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남자들이 화장실에 들어서서 소변을 볼 때 변기 가까이 다가서면 좋은데 멀찌감치 소변을 본다. 오줌 줄기가 가늘어지면서 결국 바닥에 흘리고 만다. 그러다 보면 타일의 부식뿐 아니라 아무리 청소를 해도 역겨운 냄새가 화장실 분위기를 흐려놓고 만다.
이 때문에 청소 아줌마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모든 남자들의 발걸음을 한 발짝 더 앞으로 당겨놓느냐가 최고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메시지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야! 이 녀석아 너는 장총이 아니라 딱총이라는 것을 기억해라 - 청소 아줌마’
그도 아니면 가위를 그려놓는다. 당겨 서지 않으면 자르겠다는 위협이다. 바로 이런 메시지를 보는 순간, 사람들은 즉시 당겨 서는 것이 아니라 오줌을 이곳 저곳 갈겨놓는다. 오히려 저항하고 반발하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1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이라 한다.
상대방이 힘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런대로 듣는다. 하지만 감시의 눈초리가 없는 화장실에서는 오히려 더 반발한다. 그래서 화장실은 더욱 지저분해진다.
두 번째 호소하는 방법이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
무언가 남성을 자극하고 동정심에 호소한다. 그러나 그 결과 역시 허무하긴 매한가지다. 피식 웃고 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나 흘리지 마라’ 하기도 하고 ‘너도 내 나이가 되어봐라 안 흘리나?’ 또는 ‘아니 눈물도 못 흘리는 판에 이거라도 흘려봐야지’라며 툴툴 털고 나온다.
세 번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교양과 품위를 강조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이 문구를 보면 자신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길 원한다. 좋은 도전인 셈이다. 효과는 크다, 그러나 만점은 아니다. 마지막 방법이 재미를 더해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국제공항 화장실에 들어선 남자들은 변기 앞에 서자마자 저절로 당겨선다. 자동장치가 마련되어서가 아니다. 국제공항 화장실 소변기에 웬 놈의 벌레들이 그렇게 많이 붙어 있는지, 그걸 보는 순간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당겨 선다. 남성들의 공격 본능이 자극된 것이다.
그리고 힘을 준다. 문제는 총탄이 다 허비되어도 벌레가 꿈쩍도 안 한다는 사실이다. 순간, 당황한다, 지퍼를 올리고 고개를 숙여 쳐다보다가 그만 다들 웃고 만다. 정교하게 그려진 그림인 것이다. 남자들의 공격심리를 이용해 화장실을 청결하게 한 것이다.
재미, 재미, 재미가 해답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란 드라마가 ‘국민 드라마’로 떴던 2005년, 방영된 드라마 중 처음으로 시청률 50%의 벽을 깬 ‘삼순이’의 성공 비결은 무차별적 재미(fun)다 ‘대장금’을 연출했던 이병훈 PD는 국민 드라마의 조건으로 재미와 유머, 그리고 밝음을 꼽았다.
2002년 한국에서 ‘펀 마케팅’ 전략을 편 ‘오노 화장지’가 큰 인기를 끌었던 시기가 있엇다. 우리 선수의 금메달을 가로챈 오노 선수의 얼굴을 화장지에 인쇄해 이것을 밑을 닦는데 쓴다는 ‘펀’ 발상이 먹혀든 것이다. 재미, 교훈, 감동, 정보 가운데 어떤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릴 것인가?
이제 자신에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