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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기독교의 방향-③

가정뿐만이 아니라 5만 명 이상이 거주하지만 신호등이 하나도 없는 스마트 도시도 등장한다. 이는 도시들이 서비스, 공공사업. 도로를 인터넷과 연결하고 스마트하고 지능적인 기능을 적용해 데이터 분석과 예측 모델링을 통해 이루어내는 미래의 도시가 될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빅 데이터 통계 기법을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가장 정확하게 분석하고 파악하여 즉시 제품에 반영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를 가져올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소비자의 욕구가 있고, 이를 최고, 최대로 만족시키기 위해 연관된 기술들을 융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3)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이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여 사람과 사물 혹은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이나 서비스를 말한다. 1969년 10월 29일 인류 최초의 인터넷 아르파넷(Arpanet) 두 컴퓨터는 접속 개시를 뜻하는 5바이트 크기의 한 단어 ‘Log In’을 전송하는 데 성공한다. 이런 인류 최초의 인터넷 연결이후 9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를 중심으로 100만 대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됐고, 90년대 말 노트북이 가세하며 10억 대, 2010년에는 스마트 폰으로 120억 대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됐다.


처음 두 대의 컴퓨터를 연결했던 인터넷이 40년 뒤에 120억 개의 사물을 연결하게 됐다. 오라클(Oracle)의 CEO 마크 허드(Mark Hurd)는 앞으로 500억 개의 디바이스가 인터넷에 연결되면 그 데이터의 양은 상상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우리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할 것이다.


연결(connectivity)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 사물 인터넷이 가장 활용될 분야 중의 하나는 의료 서비스이다. 환자, 병원, 약국을 연결해 효율적으로 약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물 인터넷의 세상에서 사물들의 이야기는 센서를 통해서 들을 수 있게 된다. 중동의 오일 추출 장치에는 수천 개의 센서가 붙어 있고, A380 항공기에도 10만 개의 센서가 있어 모든 부분이 잘 작동되는지 알려준다.


인간이 개입되지 않고 이루어지는 사물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이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과 그것으로 만들어진 세상을 사물 인터넷이라고 부른다. 센서로부터 얻은 정보를 활용하면 주차문제, 공해문제를 해결하고 농업 등의 생산성도 높이게 된다. 아울러 재난과 사고에 미리 대비할 수도 있고, 지진도 대비가 가능해진다. 사물 인터넷은 기업의 전략도 바꿀 뿐만 아니라 유통 분야의 혁신이 이뤄진다. 스마트 하우스(Smart House)에서는 냉장고가 식료품점과 소통해 스스로 식품을 재주문할 수 있고, 욕실에 놓인 체중계는 식습관을 감시한다. 전원설비는 전력수요가 최고일 때 전력소비를 낮추고, 집 안의 조명은 스스로 조절한다. 사물 인터넷을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안락과 편의 도모가 가능해 지는 세상이 왔다. 사물 인터넷은 공상과학이 아니다. 이미 도래한 현실이다.


모든 상품이 유비쿼터스 통신 기반시설(Ubiquitous communication infrastructure)로 연결되고, 어디에나 있는 센서를 통해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해 정확히 인식 가능하게 된다. 사물 인터넷은 삶의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하여 활용을 극대화하고, 무엇보다 상상력을 현실로 만든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상력이 현실로 되는 미래세계에도 간과할 수 없는 부정적인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대부분의 우려가 있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부정적인 결과를 다음과 같이 예측하고 있다. 첫째, 사생활 침해와 감시의 가능성이 있다. 둘째, 데이터 보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셋째, 현실도피와 중독이 생긴다. 넷째, 이익단체 내 양극화가 심화된다. 다섯째, 온라인 괴롭힘과 스토킹이 일어나다. 여섯째, 비숙련 노동력의 일자리가 감소된다. 일곱째, 사이버 공격에 대한 위험이 도사린다. 여덟째, 불평등이 심화된다.


3. 4차 산업혁명시대의 문화
4차 산업혁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으로 진행되어 가고 있고, 이와 관련된 기술 분야들이 어떤 성취를 이루고 있는지 미디어를 통해 접할 수 있다. 기독교인들도 이러한 흐름으로부터 도피할 수 없다. 기독교인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상적인 문화를 성경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그릇된 문화는 고쳐가는 역할을 통해 참여해야 한다. 이윤석 박사는 기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을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세상 문화에 대한 이해와 성경적 관점에서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을 교회에 도움이 되도록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기독교인들이 4차 산업혁명이란 문화 현상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질 것인가? 교회와 세상 문화는 어떤 관계를 갖는가? 그리고 교회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떤 문화적 사명을 갖는가? 연구자는 로버트 웨버(Robert Weber, 1933-2007)가 구분한 교회와 문화의 모형 중에 ‘변혁 모형’이 적합하다고 본다. 변혁 모형은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430)의 신국론(De Civitate Dei)에서 비유하는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가 서로 얽혀 있다는 사상을 계승한다. 세상 문화는 회복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러기에 변혁 모형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술 분야가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면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면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도덕적 기준에 맞게 기술 발전과 활용의 경계를 지키며,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혜롭게 구분하여 일하는 사명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윤석 박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독교인들이 감당해야 할 문화적 사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모든 문화 활동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둘째, 기독교인들은 선한 문화적 산물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셋째, 비기독교인들이 창출한 문화적 산물 가운데 선한 것들의 보존과 활용에 힘써야 한다. 넷째, 비기독교인들이 창출한 문화적 산물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제거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다섯째, 비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전달해야 한다. 여섯째, 세상을 판단하는 올바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일곱째, 하나님에 대한 예배가 회복돼야 한다. 여덟째, 동료 인간들의 행복한 삶에 기여해야 한다. 아홉째, 모든 피조세계가 회복되고 아름답게 보존돼야 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장밋빛 미래만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도 만만치 않다. 첫째,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미래의 사회에서는 고용과 일자리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는 인간이 하던 많은 일들이 컴퓨터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영역까지 기계가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2020년까지 기존의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전 세계 7세 아이들의 65%는 새로운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은 전통적인 제조업과 해운업, 운송업 등을 쇠퇴시킬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 인공지능, 빅 데이터, 3D프린터 등으로 인건비 비중이 줄어들면서 자국에서의 제조가 가능해지므로 그 결과 국제무역량의 감소로 해운업, 운송업이 쇠퇴하게 된다.


이미 해외 진출 기업들이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셋째,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들 사이에 더욱 심각한 부익부 빈익빈의 불균형과 양극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경제 규모와 자본의 많은 차이로 인해서 이 격차는 훨씬 더 극복하기 힘든 차이가 될 것이다. 기술과 정보를 보유하지 못한 사회나 개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불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 시간 단축은 충분한 소득을 못하게 되고, 이는 삶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또 다른 일을 찾아다니게 됨으로써 불안정한 2중직 또는 3중직의 직업 활동을 하게 될 수 있다.


넷째, 4차 산업 혁명이 사회적으로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제 4차 산업 혁명에서 직면한 문제나 어려움을 소수의 전문가에게 맡기거나 거대 정보를 수학적 알고리즘에 의해 분석하는 기계의 판단에 맡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과학기술과 인간사이의 사회적 맥락이나 윤리적 영역들에 관한 반성적 사유의 기회를 갖기 힘들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점차적으로 인간은 사유의 능력을 상실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동의 선을 모색하고 발견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건전한 사고와 비판 능력에 기초하는 민주주의는 그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업 컨설턴트인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1932-2012)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지능과 능력을 지성(Intelligence Quotient), 신체지능(Physical Quotient), 감성지능(Emotional Quotient), 영성(Spiritual Quotient)으로 구분했는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이 4가지 지능의 균형이 불균형을 초래하고 깨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봤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이 지배하는 미래 사회에서는 지능의 균형이 깨어지고 불균형이 초래되는 승자 독식의 비인간화의 폐해를 짚어내고 저항하는 것이 이 시대 교회의 과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연구자는 구글 검색이나 위키피디아를 통해 사실적 지식들을 확인할 수 있는 요즘 세상에서 지식 정보로 머리를 채우는 것이 아닌 깊이 사고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미래 사회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김종걸 교수

침신대 신학과(종교철학)


- 본 기고글은 침례신학대학교(총장 김선배) 복음과 실천 64호 게재된 논문을 요약,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