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청년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9

세상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

석종준 목사
서울대 캠퍼스 선교사
상대원교회 협동

최근 섬기던 한 형제에게 직장과 학교에 다시 복귀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이 형제는 약학과 졸업 후 제약회사에 다니면서 박사학위과정을 병행하던 학생이었다. 그는 작년 이맘 때 심각한 분위기로 내게 상담을 요청해 왔다. 그동안 직장과 박사과정에서 하는 연구가 연결되어 있어서 좋았고, 상당히 많은 연구가 진척된 상황인데 고민거리가 생겼다고 했다.


제약회사는 외부 거래처와 어떤 계약을 맺으면서 가끔씩 비즈니스를 할 때가 있는데, 그 실무를 맡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내용이 있다고 했다. 그대로 임무를 수행하면 직장은 원하는 것을 얻고 자기 박사과정도 문제없이 곧 마무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으로서 양심에 가책이 일어나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상담을 요청한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결혼 주례를 섰고, 성경공부도 여러 과정을 함께 한 형제이었지만, 이미 아내와 자녀가 있는 형제에게 나는 곧바로 답을 주지 못했다. 다만 상담 중 문득 떠올린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몇 일후 연락이 왔다. “목사님, 제가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회사는 나중에 또 새로 다닐 수 있고, 박사논문은 늦어지겠지만 예수님이 정해주시는 방향으로 결정했습니다. 제 결정이 장차 후회가 없도록 계속 기도부탁드립니다.”


형제는 회사에 즉시 사표를 냈고, 박사과정도 휴학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선배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약사로서 주 50시간 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기도하며 가장으로서 책임을 감당했다. 그런데 최근 사표 냈던 회사 고위층으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신은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니 다시 돌아와 달라, 이전 보다 더 좋은 조건의 회사생활을 약속하겠다.”


또 하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최근 캠퍼스에서 웨슬리(Wesley Wentworth, 1935~)라는 83세 되신 미국인 노 선교사님을 만났다. 어느 날 이 분에게 뜬금없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내가 듣자 하니…당신이 매주 금요일 서울대에서 학생들하고 하는 성경공부 모임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주 그 모임에 방문하고 싶다, 그래도 괜찮겠냐” 하는 내용이었다.


웨슬리 선교사는 모임에 와서 학생들과 내내 함께 했다. 공부와 토론 후에는 식사도 같이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굉장히 귀한 분이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 출신으로 1965년 처음 한국에 왔다. 그리고 지난 50년 이상 한결같이 한국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의 영적 양육을 위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섬겨왔다.


버지니아 공대(Virginia Tech) 1학년 때 IVF라는 선교단체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했는데, 성경공부를 하다가 해외 선교 소명받았다고 했다. 직장은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소명에 따라, 선교를 위해 해외파견 근무가 가능한 곳을 찾았고, 첫 발령을 받은 것이 마침 한국 서울이었다고 했다. 사실 이 분은 한국에 온 이후 오대원(David E. Ross, 예수전도단 설립자), 대천덕( Reuben Archer Torrey, 예수원 설립자) 등 저명한 선교사들과 동역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분들만큼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이름 내는 데 전혀 관심이 없던 평신도 선교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는 캠퍼스에서 한국 청년 지성들을 양육을 계속하면서, 한국 IVP 출판사 고문으로 한국 기독교 출판계에도 큰 공헌을 했다.
놀라운 것은 현재 83세이신 이분이 아직도 현역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도 신촌 대학가를 중심으로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의 성경공부와 독서모임 등을 인도하고 있다. 결혼도 안했다. 왜 안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한국과 이미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고린도후서 10장 4절은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라고 말씀한다. 요즘 세상에 많은 이론들이 있다. 돈이면 다된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 폼 나는 직장을 들어가면, 원하는 직업을 얻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잘 될 것이라는 생각들이다. 실제 그러한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이러한 육신의 일시적 잘 남이 스스로 올무가 되어서, 인생을 스스로 망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목격한다.


여전히 세상의 이론들은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지배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이 주신 무기, 즉 그 능력으로 세상을 이겨야 할 자들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만나는 어떤 문제도 하나님의 능력보다 더 강하거나 큰 것은 없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 우선 이 진리를 힘주어 다시 선포해야 한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세상을 이기는 삶의 습관이 장착되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배너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