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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상교회, 중국 삼자교회를 모델로

정교진 박사의 북한 바로보기-14



북한지상교회를 수정주의 입장에서 사회주의적 기독교로 평가하는 학자들은 북한지상교회 모델로 중국의 삼자교회(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를 꼽는다. 그 주요근거로 조그련(조선그리스도연맹)1980년에 중국에 대표단을 파견해 중국교회를 관찰하고 자문을 구했다는데서 찾는다. 또한, 중국 정부가 1981년 삼자교회들에게 필요한 성경을 발간한 것을 모방해 북한당국도 1983, 1984년에 지상교회들을 위해 신약전서와 구약전서를 펴낸 것에서도 찾는다


그 외에도 교회운영 및 관리 등 많은 부분을 답습했다고 평가하며 현재의 북한지상교회는 중국의 삼자교회화로, 순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삼자교회에 대해 입장정리가 우선 필요하다. 삼자교회는 자치, 자양, 자전을 표방하는 교회로 지하교회와 달리 중국정부가 승인한 공식교회다. 2016년 당시까지 그 수가 3800만 명에 다다르고 그 중 청년비율이 27%나 된다고 WCC 실행위원인 어느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대체로 2000만 명 선으로 보고 있다.


얼마 전 어느 국제선교단체에서 초빙한 중국인권운동가 출신 밥푸(Bob Fu)목사의 강연을 들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2013년 시진핑 정부 들어 기독교의 중국화정책을 표방하면서 2014년부터 종교탄압의 대상이 지하교회들 뿐만 아니라 삼자교회들에게까지 옮겨졌다는 것이다. 특히, ‘십자가내리기정책을 통해 한 해 동안 2000개가 넘는 교회들이 폐쇄됐고 십자가를 내리는 것을 만류하던 수많은 교회신자들이 심한 구타를 당하고 수백 명의 목회자들이 감옥에 구금되어 심한 고문을 받았다고 했다.


2015년에는 약 1,800여 명의 교회 지도자가 구금됐으며 2016년에는 48000여 명 이상의 신자들이 신앙을 이유로 탄압을 받고 3,500여 명이 단기적으로 수감됐으며 300여 명은 실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의 종교활동 금지와 더불어 신앙이 있는 교직원과 학생들을 집중조사대상이 됐고 교회들에게는 주일날 아이들의 예배금지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중국헌법 제36조항, 종교의 자유보장을 위배하는 것으로 시진핑 정부 들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데, 교회탄압의 강도가 문화혁명이후 최고조에 달한다는 것이다. 미국무부 국제종교자유보고에서도 종교 탄압으로 17년간 특별관심대상국에 포함된 중국에서 기독교인 박해가 거세지고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중국의 삼자교회가 사회주의적 기독교에서 중국식 기독교화되어가고 있음을 생경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중국정부는 삼자교회까지 강력하게 단속을 하는 것인가. 위기위식 때문일 것이다. 중국 삼자교회들은 일정부분 신앙의 자유 및 종교활동의 자유를 보장받으면서 신자의 수가 2천만 명에 육박했다. 2의 모택동으로 불리는 시진핑의 눈에는 삼자교회가 트로이 목마로 보여졌을 것이고 목안의 가시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삼자교회들을 향해서도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반면, 북한 지상교회를 향해서는 수십 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칼바람이 불지 않았었다. 아니, 내리칠 교회들이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북한의 지상교회는 1988년에 봉수교회, 1989년에는 칠골교회가 세워진지 벌써 30년이 가까워오지만 다른 공식교회가 세워지지 않았다. 단지, 소모임 형식(10명 내외)의 가정교회가 전국에 약 500여개(10명내외) 정도 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정권은 시작부터 북한식 기독교를 구상했고 지상교회들이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왔던 것이다. 밥푸 목사는 현재, 중국 삼자교회의 신앙을 감옥 신앙()’으로 일괄했다. 이는 고난을 통한 신앙, 핍박을 통한 부흥을 말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1989년 천안문사태직후에 천안문시위를 주도했던 21명의 학생들 중 8명이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됐다고도 한다. 또한, 수천 명에 달하는 학자, 교수진, 변호사들이 신앙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 기독교의 역사를 보아 알듯이, 교회는 핍박과 박해를 당할수록 복음이 더 확산되어지고 부흥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른다. 북한지상교회들은 과거나 현재나 탄압과 박해와는 전혀 무관하다. 입의 혀처럼 북한정권의 입맛대로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여전히 두 개의 공식교회만 존재하는 북한 기독교의 현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해주는가. 바로, 북한지상교회들이 생명력을 잃어 버렸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아니, 생명력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생명력이 없었다고 봐야한다


한마디로 고자교회였던 것이다. 중국의 삼자교회는 비록 점점 거세되어져가고 있지만 그나마 생명력이 있었다. 이것은 중국의 삼자교회와 북한의 지상교회가 비교불가대상임을 말해준다. 그렇게 보려고 하는 수정주의자들의 우격다짐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입장을 뒤짚는 것이 맞지 않을까. , 중국의 삼자교회가 북한의 지상교회화 되어가고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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