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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주의

침례교 역사-5

김용국 교수
침신대 신학과
(교회사)

필자는 지난 4번의 글을 통해 침례교 정체성을 이루는 성경중심주의, 신자의 침례, 중생자 회원, 엄격한 치리, 상징주의 성례신학, 회중주의, 개교회주의 등을 소개하였다. 이번 호에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주의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침례교회는 태동할 당시 다른 개신교단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두 가지 믿음과 행습이 있었는데, 첫째는 신자의 침례요, 둘째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였다. 마르틴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은 이신칭의와 성서의 사적 해석권을 주장했고, 그러한 사상은 종교의 자유를 내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국교회주의자들이었기 때문에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교회 체제에서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주장하는 것은 반역죄로 여겨졌다. 침례교회가 태동할 당시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침례교인들은 순교와 박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주장했다.


영국에서 최초로 침례교회를 세운 토마스 헬위스는 ‘불법의 신비에 관한 짧은 선언문’이란 소책자에서, 침례교인들은 결코 반역자들이 아니며 단지 종교와 세속의 영역을 구별할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신앙은 양심의 영역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세속 권력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천명했다. 물론 헬위스는 반역죄로 순교당했다. 미국침례교회 창시자 로저 윌리엄스와 존 클라크 등도 박해를 무릅쓰고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주장했다.


침례교회는 종교의 자유가 확보되려면 교회와 국가가 분리돼야 한다고 믿었다. 국가와 교회는 서로 다른 기관이므로, 국가는 신앙적인 문제에 관여할 수 없고, 교회도 국가의 일에 관여할 수 없으며 국가로부터 법적‧재정적 지원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침례교회는 결코 반역이나 무정부주의를 옹호하지 않았으며, 반대로 처음부터 강력한 애국주의를 견지했다.


침례교인들은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공직자를 존중하며, 전쟁 시 참전하여 국가를 지키는 일에 열정적이었다. 즉 침례교회가 주장하는 정교분리는 영적인 일과 세속적인 일은 영역이 다르므로 구분돼야 한다는 의미였지, 교회가 국가와 사회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는 침례교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주된 원리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퇴색하기 시작했다. 침례교회는 주류 교단이 되면서 점차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영국침례교회는 투표권 확대와 하류층의 정치적 권리 보장을 추구하는 차티스트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19세기 중반에는 이러한 정치적 입장을 가졌던 자유당을 지지하고 당원으로 활동했다. 20세기에는 비국교회들과 연합해 당시 야당인 휘그당을 지원해, 휘그당이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영국침례교회는 교단의 목표와 이익을 위해 정치에 직접 개입했던 것이다. 미국침례교회 역시 19세기 중반부터 정치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19세기 미국침례회는 청교도적인 삶, 즉 주일성수, 도박, 음주, 부도덕한 영화 금지 등을 입법화하려 했다. 이를 위해 개교회, 지방회, 총회 차원에서 입법부에 청원서를 발송했다. 20세기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하였는데, 남침례교회는 공화당을 적극 지원해 “기도하는 공화당”으로 불릴 정도였다.


침례교회가 발생할 당시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주의는 신자의 침례와 더불어 침례교회를 다른 교단과 구분시켜 주는 핵심 표지였다. 그것은 침례교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전통이었다. 침례교회는 오랜 기간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확보하기 위해 투쟁했고, 결국 성공했다. 그러나 침례교회가 주류교단이 되자, 교단의 대의와 이익을 위해서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침례교회에서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주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변화된 전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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