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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신구약성서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성서의 땅 ‘이스라엘’

걸어서 이스라엘

감람산에서 바라본 예루살렘 도성(앞 부분이 구도시, 뒷부분이 신도시).


기독교인에게 성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성서를 읽으면서 낯선 지명과 환경, 이스라엘이 애굽(이집트)을 벗어나 현재의 이스라엘 땅인 가나안 땅으로 들어오게 되는 과정, 다윗왕과 솔로몬 시대, 북이스라엘 왕국과 남유다 시대 등 신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지명과 장소들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나 가져볼 수 있다. 그리고 그곳이 실제 존재하고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 때가 있다.


성서를 믿지 않는 이들은 성서의 이야기가 그 지역 고대 근동의 신화와 사상에 영향을 받은 허구의 작품이라고 평가절하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성서 내용이 오랜 시간 동안 정확한 구전을 통해 전해져 내려왔으며 기록물로 남겨지고 그 사본이 오늘날 정경으로 우리 손에 있다는 사실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 사실은 바로 내가 직접 밟는 성서의 땅, 이스라엘에서의 체험이었다. 교계 기자로 이제야 첫 성서의 땅을 밟는 느낌은 숨결부터 남달랐다.


다윗왕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부활, 그리고 현재의 이스라엘
히브리어로 ‘평화의 도시’인 예루살렘은 가나안 족속 중 여부스 족속이 차지하고 있는 천혜의 요새였다. 예루살렘 성과 감람산 사이에 있는 기드론 골짜기와 예루살렘 서쪽으로 내려와 기드론 골짜기와 만나는 힌놈 골짜기는 예루살렘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예루살렘의 식수원을 품고 있다. 과거 예루살렘 성전이 있는 위치에는 현재 무슬림의 황금돔 사원이 자리잡고 있지만 예루살렘 성의 외형은 어느 정도 유지돼고 있어 과거 제2성전시대의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특별히 황금돔 사원 바로 앞 막혀 있는 황금문을 중심으로 성벽 주변에는 아랍인의 무덤이, 반대편 겟세마네 골짜기에는 유대인들의 무덤이 즐비해 있다. 이는 메시야 재림 사상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이를 종교적으로 풀이하면서 만들어진 산물이었다. ‘올드 시티’로 불리는 예루살렘 성내는 고대와 현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풍경을 담고 있다.


 2000년의 넘는 건물 유적지와 10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골목길, 예수님이 십자가 형을 받고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셨던 ‘비아 돌로로사’, 십자가 형이 집행되고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이 위치한 예수무덤교회, 그리고 유대인의 아픔과 새로운 성전시대를 꿈꾸며 기도하는 통곡의 벽이 눈길을 끌었다.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예수님의 수난과 아픔, 그리고 죽음 이후 부활의 소식은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에 이 땅의 진정한 평화가 임했음을 선포했다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히브리대학교(인문대학) 졸업식장에서 바라본 유대광야.


예루살렘 내 위치한 히브리대학교는 그 역사와 전통을 품으며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수많은 석학들과 국가들의 후원을 통해 세워진 학교이다. 히브리대의 졸업식은 학교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남달리 멀리 유대광야가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졸업자들은 멀리 유대광야를 바라보며 자신들의 선조들이 광야의 삶을 통해 이 나라를 세운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 어떤 시련과 어려움이 닥쳐와도 담대하게 이겨낼 수 있다는 다짐한다고 한다.


해수면이하 여리고와 요단강 침례터 쿰란 사본


쿰란에서 발견된 사해 사본의 복제본.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향하는 길은 마치 높은 산에서 깊은 계곡을 향하는 길이었다. 해발 754m에 위치한 예루살렘에서 해수면에서 -200m의 여리고까지의 길은 날씨조차 여름 날씨처럼 급변하는 곳이었다. 여리고 계곡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기 위해 지나갈 수 밖에 없었던 길이었다. 한 사람 정도가 지나 갈 수 있는 좁은 계곡길을 걸으며 2000년 전에 이 길을 걸으셨을 예수님은 무엇을 생각하셨을지 묵상해본다.


가파른 계곡을 넘어 다니는 양떼와 염소떼, 여리고 계곡 깊이 흘러 내리는 물줄기는 종려나무의 도시인 여리고를 향했다. 풍부한 샘들이 많은 여리고는 현재 여리고성 발굴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입성할 당시의 그 여리고성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겨울철에도 불구하고 여름같은 날씨와 풍족한 물은 이 지역에 수많은 종려나무들과 함께 척박한 유대 땅의 젖줄 같은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1946년 베두인족에 의해 쿰란동굴에서 발견된 사해사본은 그동안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 경 구약성서의 내용과 유대인들의 여러 삶에 대한 다양한 문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성서학과 사본학에 놀라운 혁명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현존하는 사본 중에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그 기록을 통해 현재 우리가 읽고 묵상하고 있는 성서의 의미와 내용이 거의 일치하다는 것에 또 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현재 11동굴까지 발견되어 예수님 시대 당시의 다양한 생활 물품과 도구, 문서들이 이스라엘 박물관의 사해사본 특별관에 전시되어 있다.


요단강 침례터에서 스스로 침례를 행하고 있는 정교회 신자.


이스라엘 탐방 중에 꼭 방문하는 국경지대가 있다. 그곳은 바로 예수님께서 침례요한에게 침례를 받은 요단강 침례터이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국경지대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전세계 신앙인들이 이 곳에서 세례나 침례를 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흙탕물이지만 물 자체는 깨끗한 물이기에 수많은 순례객들이 물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종파별 의식을 행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특별히 이날은 그리스정교회 신자가 스스로 3번 몸을 담그고 나오는 의식을 행했다. 우리에게 침례는 어떠한 의식이 아닌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앞으로 그리스도인으로 살겠다는 다짐과 확신을 가지는데 있다. 또한 우리의 신앙 공동체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침례라 할 수 있다. 특별히 이 요단강은 지각적으로 아라비아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지역이라는 점에서 요단강 침례터의 의미는 새롭게 다가온다.


황량한 광야와는 다른 북부 이스라엘
예루살렘지역의 유대광야는 겨울철 우기 시기에만 꽃이나 풀을 볼 수 있지만 그 시기 외에는 황량한 대지가 끝없이 펼쳐진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스산한 바람이 모래먼지를 만들었다. 높은 산과 낭떠러지 같은 깊은 계곡은 생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이 광야에서 침례요한이 말씀을 선포했고 예수님께서 40일 간 금식하며 기도하셨다. 광야에서 정말 말씀과 묵상, 기도 외에는 무엇을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였다.


여리고를 지나 요단 골짜기, 그리고 갈릴리 지역으로 들어가면서 광야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푸른 풀들이 자라기 시작하고 나무들이 우거져 숲을 이루고 있었다. 푸른 초원에는 양과 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시편 23편의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가 바로 여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 국립공원은 헬몬산의 만년설이 녹으면서 생긴 지하수가 단 지역에 올라오면서 수많은 물길과 풍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이곳에 북 이스라엘 왕국이 예루살렘 성전보다 큰 제단을 쌓고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는 곳이 있다.


예루살렘 성전의 번제단보다 3배나 큰 제단과 지성소, 결국 이방신을 섬기며 제물을 번제하는 곳으로 북이스라엘 왕국의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로보암의 결정이었다. 단 국립공원에는 아합왕이 이세벨에 바친 궁전과 요단강의 또 하나의 발원지인 가이사랴 빌립보의 만신전 유적지, 혈루병을 앓은 여인의 집 위에 세워진 교회터가 있어 예수님께서 갈릴리지역과 가버나움 지역에서 활동하셨던 상황들을 좀 더 자세히 지켜 볼 수 있다. 북부 이스라엘 지역의 압권은 바로 갈릴리 호수이다.


디베랴 바다, 게넷사렛 호수, 갈릴리 호수, 갈릴리 바다 불리는 이 지역은 해수면 -211m에 위치해 있어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한 모습이지만 순식간에 광풍이 불면서 종려나무가 뽑힐 것 같은 바람과 성난 파도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갈릴리 호수의 다양한 어종은 이 지역을 풍족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현재는 우리 나라의 외래 어종인 베스가 서식하고 있으며 게넷사렛의 식당에서 ‘베드로 물고기’로 관광객들을 대접하고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다시 어부 생활을 하러 떠난 제자들을 찾아 아침 식사를 차려주신 곳으로 알려진 ‘베드로수위권교회’에서 말씀을 묵상하며 그 분은 이미 온 인류를 사랑하고 계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른 손바닥 크기의 가나안 지역에서 출토된 여러 우상들(이스라엘 박물관).


하솔의 솔로몬 게이트를 비롯해 가버나움 회당 등 이스라엘 전역은 성서의 모든 것을 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스라엘 박물관과 나치 독일에 의해 희생당한 동포들을 추모하는 홀로코스트 추모관은 현재의 이스라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팔레스타인 구역에는 수십미터 높이의 장벽을 설치하고 지역 왕래를 엄격하게 확인하고 있는 모습 또한 여전히 이 땅이 평화의 나라가 되기에는 좀 더 인내와 사랑이 더 필요함을 느낀다.


새로운 성전이 세워지기를 기다리며 통곡의 벽을 붙잡고 기도하는 유대인, 자신들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와 성경 읽기에 일생일 바치는 종교 유대인들, 그 속에서 자치는 얻었지만 완전한 자유와 독립을 꿈꾸는 팔레스타인들, 이들과 함께 경제적인 부를 꿈꾸며 오늘도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아랍인들.

이들을 바라보며 성서의 땅, 이스라엘이 주는 꿈은 바로 그 땅이 성서 자체를 품고 있으면서 우리에게 “와보라”고 손짓하고 있다.     

   

이스라엘=이송우 부장

가이사랴 빌립보의 요단강 수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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