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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례교 조직신학자들의 중생교리-(5)

근광현 교수
침신대
신학과 조직신학

카너도 멀린스와 같이 “하나님 편과 인간 편”의 전개 구조로 그의 중생관을 전개했다. 그에 의하면, 중생을 체험한 사람은 자신이 중생의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오직 중생은 인간이 하나님께 복종했을 때, 하나님이 그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너는 중생을 가져오는 믿음도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반응에 의한 것임을 강조했다. 하나님이 제공한 구원의 선물을 인간이 믿음을 통해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이렇게 하나님은 구원을 주시고, 인간은 그 구원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카너는 중생의 과정에서 인간이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너는 멀린스와 같은 중생관 전개 구조를 갖고 있지만 인간 편의 능동성을 그보다 더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무디는 에베소서 2장 8절에 근거해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믿음”의 구조를 세운 후, 여기에 요한복음 1장 16절과 로마서 1장 17절 말씀을 연결시켰다. 즉 요한복음 1장 16절의 “은혜 위에 은혜러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측면을 보여준 것이고, 로마서 1장 17절의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라는 말씀은 인간의 측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무디는 요한이 구원을 위에서 아래로의 이동으로 본 반면, 바울은 믿음이 인간으로부터 하나님에게로 이르는 모든 길로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루터주의가 믿음을 강조했고, 칼빈주의는 은혜를 강조했지만, 성경은 “은혜와 믿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무디는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이라는 두 측면을 통해 중생에 있어서 하나님의 역할과 인간의 역할을 보다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도드스(Adam Dodds)는 우리가 “하나님 편과 인간 편”으로 나누되 이를 동시적으로 보는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바울과 요한이 이 같은 종합적인 방식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 중생관 전개 방식으로서 그리스도와의 연합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와의 연합(union with Christ)은 중생과 칭의와 양자 그리고 성화 사이의 관계와 이 구원의 용어들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동시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기본 방식이다. 이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구원의 순서와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그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칭의와 연결시켜 설명했지만, 중생과 양자와 성화에는 연결시키지 않았다. 그가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것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법정적인 칭의를 설명하는 토대로 인식된 전례를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보이스도 대그와 같이 중생을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연결시키지 아니했다. 이는 그가 중생 다음에 회심과 믿음 그리고 그리스도와의 연합 순으로 구원의 순서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는 중생이 그리스도와의 연합보다 먼저 발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발생하는 칭의와 성화를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멀린스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구원적 믿음에 의한 것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그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시작과 그리스도인 생활의 계속에 관한 모든 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시작에 회개와 믿음, 회심, 중생, 칭의, 그리고 양자를 포함했고, 그리스도인 생활의 계속에는 성화와 영화(glorification)를 포함했다. 이는 멀린스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그리스도인 생활의 시작과 계속에 해당하는 구원의 용어들을 설명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카너는 멀린스와 같이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수단을 믿음으로 간주하면서도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믿음을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확립되고 유지되는 수단”으로 파악했다(요 6:56; 갈 2:20; 엡 3:17). 특히 그는 바울에게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말로도 사용됐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그에 의하면, 그리스도와 연합된 신자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존재이며, 그리스도께서도 그들 안에 거하심으로써 칭의, 중생, 화해, 양자, 성화, 그리고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에 가입된 회원으로서의 모든 삶의 자원과 축복을 받게 된다.


그래서 카너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이루어진 구원을 “그리스도인의 시작”(회개와 믿음, 죄 용서, 칭의, 화해, 양자, 중생, 성화)과 “그리스도인의 생활”(성장, growth)로 구분해 이를 설명했다. 이와 같이 카너는 성화를 그리스도인 생활의 계속에 포함한 멀린스와 달리 그리스도인의 시작에 포함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무디는 그리스도와의 연합 대신에 그리스도의 몸 개념으로 중생을 파악했다. 그리스도의 몸은 하나님의 성전과 교회에 속한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기 때문에(고전 1:2; 3:16; 고후 6:14~7:1), 믿음으로 말미암는 중생 체험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신학자들은 중생관 전개 구조에서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고, 또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포함하는 구원의 용어의 내용 설명에서도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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