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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간의 목회를 마치며

강동원 목사
세종선한목자교회원로

1979년 함라교회를 시작으로 원당교회, 세종선한목자교회(전 연기교회)에서 40여년 동안의 목회사역을 마치니 지나온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과 은혜로 감사와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0여년간의 목회를 되돌아보니 아름답게 열매를 맺은 사역도 있지만 아쉬운 삶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아름답게 열매 맺은 공동목회 사역
사역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10여년 전부터 공동목회를 꿈꾸었다. 후임목사 선정을 두고 담임목사와 성도 간에 분란을 겪고 있는 주변의 여러 교회들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었다. 교회 안에서 보살핌과 섬김보다 통치와 군림이 우선하고 상호 배려와 공경보다 조직에 대한 충성과 헌신을 요구하던 기존의 교회 환경을 관계중심인 가정교회체제로 바꾸고자 공동목회를 계획했다.


검증되지 않은 무모한 도전이요, 별 탈 없이 해오던 목회에 괜한 생채기를 낼 뿐이라는 주변의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나 자신의 유익보다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으로 성도들을 설득하며 시작했다.
몇 후임자를 초빙해서 공동목회 취지와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을 제시했지만, 공동목회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떠났다. 그러던 중 다행스럽게도 지금의 후임 목사님과 8년 동안 공동목회 사역을 마무리하고 건강하게 리더십이양이 이뤄졌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몇 가지 지혜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첫째, 공동목회는 가족 같은 공동체를 추구해야한다.
특별히 후임자 선정을 앞둔 공동목회는 가족공동체 원리를 따라야 한다. 가정에서 자녀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과 관심과 가정을 지켜나가는 방법을 경험하며 성장하여 또 다른 가정을 이루게 된다.

공동목회 역시 담임자가 은퇴를 앞두고 일정 기간 동안 후임자와 더불어 동일한 자격으로 목회현장에서 책임을 지다가 목회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목회현장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음으로 실패하게 된다.


한 가정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3대가 함께 살지만, 질서와 역할이 다른 것처럼 선임자와 후임자가 교회 안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질서와 각자의 위치에 알맞은 사역을 진행한다면, 교회공동체가 반목과 대립과 분열보다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건강한 교회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후임자 선정 초기부터 공동목회 취지와 각자의 역할과 임무, 그리고 이양시기와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동의를 구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공동목회를 해 나갈 수 있었다.


성서에서도 모세와 여호수아, 바울과 디모데가 대표적으로 공동목회에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12년 동안의 공동목회 실험은 인내하게 하시고 부족함을 깨닫게 하시고 화목 하는 방법을 채득하게 하신 훈련의 연속이셨다.


둘째, 공동목회는 각자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선임자와 후임자가 각자의 역할과 임무를 지키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교회가 해 오던 사역들을 각각 분담하여 책임지도록 하게 했다. 설교의 회수부터 교회안의 각 기관과 단체들과 대, 내외 활동의 범위까지 자세하게 구분했다.


실례로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선한복지재단 가운데 행복지역아동센터, 행복노인대학,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등 각자의 책임과 운영을 분명히 하고 서로 간섭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로써 역할과 임무가 혼성되어 다툼이 일어날 여지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셋째, 공동목회는 지역사회에 감동을 줄 때 성공한다.
리더십이 교체가 될 시기에 교회는 대체적으로 신세대와 구세대간의 갈등이 잠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설교의 내용과 전달방법, 선교 방법과 재정운영, 직분자 임명과 직분자모임 등 갈등의 요인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지역사회와 성도들의 걱정이 한층 높아질 시기도 바로 이때다. 이러한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모든 주민들을 초청하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했다.


지역주민초청 운동회, 주민들의 실생활에 유익한 초청특강진행 등을 통해 교회안의 신세대와 구세대간의 갈등을 최소화하며 리더십의 이양이 순조롭게 진행되어가고 있음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기회로 삼았다. 리더십 이양이 지역사회의 축복가운데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목회여정 가운데 안수를 주었던 11명의 제자 목회자들의 특송은 감동과 감사의 시간이었다.


지난 40여년간의 목회여정을 되돌아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부모님과 사랑하는 가족과 동역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40여년 동안 동거동락했던 성도님들의 은혜가 너무나도 크다. 생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더욱 낮은 자리에서 주님의 몸된 교회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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