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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 - 35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주님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주님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주님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주님의 쉴 곳 없네.”

최근 교회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성도들과 함께 불렀던 이 노래가 여전히 내 마음과 입술에 맴돈다. 왜일까? 이 노래만 읊조리면 높았던 마음도 금세 낮아지고, 욕심 가득찬 마음도 왜 텅 비어지는 것 같을까? 아무래도 이 노래에 무슨 마력이 있는 듯하다.

하덕규 집사가 지었다는 이 노랫말은 무엇보다 지금의 내 마음을 정확히 집어낸다. 노랫말 하나에 여지없이 내 마음을 들킨다. 정말이지 난, 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다. 주님이 내 안에 거하실 자리마저 뺏을 만큼.

알량한 자존심과 고집과 교만이 목회자 마음에 먼저 채워져야 할 풍성한 주의 은혜를 다 밀어낸다. 심지어 주일 아침조차도 오늘 우리 공동체에 주실 하나님의 은혜를 더 기대하기보다, 몇 명의 성도가 이번 주일엔 나왔는지, 얼마의 헌금이 들어왔는가에 더 관심이 가는 못난 목회자이다. 그러니 목회자의 마음에조차 주님이 온전히 거하질 못하신다.

이는 비단 주님에게만이 아니다. 함께 사는 내 아내, 함께 일하는 교역자, 함께 주를 섬기는 성도들에게도 그러하다. 그들이 내게와 쉬지 못한다. 긴장과 부담만 준다. 날카로운 내 안의 가시가 그들을 여지없이 찌른다. 그럴 자격도 없는데 말이다.

성경 사사기 우화가 생각난다.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이 왕이 될 욕심으로 경쟁자 70여명의 형제들을 무참히 살해했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요담이 그런 못된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우려는 세겜 사람들을 향해 들려준 우화이다.

어느 날 나무들이 감람나무를 찾아갔단다. “우리들의 왕이 되어 달라. 하지만 감람나무는 나의 기름으로 하나님과 사람을 얼마나 영화롭게 하는데 내가 이 귀한 일을 버리고 왕이 되겠느냐며 그 자리를 거절했단다. 그러자 나무들은 무화과나무도 찾는다. 하지만 무화과나무 역시도 나의 단것과 아름다운 열매가 있는데 어찌 그 귀한 것을 버리고 왕이 되겠느냐며 거절한다.

그러자 포도나무도 찾는다. 하지만 그 역시도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이 귀한 일을 두고 어찌 왕이 되겠느냐며 거절한다.

그래서 나무들은 가시나무를 마지막으로 찾는다. 그런데 그 가시나무는 달랐다. “당연히 내가 왕이 되어야 한다, “내가 왕 되는 것을 거절하는 자까지 가만 안두겠다고 말한다.

결국 그래서 그 가시나무 같은 아비멜렉이 왕이 된다. 그러니 어찌 그 나라가 평안할까? 뭘 제대로 정치할까? 사람들의 마음을 찌르며 상처만 남긴다. 그래서 나라도 그도 다 망한다.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는 욕심을 비우고 오로지 자신의 숭고한 사명에만 만족하는데, 가시나무는 자기 주제도 모르고 야망을 버리지 못한 결과이다.

내 속에 내가 많으면 당장의 욕심은 채울 수 있어도 결국 그것이 내게 복이 되지는 못한다. 주님도 오시지 못한다. 역사도 일어나지 않는다. 모름지기 목회자는 나를 비워야 한다. 싹 비워야 한다. 내 속엔 내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좋으신 주님이 내 안에 풍성히 머무신다. 그게 목회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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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정기총회 목사 인준 대상자 교육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페트라홀에서 각 지방회가 목사 청원한 124명의 예비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115차 정기총회 목사인준대상자 교육을 진행했다. 개회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렬 목사(만남의)의 사회로 한국침신대 피영민 총장이 대표로 기도한 뒤, 이욥 총회장이 “베드로가 스카웃 받은 비결”(눅 5:3~11)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목사는 설교를 통해, “베드로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지만 예수님께서 사용하셨던 크신 뜻이 있었기에 귀한 일꾼으로 사용받았다”며 “하나님은 외모나 성격, 학력과는 무관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뜻대로 사용하셨다. 이번 인준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부르심의 귀한 여정을 감당하며 놀라운 인도하심을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전한 뒤,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이어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이번 교육 일정에 대해 설명하며 “목사 인준자 교육은 우리 교단 목회자로 인증을 받는 첫걸음이기에 침례교회의 사명감을 품으며 1박 2일 동안 다시금 사명을 재점검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첫 강의는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