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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의 문학적 특성을 고려한 설교실제-1

문상기 교수
침신대 신학과 (설교학)

성서 해석자가 성서 문학 장르의 특성을 따라 그 안에 계시된 말씀을 해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말씀을 기록한 저자의 목적과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함이다. 다행스럽게도 현대설교는 성서의 구속사적 이해라든가 본문 중심의 성서적 설교에 새로운 관심을 기울이는 현상이 엿보이지만, 여전히 성서의 문학적 이해는 부족해 보인다.


성서의 문학 장르 이해 부족 현상은 설교자 자신의 고정된 설교 방법론의 문제와 연관된다. 본문에서 설교까지의 여정에서 일반적으로 설교자의 관심은 이미 정해진 자신의 설교 구성의 틀에 내용을 적절히 배열시켰는가에 집중되는 반면 본문의 문학 장르적 특징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토마스 롱(Thomas Long)은 설교자가 성서의 문학 형식과 역동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성서적 설교의 회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안임을 강조하면서, 성서적 설교를 추구하는 설교자들이 여전히 설교의 언어와 형식 나아가 효율적인 전달 방식에 매여 성서의 문학 양식을 간과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상이라고 간파했다.


성서의 문학 양식 가운데 복음서 장르는 독특하며 내러티브, 비유, 예수님의 가르침, 기적 사화 등 다양한 세부 장르(형식)를 포함한다. 많은 설교자가 복음서 접근을 수월하게 생각하면서도 복음서 설교를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도 이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만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복음서의 장르를 고려한 성서적 설교는 설교자에게 특별한 주의와 관점들을 요청한다. 이것은 본문 연구를 위한 설교자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설교자에게 힘든 과제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그의 설교를 신선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복음서 설교에 있어 문학 장르 특성에 따른 본문 해석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이 주제에 관한 많은 선행 연구들은 복음서 해석을 위한 주요 원리를 밝혀주고 있지만, 이를 설교에 접목해 주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연구자는 “구약 예언서의 문학 장르를 고려한 설교 실제”의 주제로 연구한 바가 있다. 이와 연장선 속에서 본 논문은 복음서 설교에 초점을 두고 복음서의 문학적 특성과 석의적 관점에 따른 설교 실제에 집중하고자 한다.


 I.  복음서의 문학 장르 이해
장르란 주어진 원문의 스타일, 형식, 논조, 구문론적 특징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문화를 공유하는 특정 사회 내에서 일정한 문학 이해의 틀을 제공하는 양식이다. 롱은, 성서는 다양한 문학 장르를 포함하는데 각 장르는 성서가 기록되던 시대의 문화가 일반적으로 공유했던 문학적 특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르를 구분하고 그 특성을 살펴보는 것은 성서에 계시된 하나님 말씀의 의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함이다. 마이크 그레이브스(Mike Graves)는 성서의 문학 체계를 “장르”(Genre)와 “형식”(Form)으로 구분하면서 장르를 보다 큰 문학양식의 단위로 본다면 형식은 작은 단위로서 동일 장르 안에서 세분화된 개념으로 봤다. 만일 복음서를 장르로 본다면, 나레이티브, 이적, 비유 등은 세부적 형식에 속한다.


1. 나레이티브(예수님에 관한 기사)
복음서 안의 자료들은 크게 분류해 예수의 말씀(sayings)과 기사(narratives)이다. 즉, 예수께서 직접 말씀하신 교훈과 예수께서 행하신 일에 대한 이야기로 분류된다. 다양한 비유를 내포하고 있는 예수님의 말씀은 문학 형식상 내러티브이며 복음서의 각 저자는 나레이터 위치에서 예수그리스도와 연관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복음서는 예수에 관한 전기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전기가 연대기적 순서에 따라 한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밝히는 것이라면 복음서는 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왜냐하면, 복음서의 저자들은 시간의 흐름을 따르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점에서 구약에서 예언된 메시아인지, 그리고 그를 통하여 어떻게 인류의 구속사가 완성되어 가는지 등 그의 행적에 관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훈은 복음서의 나레이티브를 해석할 때, 해석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복음서의 병행구절을 보완해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복음서를 해석할 때는 수평적 사고와 수직적 사고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평적 사고는 각 저자의 관점에 주목하는 것으로서 나레이티브 해석에서 수평적사고가 필요한 것은, 복음서 저자들이 각기 다른 맥락에서 자신의 특정한 독자들을 위하여 자신의 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평적 사고를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이 고려되는데 첫째, 병행 구절 간의 차이점을 주목하는 것이다. 어느 한 병행절은 다른 책에는 없는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 즉 추가로 기록되었거나 아니면 부분적으로 생략된 점이 있을 수 있다. 마태는 안식일 밀밭 논쟁을 기록하면서 다른 병행절들에 비해 추가적인 내용과 함께 구약과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마 12:1~8; 막 2:23~28; 눅 8:26~39). 물론 동일한 내용을 보여주는 경우라도, 설교자는 각 복음서 저자들이 각기 다른 문맥을 따라 기록했다는 점과 그 내용을 독특하게 배열하고 있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감람산의 교훈’(마 24:15~16, 막 13:14, 눅 21:20-21)의 경우, 마가복음은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이라 말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예수의 말씀에 대한 심각한 반응을 요청한다. 마태는 성령의 감동으로 “선지자 다니엘의 말한바”라고 설명했고 부연해 “거룩한 곳”이라고 함으로서 예루살렘을 가리켰다. 누가복음은 성령의 감동으로 이방인들에게 쉽게 이해되도록 사실적으로 해석하면서, 그리하여 “너희가 예루살렘이 군대들에게 에워싸이는 것을 보거든”이라고 기록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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