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구약과 고대 근동 문헌 관련한 탁월한 입문서

|존 D. 커리드 지음|새물결플러스|230쪽 |13,000원

어떤 학자는 이스라엘 역사가 유대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심지어 ‘곰돌이 푸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구약의 대한 최근 문헌에서도 이런 관점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한 예로 토머스 톰슨(Thomas L. Thomposon)은 “성경의 연대는 역사에 근거하지 않았고, 아주 비역사적인 세계관을 전제로 하는 후대의 신학적 체계에 근거했음을 우리는 보았다. 근동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마리의 문서 보관소(Mari Letters)와 그와 유사한 유물들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성경 내러티브들을 사용하려고 하는 시도는 근본주의적인 일이기에 마땅히 무시해도 된다”고 말했다.

신학자인 톰슨이 과격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대 학계가 공통적으로 성경의 역사가 선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달리 말하자면, 성경의 역사는 진정한 역사적 자료들을 접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던 바빌론 유수 이후의 저자들에 의해 저술 됐다는 것.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은 창세기 1-11장의 홍수이전의 기사들이 고대 근동 전역에서 발견되는 유사한 이야기들처럼 신화와 전설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다. 
오늘날 복음주의 구약 연구는 히브리인들이 갖고 있던 유일하고 독특하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고수하는 입장으로부터 분명 멀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 관해 피터엔즈(Peter Enns)는 “창세기 이야기가 그 당시이 세계관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복음주의 구약 학자는 고대 근동 문헌과 성경이야기 사이에 유사성과 병행을 강조하지만, 둘 사이의 기본적인 차이점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 성경 연구 분야에서 많이 논의되고 어렵고 복잡한 주제이기도 하다. 그 둘이 서로 정확하게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관해서 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구약과 고대 근동 문헌의 관계에 대한 탁월한 입문서이다. 그래서 저자는 히브리 종교 및 문화와 고대 근동 환경과의 관계 연구에서 가장 무시된 분야 가운데 하나는 ‘논쟁 신학’이라는 용어로 소개하고 있다.
‘논쟁 신학’은 성경 저자들이 고대 근동 문화에서 흔했던 사상 형태와 이야기들을 사용하면서, 그것들을 급진적인 새로운 의미로 채운 것을 말한다. 성경 저자들은 고대 근동에서 잘 알려져 있던 표현과 모티브를 가져다가 고대 세계의 다른 신들이 아니라 야훼의 인격과 행위에 적용한다.

논쟁 신학은 정통 신앙 안으로 거짓 신들이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 거기서 다신론은 절대로 용인하지 않는다. 논쟁 신학은 철두철미하게 유일신 사상이다. 논쟁 신학의 일차 목적은 히브리 세계관과 고대 근동의 다른 신앙 및 관습 사이의 차이점을 사실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구약을 적절하게 해석하기 위해 논쟁 신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일이 가치가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물론 논쟁 신학이 구약과 고대 근동 문헌 간의 관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렌즈일 뿐이라는 점도 간과하지 않았다. 이 책은 구약의 많은 이야기와 고대 근동의 흔한 모티브 혹은 플롯 - 모티브의 반영을 잘 분석해줘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모티브의 다양한 판이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게 되는데 약 30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긴 역사의 판을 몇 가지 사례들로 축약해 담은 이 책은 구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성경의 신뢰성과 무오류성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존 D. 커리드는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 리폼드 신학교 샬롯 캠퍼스에서 구약을 가르치며 세계 곳곳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구약 주석서 등 여러 저서를 집필했으며, 이스라엘과 튀니지 전역의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광범위한 고고학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이한나 객원기자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