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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같은 첫 문장

비전 묵상-14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성경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운 지점은 신이 자신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하나님은 자신을 이렇게 말한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 내가 이제까지 읽은 모든 책과 문장을 통틀어 그러니까 아리스토텔레스와 니체와 프로이드와 마르크스 등의 저작을 통틀어, 가장 무서우면서도 창의적인 선언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였다.

그건 마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다’처럼 거대하고 담대한 문장이었다. 흑암을 가르고 나타난 빛, 태초를 명령한 스스로 있는 자, 나는 그 문장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김지수 저(著)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페이지원, 85쪽)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첫 문장은 그 이후 모든 이야기를 끌고 가는 기관차입니다. 가슴을 쩌렁쩌렁 울리는 천둥 같은 첫 문장이 있습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 날개)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돛단배로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이었다. 여든날 하고도 나흘이 지나도록 고기 한 마리 낚지 못했다.”(어니스트 헤밍웨이, 바다와 노인)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거북한 꿈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이 침대에서 괴물 같은 벌레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프란츠 카프카, 변신)
그러나 그 어떤 첫 문장도 창세기 1장 1절에 비할 수 없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1:1)


하나님이 천지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이는 천둥 같은 첫 문장이 아니라, 천둥까지 만든 첫 말씀입니다. 이 첫 말씀 이후 인류와 모든 만물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더군다나 하나님은 그 어떤 성인(聖人)도 선언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출3:14) 그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습니다. 흑암을 가르고 나타난 빛, 태초를 명령한 스스로 있는 분! 인간이 만든 그 어느 문장으로도 비할 수 없는 천둥 같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인문학에는 감동적인 문장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문장도 ‘죄 용서와 구원’에 대해서, ‘죽음과 죽음 이후’에 대해서 명확히 말할 수 있는 문장은 없습니다. 성경은 이에 대해 정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문학은 명답 정도이고, 성경은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