 장소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어야 한다고 믿은 것입니다.


교회 개척을 위한 부르심 그리고 예배처소를 마련하는 과정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교회를 개척할 때 저는 30세 미혼이었습니다. 교회개척 멤버도 없었고, 모든 것을 혼자서 시작해야 했습니다. 19852월에 서울중앙지방회 전략개척교회로 가입되어 1027일에 100여명이 모여 교회창립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다음 주일예배는 혼자서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성경 10권을 사다가 주일예배 설교 본문을 펴놓고 혼자서 찬송하고 기도하고 설교하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회개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혼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는 많이 울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러던 시기에 주님께서 저의 심령 깊은 곳에 목회자로서의 중요한 마음을 심어주셨습니다. 그것은 한 영혼의 소중함이었습니다. 한 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찾아 헤매는 마음을 주신 것입니다

저는 매주 지역으로 나가서 전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화요일 두 명의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43세의 여성을 전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다음 주일설교를 열심히 준비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주일이 되고, 저는 아무도 없는 예배당의 불을 켜고 회중석 의자에 성경 10권을 펴놓고, 강단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자 계단으로 내려오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습니다. 교회에는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긴장과 기대감이 교차했습니다. 예배 시간이 되어 일어나보니 예배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던 그분이 회중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날 감격했습니다. 예배당이 영혼으로 가득 찬 느낌이었습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할 뿐만 아니라 천하보다 크게 보였습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저에게 부어 주신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한 마음이며, 주님께서 제게 주신 목회초심이었습니다.


현재의 영동교회가 세워지기 전에, 건물 지하의 예배처소를 세 번 옮겨 다녔습니다. 그렇게 옮겨 다니던 시기에 저의 목회 주제가는 저 높은 곳을 향하여라는 찬양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던 시기인 2000년도에 교회 건물의 부지를 마련했습니다. 교회 건물 부지의 주인은 땅을 팔아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 만큼 땅이 팔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분은 영동교회에게 그 부지를 매입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영동교회는 그 분을 돕기 위해서 그 부지를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 바로 그곳에 예배당을 건축하게 됐습니다.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이런 이야기가 그냥 교회 개척에 관련된 하나의 이야기에 그칠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느 시대에나 하나님과 동행하여 미래를 열어가려는 믿음과 소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회 개척만이 아닌, 하나님의 일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개척은 어느 시대에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 것입니다. 교회의 내적 생명력을 되살리는 이야기, 미래를 향한 믿음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들이 특별히 더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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