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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중심주의의 침례교회

침례교 역사-1

김용국 교수
침신대 신학과
교회사

필자는 앞으로 세계 침례교 역사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하려 한다.


침례교회는 17세기 초 영국 분리파 청교도들로부터 시작되어 미국에서 꽃을 피운 세계 최대의 복음주의 개신교단이다. 교세로는 침례교세계연맹(BWA)에 가입한 교단들의 합 4800만 명, 미남침례교회 1300만 명, 그리고 독립 침례교회들을 합하여 전 세계에 약 8000만 명의 신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명한 침례교인들로는 윌리엄 캐리, 찰스 스펄전, 마틴 루터 킹, 월터 라우센부쉬, 빌리 그레이엄 등이 있다.


필자는 구체적인 침례교 역사를 기술하기 전에, 침례교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성경중심주의와 교회관을 먼저 다루려 한다. 이번에는 침례교 성경중심주의에 관해서만 살펴보겠다.


성경이 신앙과 행습의 유일한 권위가 되어야 한다는 성경중심주의는 침례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개신교단들도 공통으로 믿고 있다. 개신교 보편 신앙인 성경중심주의가 어떻게 침례교회의 독특한 특성이 될 수 있는가? 그것은 다음의 세 가지 측면 때문이다.


첫째, 침례교회는 어떤 신학이나 사상을 성경해석의 틀로 삼지 않고, 성경에 직접 나아가서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집중하려 한다. 장로교회는 존 칼빈의 신학을, 감리교회는 존 웨슬리의 사상을 성경해석의 기본 틀로 삼지만, 침례교회는 어떤 신학이나 사상에 따라 성경을 해석하지 않는다.


성경의 직접적인 뜻을 발견하려 하고, 모든 신학사상을 성경에 비춰 재검토하려 한다. 이처럼 침례교 성경중심주의는 신학사상에 의거하여 성경을 해석하지 않고, 성경의 직접적인 뜻을 발견하려는 특성이 있다.


둘째, 침례교 성경중심주의는 신약성경을 보다 중시하는 전통을 내포한다. 침례교회는 구약과 신약을 동등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 그렇지만 구약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이나, 신약은 그 예언의 성취이므로 신약성경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17세기 영국 특수침례교회는 칼빈의 언약신학을 신약성경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동시대 영국 장로교회와 다른 언약신학을 펼치게 됐다. 장로교회는 구약과 신약에 똑같은 중요성을 부여한 칼빈의 언약신학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나, 침례교회는 구약시대에 시작된 하나님의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성취됐기 때문에, 신약이 언약을 해석하는 데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교단은 개혁주의 언약신학을 믿었으나, 다르게 해석하여서 각기 다른 교회관을 갖게 됐다.
장로교회는 칼빈의 언약신학을 교조적으로 적용하여 할례를 유아세례로, 이스라엘을 교회로 대치했다.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구원 받지 못한 자가 포함되어 있듯이, 교회도 신자와 불신자가 함께 있는 혼합된 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반면에 침례교회는 언약은 신약에서 성취됐기 때문에, 교회의 모델은 신약성경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교회는 신자들의 모임이며, 침례는 신앙을 고백한 사람만이 받는다는 개념을 갖게 됐다. 침례교회는 구약과 신약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기초하여 칼빈의 언약신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침례교 언약신학을 정립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신약성경을 중시하는 입장을 취했다. 이처럼 침례교 성경중심주의는 신약성경을 중시하는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셋째, 침례교 성경중심주의는 보수적 성경관을 의미한다. 성경은 오류가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믿음은 대다수 침례교회가 견지하고 있는 믿음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남침례교회의 최근 논쟁은 좋은 예가 된다. 남침례교회는 1979년부터 약 10년 간, 침례교 신앙의 핵심이 ‘성경무오’인지 혹은 ‘영혼의 자유’인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그 결과 ‘성경무오’가 침례교 신앙의 핵심임을 천명했다. 이와 같이 침례교 성경중심주의는 어떤 신학사상에 의해 성경을 해석하지 않으며, 신약성경을 중시하고, 보수적 성경관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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