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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사람 대하기 : 성격장애

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새롭게 되는 장이다.
그런데 또 많은 사람들의 떠남을 겪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 떠남의 이유가 직장이나 학교의 변화 등 좋은 일일 때도 많고 교회 안에서 누군가와 부딪치고 싫어지면 떠나기도 한다. 흔히 시험들었다고 한다. 상처받았다고도 한다. 누가 시험을 들게 하고 누가 누구에게 상처를 주는 것인지는 늘 경계가 모호하고 항상 피해자만 있는 느낌이다. 교회는 만남과 은혜를 체험하는 하나님의 집이지만, 우리 모두의 부족함 때문에 상실과 분노를 경험하게 되는 아픔의 장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이민 교회는 다른 곳에서는 수용과 인정, 사랑을 경험하기 힘든 외로운 사람들이 낯선 땅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고 싶어 모이는 곳이 된다. 그래서 사랑도 많이 하고 싸움도 많이 한다.


우리 모두의 가족이 그러하듯이. 미국에는 상담의 문화가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지고 뿌리 깊게 자리한다.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고 고민과 갈등으로 힘들어 하다보면 제3의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을 찾는다.
우리가 보기에는 별것도 아닌 문제로 상담실을 찾는다. 감기 때문에 의사를 찾듯이, 친구와 싸웠든지 혹은 청소가 하기 싫든지 사소한 일로도 상담소를 찾는다. 그런데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상담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많은 경우 교회를 찾는다. 그래서 교회의 목회자나 리더들이 상담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마음이 아파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대부분 무방비 상태이다.


복음을 향한 열정과 주님의 사랑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보듬고 도우려 애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들의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거나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뿐만 아니라 그 문제들이 나 자신이 짓눌리거나 소그룹 같은 신앙 공동체가 흔들리기 시작함을 느낀다.
개인적으로나 그룹에서 그로 인한 갈등이 새롭게 시작된다. 혹이나 그 과정에서 그 사람이 떠나면 남아 있는 목회자 가정이나 교회의 리더들은 스스로를 자책하기 마련이다.


내가 좀 더 잘했으면 괜찮았지 않았을까, 내가 좀 더 참았으면 우리 교회에 계속 다니고 있지 않을까 계속 곱씹고 후회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 더 주의해서 보아야 하는 것은 그 힘든 사람의 문제가 아주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기에 뭔가 좀 이상하다든지, 우울해 보인다든지, 모두가 겪을 법한 문제들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간단한 문제아래 숨겨진 뿌리 깊은 상처와 고질적인 증상들이 숨어 있기도 하다. 그 중의 하나가 성경장애이다.


미국의 DSM-5에서 제시하는 성격장애 진단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경계선적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이다. 언뜻 보기에는 정말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임이 분명한데 시간이 흐르면서 묘하게 주위의 관계가 깨어지고 늘 감정기복이 심하다. 옆에 있는 사람은 지치고 조심스럽다. 내가 한 말을 어떻게 해석해서 화를 낼지 도대체 알 수 없다. 경계선적 성격장애의 진단은 아래의 여러 특성을 보일 때 내려진다.

1. 버림받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노력과 심한 질투심이 있다. 상대가 다른 사람과 친한 것 같으면 참지 못한다. 그 사람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적이 된다. 나는 그를  언제든지 버릴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된다. 다른 모든 사람이 나를 버리고 싫어했듯이 그도 똑같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2. 극도의 이상화와 평가절하가 교대로 나타나고 대인관계가 불안정하다. 목회자를 처음에 천사로 생각했다가 한 순간에 악마로 보기도 한다. 세상에 둘도 없는 최고의 상담자라고 찬사를 보내다가 한순간 쓰레기 같은 인간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시각이 매우 양분화되어 있다(Black and White). 사건을 극단적으로 해석한다.
3. 충동적인 자기 파괴의 행동을 한다. 낭비, 성 문란, 약물남용, 도벽, 거친 운전, 게걸스런 음식섭취 등의 중독 증세가 있다.
4. 평소 기분이 우울, 과민, 불안으로 쉽게 변한다.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하다.
5. 부적절하게 강한 분노를 느끼고 분노를 폭발한다. 갑자기 전화해서 상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퍼부어대는데 실제로 그렇게 심하게 화낼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6. 주위 사람들에게 자살한다고 자주 위협하고 자살 시도를 하거나 자해 행위를 한다. 실제로 자살을 하려는 의도는 없으나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걱정을 유도한다.
7. 지속적이고 심한 자기 정체성의 혼란이 있다. 자신에 대한 이미지, 성 정체성, 목적의식, 직업선택, 원하는 친구 유형, 가치 기준 등에 혼란이 있다. 늘 자신이 누구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혼란스러워한다.
8. 지속적으로 공허감이나 무료함을 느낀다. 허무감에 힘들어 한다.


상담자에게도 성격장애를 진단하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언뜻 우울증으로 보이기 쉽고, 실제로 조울증 증상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 훈련되지 않거나 선지식이 없는 경우는 더 어렵다. 관계에 문제들이 생기고, 공동체에 편이 갈라지고, 누군가가 타겟이 되어 공격의 대상이 되고, 그 사람이 떠나도 그 상처가 남아있도록, 대체 내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을까 자책만하게 된다.


그 상처를 나도 교회도 고스란히 안고 아프다. 때로는 임상적인 사례와 진단에 대한 지식이 힘든 사람을 어떻게 지혜롭게 대하고 나 자신을 흔들리지 않게 세우는 데에 필요한 과정이 된다. 나는 크리스천으로, 목회자로, 왜 그 한 사람도 제대로 돌보지 못했을까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회개할 때도 있겠지만, 상대를 잘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현명한 방법으로 찾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그 사람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서 우리는 잘 분별하고 지혜로워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정확한 이해에서 시작한다.


심연희 사모
RTP지구촌교회(미주)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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