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회는 실천신학이 강하다.”는 말을 한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론신학이 약하다는 말을 에둘러서 하는 말일까? 신학적 논쟁보다는 실제 상황과 현장 속에서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선포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의미일까? 과연 침례교회는 실천적인가? 실천신학적인 관점에서 한국침례교회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큰 틀에서 기독교 신앙은 실천적 특성을 가져야 하며 동시에 신앙과 실천은 상호 보완적 관계를 맺고 있고, 신앙에 근거하지 않은 실천은 타당성과 일관성 그리고 지속성을 부여받지 못하며, 실천 없는 신앙은 관념적이고 무기력하며 그 진정성에 손상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연구자는 지난 33년 동안 침례신학대학교 실천신학 교수로 봉직하면서 실천신학을 연구하며 학생들에게 강의를 통해 그리고 교회사역을 통해 봉사해 왔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침례교회를 실천신학적으로 평가해보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하여 전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먼저 실천신학의 의미와 사명에 대해 개괄하고 나서 그에 비추어 본 한국침례교의 실천신학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이어 몇 가지 제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신문 연재이기 때문에 각주가 생략된 점 독자 제위께 이해를 구한다.
1. 침례교 신학의 실천적 특징
기독교 신학이란 하나님과 하나님의 경륜에 관한 이해를 논리적 설명으로 진술한 학문적 소산물이다. 기독교 신학의 토대는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인 성경 66권과 지혜의 하나님이신 성령님의 감동과 인도하심 그리고 교회의 제반 활동과 교회를 통해 검증된 인간의 이성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학은 신학의 현장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신학 하는 사람의 삶의 자리와 신학적 산물이 제공되는 시공간적 상황이 없는 신학은 불가능하다.
브라우닝(Don Browning)은 실천신학을 “그리스도 사건에 관한 해석과 현대 상황에 대한 해석 사이의 상호 비판적인 연관성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하였는데, 기독교의 사명이 성경의 가르침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과 인간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 알고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기독교 신학의 의미는 진리를 깨닫는 것이며, 기독교 신학의 지향점은 진리를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증거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성령님의 감동을 통해 형성된다. 신앙은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는데 그것을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다. 신앙고백은 궁극적으로 삶을 통한 어떤 행위, 즉 실천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신학이란 신앙고백들을 논리적으로 정돈한 학문적 설명이다. 그래서 신학이란 신 즉 하나님에 관한 신앙고백적 학문이다. 그러므로 의미 있는 신학은 신앙 안에서만 우러나며, 신학에서 신앙이 나온다기보다는 신앙에서 신앙고백이 나오고 신학이 나온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침례교 신학도 결국 침례교 신앙에서 그 근거를 삼는다. 실천이란 신앙과 신학을 이해 가능하게 하고, 의미 있게 하고, 적용하게 하는 방편이다. 참된 신앙은 궁극적으로 삶을 통해서 고백되어야 한다. 실천성이 결여된 신앙은 삶과 행함이 분리된 관념적 신앙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신앙과 신학은 실천적이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침례교인들은 다양한 신학적 입장을 위하며 논쟁을 펼치기도 했다. 침례교를 침례교답게 만드는 것은 하나의 교리적 일관성을 추구하는 신조를 채택하므로 사람들의 신앙을 통제하기보다는 신앙의 체험적이고 실천적인 삶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자유정신에 있다고 본다.
침례교회의 신앙고백은 교리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더 강조된 것은 실천적인 의미였다. 신학을 하나님을 아는 체계적 지식으로 본다면, 신학은 신앙에 이해를 더해주는 학문적 활동이다. 그리고 “신앙 그리고 신학”이 아니라 “신학 혹은 신앙”이 되어버린 것이 요즈음 신학교의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다. 이것은 신앙을 잃어버리고 현학적 신학에 함몰된 왜곡된 신학의 오류를 지적하는 말이다. 실천신학은 모든 신학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결과가 돼야 한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